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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아빠를 부탁해 파일럿 넘어 정규편성도 가능할까?

by 자이미 2015.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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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나 추석은 방송사에서는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선보이는 적기입니다. 한 가족이 모두 모여 여유롭게 시간을 보낸다는 점에서 그 어느 순간보다 관심에 대한 기준을 잡기 손쉬운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와 달리 많이 줄기는 했지만 올 설 연휴에도 특집을 포장한 파일럿이 방송됩니다.

 

시대의 흐름을 담는다;

가족 중심의 예능, 어린 아이들에서 성장한 아이들로 변신을 꾀한다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예능은 언제나 환영을 받습니다. 원조 격인 <아빠! 어디가>는 비록 시즌2에서 입지가 좁아지며 종영이 되었지만 그들의 등장은 예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습니다. 이 아이들을 앞세운 방송의 성공은 당연하게도 유사 상품이 나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추석 특집으로 준비되었던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추성훈과 야노시호의 딸인 사랑이로 인해 엄청난 관심을 받았습니다. 파일럿이 정규방송으로 편성이 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 예능은 추사랑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으로 인해 정규편성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원조 격인 <아빠! 어디가>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최근까지 33주 연속 동시간대 1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추사랑이 포문을 열고 뒤이어 삼둥이가 인기 상승을 이끌며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현존하는 아이 중심의 예능 중 최고가 되었습니다. 아직은 건재하다는 점에서 누가 감히 이들의 독주를 막을지가 궁금할 정도입니다. 추석 파일럿으로 시작해 성공 가능성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했던 방송이었지만 첫 방송 후 터진 사랑이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은 KBS에 엄청난 효자 방송이 되었습니다.

 

올 해 설에는 어떤 특집이 정규편성이 될지 궁금해집니다. 연휴 전부터 시작한 <썸남썸녀>부터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간택을 받기 위해 전쟁 아닌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총성 없는 전쟁은 그만큼 치열해질 수밖에는 없고, 그런 치열함 속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는 아직 알 수는 없습니다.

 

50대 아버지와 20대 딸들의 이야기를 담는 <아빠를 부탁해>는 기존의 가족 예능의 새로운 변주라는 점에서 익숙하게 다가옵니다. 이경규, 강석우, 조재현, 조민기 등 4명의 아빠의 이제는 어른이 된 그들의 딸들이 벌이는 일상의 모습은 과연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해집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10년 후의 이야기를 다루면 어쩌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포맷입니다. 가장의 무게감은 가족과의 관계를 어색하게 만들고는 합니다. 가족을 부양해야만 하는 아버지는 아침 일찍 집을 나서고 밤 늦게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런 삶의 반복은 자연스럽게 아버지는 그저 그들 집의 하숙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기괴한 상황으로 빠져들게 만들고는 합니다.

 

 

행복한 가족의 중심에서 함께 숨 쉬고 추억을 쌓고 살아가야만 하는 아버지의 자리는 싸이의 노래 '아버지'에서도 잘 드러나 있듯, 어느 새 가족의 울타리에서 밀려나 그들이 타고 있는 마차를 끄는 마부가 되어버린 서글픈 아버지의 모습은 우리 시대 처량한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가족들과 가장 중요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시점에선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뒷방 늙은이로 전락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아빠를 부탁해>는 분명 흥미로운 시도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50대 아빠와 20대 딸들이 서로 만나 소통하며 간극을 좁혀간다는 설정 자체는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었다는 점에서 분명 환영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유명 스타들이고 그들의 딸들 중 일부는 연예인으로서 대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현대판 음서'라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은 이런 연유 때문입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원하는 이들이 많은 상황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방송에 한 번 나오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아버지가 유명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임승차하듯 이렇게 방송에 나오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유명 아버지들의 딸들과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배우가 되려는 이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는 어쩔 수 없는 한계로 다가옵니다. 문제는 방송이 이들의 연예계 진출을 위한 도구가 될지 아니면 기획처럼 소통의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낼지는 아직 알 수는 없습니다.

 

육아에서 소외되고 오직 밖에서 돈 벌기에만 급급했던 우리네 아버지들과 이제는 성장해 낯선 존재가 되어버린 딸과의 소통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뒤늦게 '아빠 학교'등 소통을 하기 위한 노력들이 수반되지만 그 간극들을 채우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돈을 버는 것이 곧 가족을 지키는 것이고, 그것이 아버지로서의 의무라고만 생각하고 달리기만 했던 그들의 지난 삶은 힘겨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이런 노력과 달리, 그 노력은 가족들과의 간극만 키우는 결과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뒤늦게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아버지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게 하는 <아빠를 부탁해>는 분명 흥미로운 접근일 수밖에 없습니다.


 

준비 과정부터 충분히 논란을 품고 시작한 <아빠를 부탁해>가 정규 방송이 될 수 있는 방법은 그 논란에서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유명 연예인들의 딸들이 무임승차하듯 아버지를 통해 연예인으로서 지름길을 가는 방식을 이 프로그램으로 선택했다면 이는 분명 단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부득이 어쩔 수 없는 노출이지만 시청자들이 원하는 50대 아버지와 20대 딸의 고민을 적절하게 풀어내줄 수만 있다면 정규 편성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성공한 아버지들을 표본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이질감은 분명 존재합니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이들처럼 성공적인 노후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점에서 <아빠를 부탁해>가 넘어야 할 산은 하나 더 더해지는 셈입니다. 일반인 가장과 딸이 등장한다고 해도 논란은 존재합니다. 물론 유명 연예인과 그 딸이라는 점에서 이런 부작용이 더욱 크게 보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는 제작진들 역시 충분히 예상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 부정적 시각마저 제작의도를 제대로 관철시킨다면 <아빠를 부탁해>는 새로운 히트 작품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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