나영석 사단의 인터넷 프로그램인 <신서유기>는 성공했다. 예고편부터 심상치 않았던 이 프로그램은 정식 방송이 시작되며 공개 당일에만 500만 클릭을 넘기며 2,000만 클릭이 무모한 도전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중국 서안으로 떠난 이들의 여행기는 과거 <1박2일>과 현재의 <꽃보다 시리즈>를 혼합해 보다 진화한 형태를 만들어냈다.
나영석의 현명한 선택;
이승기에게 종신 계약 강요했던 나영석의 선견지명, 신서유기 완성도 높였다
호불호가 명확했던 <신서유기>가 첫 방송을 시작했다. 플랫폼을 인터넷으로 선택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하는 이 프로그램은 일단 성공했다. 물론 모두가 이렇게 성공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나영석 사단의 능력은 이제 일정한 수준을 갖췄다고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tvN은 모바일 예능제작소 'tvN go'의 첫 작품으로 <신서유기>를 선택했다. 엄밀하게 이야기를 하자만 나영석 사단의 <신서유기>가 준비되고 제작되며 모바일 예능제작소가 출범했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선점 효과를 가지게 되었다.
<신서유기>의 시작은 나영석 사단의 전형적인 방식을 따랐다. <꽃보다 시리즈>의 여행과 동일하게 사전 모임을 가지고, 만나 식사를 하고 간단하게 어떻게 전개가 될지 알려주고 곧바로 여행을 떠나는 형식은 이제 나영석 사단의 하나의 틀로 굳어진 느낌이다.
중국 서안 공항에서 그들은 낯선 중국어 주소를 받아들고 그곳을 알아서 찾아가는 대결을 벌여야 했다. 손오공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고, 이번 여행을 진두지위 할 삼장법사는 제작진들의 첫 임무를 가장 빠르게 해결하는 한 사람의 몫이다. 경쟁을 위해 꼴찌는 그 뜨거운 현장에서 히트텍을 입어야 한다는 벌칙이 정해졌다. 당연하게도 졸도할 정도로 더운 여름 최강의 내복까지 입어야 한다는 상황은 이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중국어에 영어까지 한국어도 때로는 쉽지 않은 그들에게 그 모든 것은 난관이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이겨내고 목적지로 가장 빠르게 가기 위한 노력은 흥미롭게 다가왔다. 어떤 방식을 동원하든 그건 그들의 몫. 정해진 금액을 가지고 목적지를 가장 빠르게 도착하는 방법에 도전하는 모습 자체가 나영석 피디의 예능이라는 점에서 반가웠다.
급격하게 바뀌는 예능에 적응하지 못하는 강호동에게 모든 것은 흥미롭거나 두려움의 대상이다. 이와 달리 이승기는 거침이 없다. 모든 것에서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이승기의 역할은 <신서유기>에서 더욱 강력하고 명료하게 다가왔다.
시작부터 가장 먼저 이동하는 버스에 오른 이승기는 거침없었다. 죄를 덜 지은 사람부터 차를 타느냐는 말과 함께 이수근의 도박 논란을 피해가지 않고 언급하는 그의 솔직함이 곧 <신서유기>의 특징이라는 점에서 중요했다. 인터넷 매체의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이승기와 달리 모든 것이 두렵고 신기하기만 한 아날로그 예능인 강호동의 행동은 그래서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컴퓨터 활용을 거의 하지 않고 SNS나 톡도 사용하지 않는 강호동에게 인터넷은 거의 미지의 세계와 다름없다. 케이블 방송에도 나가지 않았던 강호동이 그 과정도 건너 최전선에 있는 인터넷으로 향하는 과정은 그의 현실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듯하다.
이승기는 왜 그동안 예능에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았는지 그게 아쉬울 정도로 물 만난 물고기처럼 <신서유기>를 이끌었다. 솔직한 입담에 상황파악이 빠른 이승기로 인해 색다른 시도는 더욱 명료하고 흥미롭게 이어졌다. 함께 출연하는 이수근이나 은지원에 대한 솔직함도 모자라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도 자유로웠다.
군 입대를 앞둔 이승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수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본인 역시 이를 모를 리가 없다. 점쟁이를 언급하며 내년 더욱 좋을 거라는 말에 "군대 아니면 교도소 둘 중 하나는 가야한다"는 말로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처하는 모습은 당당했다. 군대를 가지 않겠다가 아니라 최대한 활동하고 입대를 하고 싶은 그의 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으니 말이다. 설마 그가 군대를 피하기 위해 교도소를 선택할 이유는 없으니 말이다.
'상암동 베팅남'과 '여의도 돌싱남' 등 버스에 오르자마자 쏟아내는 이승기의 돌직구. 바뀐 매체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어가는 강호동이 이승기에 존경심을 보여주는 모습은 당연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방송 내내 모든 상황을 주도하고 이끌어간 존재가 이승기였기 때문이다.
<1박2일>의 화려함을 열었던 이승기의 등장과 그런 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나영석 피디는 종신계약을 강요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선택은 가장 효과적이고 매력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둘 모두 정상에 올랐고, 그런 그들은 <꽃보다 누나>를 통해 다시 재회했다. 이서진은 나영석의 남자가 되었고, 이승기는 여전히 종신계약을 유지하며 새로운 실험작인 <신서유기>에서 중요한 역할로 남은 멤버들을 이끌고 있다.
나영석의 선견지명처럼 다가오는 이승기에 대한 예능 종신계약은 가장 행복한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승기가 없는 <신서유기>라면 아마도 현재와 같은 관심과 재미를 만들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승기의 존재감은 다시 한 번 강렬해진다.
이수근을 선택한 나영석의 판단에 비난을 여전히 이어가는 이들도 많다. '왜 하필'이라는 표현에서 시작해 범죄자들을 모아 놓은 그의 선택으로 인해 모든 것들에 대한 비난으로 확대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나영석 사단의 새로운 실험은 성공이다.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상품화에 대한 시도는 나영석 사단으로 인해 물꼬가 트였다고 할 수 있다. 이후 다양한 방식과 형식의 인터넷 플랫폼을 위한 예능들이 양산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그 시작은 당연하게도 나영석 사단의 몫이었고, 그들은 한없이 눈높이를 확대시켰다.
나영석 피디가 전체적은 흐름을 만들고 이승기는 현장에서 그 과정을 완벽하게 수행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1박2일> 시절부터 나영석 피디가 그렇게 탐냈던 이승기. 그런 그들의 관계는 나 피디가 tvN으로 자리를 옮기며 더욱 강력한 유대로 이어졌다. 이제 시작이지만 <신서유기>는 단순한 예능 이상의 가치를 품은 tvN의 야심작이다. 그리고 쉽지 않은 발걸음은 시작되었고, 많은 이들의 화답으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이후 행보를 기대하게 하는 이유는 그곳에 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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