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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Entertainment 연예

아이유, 어쿠스틱에서 아이돌까지 아우르는 존재감

by 자이미 2010.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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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노래 잘하는 가수의 상징이 어쿠스틱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는 이로 규정 된 듯 합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 K2>에서 그 어느 때보다 기타를 치며 노래 하는 참가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유행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쿠스틱에서 아이돌까지 그 경계에서 자유로운 아이유는 그래서 더욱 특별합니다.

아이돌 지형에서 독특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아이유




아이돌 전성시대에 대한 말들이 무척 많습니다. 그중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말들이 노래 못하는 아이돌의 한계였습니다. '3초 가수'로 명명된 아이돌 그룹들의 한계는 일면 타당하면서도 부당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의 문제도 있습니다.
비주얼이 강조되는 그룹에서 몇 초의 노래를 부르느냐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과거 솔로 활동을 하던 시절이나 2, 3명이 율동 없이 노래만 부르던 시절에는 가수들의 가창력만이 모든 평가의 기준이 되었지만 시대가 변하며 그 판단의 기준 역시 달라질 수밖에는 없지요.

지독한 '외모지상주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외모를 무시한 노래만 잘하는 가수들의 생명력은 자연스럽게 한계에 부딪치고는 합니다. 외모와 퍼포먼스, 노래까지 모든 것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언제 나올지 모르는 특별한 존재를 기다리기보다는 모든 것을 하나로 조합할 수 있는 그룹을 만드는 것이 쉽다는 것을 기획사들은 잘 알고 있었지요.

지금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들을 보면 자신들이 맡고 있는 분야가 명확합니다. 노래, 비주얼, 춤, 예능, 연기 등 여럿이 모여 하나의 이름을 가지고 현재의 음악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식을 터득한 그들에게 아이돌은 마법 상자 같은 존재입니다.

처음에는 환영받던 아이돌 그룹들이 차츰 타도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아이돌의 대안이 아닌 주류가 되었기 때문이지요.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해서 성장하는 과정은 많은 이들이 응원하고 사랑하지만 주류를 형성하며 일상이 된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대안을 찾기 마련입니다.

그런 대안에서 가장 주요하게 떠오르는 요소가 바로 '가수면 가수답게' 입니다. 가창력이 없는 가수는 더 이상 가수가 아니다 라는 생각들이 조금씩 전이되며 많은 이들이 아이돌에 대한 비난을 하게 되고 노래 못하는 가수들을 응징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가장 잘 반영해준 것은 다름 아닌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 K2> 였습니다. 허각이라는 드라마틱한 인물이 우승을 하며 엠넷에게 행복을 안겨준 '슈스케2'의 특징은 어쿠스틱이었습니다. 기타 하나 메고 나와서 노래 자체의 맛을 느끼게 해준 오디션 출전자들은 시청자들과 심사위원들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시작과 함께 우승 후보로 거론되었던 장재인과 김지수는 '슈스케2' 초반 흥행을 책임진 존재들이었습니다. 김보경과 김그림의 어쿠스틱 대결은 도덕적인 문제까지 거론되며 논란을 부채질하기까지 했습니다. 동일한 스타일을 가진 이 둘이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 가수의 곡을 부르며 빚어진 상황은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고 실력 여부와 상관없이 김그림은 최악의 출연자로 낙인찍히는 상황도 빚어졌지요.

TO11에는 뽑히지 못했지만 김보경은 소니와 계약을 하고 음원를 내는 등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며 대중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잘 알게 해주었습니다. 1위를 한 허각이나 2위이지만 1위를 능가하는 대중 파워를 보여주는 존박을 앞서는 강승윤 역시 어쿠스틱 기타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습니다.

예쁘장한 외모에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그는 시작과 함께 어쿠스틱 멤버들과 함께 주목받는 존재였습니다. 본선 대결에서 아쉬움들을 전해주기는 했지만 그의 마지막 무대이자 운명을 바꿔 놓은 윤종신의 곡 '본능적으로'는 올 하반기 최고 히트곡 중 하나로 꼽힐 정도가 되어버렸습니다.

기타 반주에 시니컬한 표정으로 부르던 '본능적으로'는 여심에 불을 지르고 시크함 속에 아이돌 전성시대, 잊혀진 그리움을 떠올리게 하는 강승윤 역시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한 스타였습니다. 대중들이 이들에게 주목한 이유는 가수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이들에 대해 갈증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이유가 2년 전 데뷔하며 그녀를 기억하게 하는 하나의 모습은 바로 어쿠스틱 기타였습니다. 만 15살의 어린 아이가 성인을 능가하는 솜씨를 선보이며 부르는 노래는 대단했습니다. 단순히 노래만 부르는 것이 아닌 어쿠스틱 기타를 직접 치며 노래하는 모습은 아이돌 전성시대 결코 보기 힘들었던 모습이었기 때문에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그녀의 데뷔 앨범에 실렸던 '미아'를 들어보면 지금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탁월한 곡 해석과 가창력을 볼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아이돌만이 음악방송에 출연하던 시절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라디오 생방송이었습니다. 생방송에 출연해 라이브로 부르는 노래는 많은 이들에게 아이유의 존재를 각인하게 만들었습니다.

어린 아이가 유명한 팝 넘버들을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해 부르는 모습은 전율이 흐를 정도였습니다. 댄스곡마저 어쿠스틱 편곡을 해서 자신만의 감각으로 부르는 아이유는 아이돌 시대 가장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그런 아이유를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은 당연히 그를 아끼는 팬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 아닌 싱어송라이터 뮤지션들이 그녀를 알아보고 아끼기 시작했지요.

격하게 아낀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유희열을 시작으로 한 쟁쟁한 뮤지션들의 애정공세는 아이유라는 존재가 우리 가요계에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녀의 이번 '리얼' 앨범에 윤상부터 신사동 호랭이까지 극과 극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이들이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돌 전성시대 아이유의 존재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주류가 되어버린 싱어송라이터와 주류가 된 아이돌 그 모두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아이유는 독보적인 존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극단적인 평가 기준이 되는 그 지점 모두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내는 존재는 아이유를 제외하면 없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이제 18살인 아이유가 어떻게 성장하고 어느 위치까지 커나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조금씩 자신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을 걷고 있는 그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진정한 가수가 될 수 있도록 주변에서 철저한 관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어설픈 연기나 예능 프로그램 출연보다는 가수로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들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소녀 디바 아이유에게는 무엇보다 앞서는 가치입니다.

많은 오빠들의 혼을 빼놓고 있는 아이유가 '한때'라는 수식어가 아닌 '여전히'로 불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어른들의 몫입니다. 과도함으로 무궁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가수를 방전시키지 말고 조금씩 그러나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는 가수 아이유로 남을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랄뿐입니다.  

어쿠스틱에서 아이돌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유일한 존재인 아이유는 아이돌 전성시대 어디선가 갑자기 등장한 특별한 존재임은 분명합니다. 그런 그녀가 그 모두를 아우르며 자신이 꿈꾸는 가수가 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이제 그녀를 사랑하는 이들의 몫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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