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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우결, 조권의 눈물을 보며 아이돌의 미래를 보다

by 자이미 2010.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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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결혼 버라이어티인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가상 결혼이라는 소재로 접근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초창기의 인기와는 또다른 진보한 재미로 토요일 오후 시간대 강자로 우뚝섰습니다.

실제 커플의 퇴장으로 위기감도 돌았지만 제작진들은 영특하게도 남아있는 20대 초반의 아담부부와 비교체험이 가능한 20대 후반의 가상 부부를 투입함으로서 익숙한 극과극을 통한 재미로 새로운 부흥기를 이끌게 되었습니다. 가수와 배우라는 직업의 특성도 이들 부부들의 비교를 극대화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비교하면 재미있는 우결

프로포즈에 대한 이벤트도 그렇고 첫 출발부터 너무 다른 경험들을 제시함으로서 비슷 비슷한 형태를 지양하고 있는 제작진의 선택은 탁월해 보입니다. 과거 여러 커플들이 등장했을때 어쩔 수없이 겹칠 수밖에 없는 이벤트나 생활 패턴들이 두 커플로 줄어들며 보다 명확해졌습니다.
명확해졌다는 것은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지루해질 수있는 요소들을 철저하게 골라냈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나왔던 부분들만 보더래도 제작진들이 '우결'을 어떤 방식의 재미로 이끄는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늦게 합류한 이선호&황우슬혜 커플은 스키장 데이트에서 멋진 프로포즈를 받고 그들만의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변변한 이벤트도 없이 결혼식도 약식으로 이뤄진(이후 다시 진행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방식과는 너무 다른 행보가 아닐 수없습니다. 단촐하게 자신들의 지인 3명씩만 불러서 선언문도 스스로 작성해 읽고, 축가도 자신들이 개사한 노래를 부르는 형식으로 진행함으로서 색다른 그들만의 색깔을 확연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가수가 아닌 그들이 음치, 박치를 겨우 빗겨간 수준의 노래를 부르는 것도 가수 커플인 조권&가인과 극대극으로 비교될 수 밖에는 없습니다. 역으로 다양한 이벤트들로 극적인 감정들을 이끌어내는 선호&슬혜 커플과는 달리 뭔가 부족하고 아쉽기만 한 그들의 이벤트들은 연기자가 아니기에 당연해 보입니다. 단순히 나이대가 달라서 생기는 차이보다는 그들 부부들이 가지는 특성과도 어느정도 연관되어져 드러나는 부분이란걸 보면 제작진들이 무척이나 영리해져가고 있다고 볼 수있습니다.

드라마에서 자주 보이는 삼각 관계를 조장하는 '조권의 오방실'과 '선호의 여자문제'는 아마도 오랜시간 끌고가는 재미의 핵이 될 듯 합니다. 매회 오방실에 대한 의구심이 극대화되어가는 과정에서 오늘 방송분에서는 과거 같은 소속사에서 트레이닝을 함께 했었던 현아가 오방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심증으로 검증하는 과정이 주는 재미를 이끌었듯, 오방실 문제는 가인과 조권 사이의 긴장감을 부여하는 설정으로 지속될 듯 합니다.

의도적인 부분들도 조금 옅보이는 선호에 대한 슬혜의 의심은 조권&가인 커플의 오방실과 비슷한 맥락에서 재미를 던져주고있습니다. 조권과 마찬가지로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 특별함이 부족해보이는 가상의 여성들에 대한 그녀들의 관심과 질투는 '우결'의 또다른 비교 체험으로서 긴장감을 부여하는 좋은 설정입니다.

조권의 음이탈로 본 프로정신

'우결'을 통해 만들어진 '우리 사랑하게 됐어요'를 처음으로 음악 프로그램에서 부르게된 그들은 긴장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오랜 트레이닝 과정과 각자의 그룹에서 맹활약중인 그들이지만 함께 하는 첫 TV 무대이기에 부담스러울 수밖에는 없었죠.

더욱 활발한 활동으로 인해 지친 가인이 늦게 오는 탓에 드라이 리허설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바로 화면 리허설을 하게된 그들은 의외로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직업이 가수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문제는 본방송을 위한 녹화를 하면서 발생했습니다.

마지막 크라이막스 부분에서 한음 쉬었다 불러야 하는 파트에서 조권은 욕심을 부리다 음이탈을 냈던 것이죠. 일반인들이야 노래방에서 수없이 많은 음이탈로 인해 특별할 것이 없지만, 직업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그들에게는 아주 짧고 잘 알지 못할 수도 있는 그 한 소절 한 단어의 음이탈 때문에 웃음기마저 사라졌습니다.

자신에게 철저하고 가수로서 무대에 올라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그들의 직업의식을 옅볼 수있는 대목이 아닐 수없습니다. 자신의 실수때문에 눈물까지 흘리는 조권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돌에 대한 인식이 바뀔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저 기획사에서 만들어 입만 뻥긋거리는 인형이 아니라 직업의식이 투철한 프로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모습이 아닐 수없었습니다.

조권만이 아닌 최근의 아이돌은 모두 비슷한 느낌으로 무대에 설거라고 봅니다. 전쟁아닌 전쟁인 아이돌 경쟁에서 누군가에게 뒤쳐지는 실력은 곧 도태의 지름길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연습에 몰두하고 자신을 채찍질하는 그들의 모습속에서 아이돌의 미래를 옅볼 수있었습니다.

짧게는 2,3년 길게는 6,7년동안 지속적인 트레이닝을 통해 키워지는 아이돌이 과거의 모습에서 차츰 진화하고 있음을 '우결'의 조권을 통해 볼 수있었습니다. 실력이 탁월한 아이돌들이 늘어간다는 것은 소속사의 행복이 아니라 대중문화의 축복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아직 여러가지 산적한 문제들과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함량 미달의 아이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상쇄시키고도 남을 정도로 탁월한 능력들을 보이는 어린 뮤지션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없습니다.

어른들의 시각으로 보면 사회적 직업군으로 인지하기도 싫은 딴따라일지는 모르지만, 시대가 변화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가장 능력있고 탁월한 직업군의 선두주자임은 분명합니다. 거대 제국 미국을 먹여살리는 3대 산업중 하나가 엔터테인먼트입니다. 이미 영화와 음악에 대한 미국의 파워는 문화 종속을 우려할 정도로 막강합니다.

그만큼 현대사회에서 엔터테인먼트에 종사하는 이들의 파워와 역할이 어느정도인지 알 수있을 듯 합니다. 기존의 직업관에서 보면 여전히 뜬구름잡고 허황된 아이들의 치기정도로 볼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이 진정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창조자가 아닐 수없습니다.

비단 음악분야뿐 아니라 문학, 예술, 영화등 문화 전반에서 어린 아이돌들의 무서의 파워는 새로운 물결New Wave이라 불러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기존의 관습과 가치를 과감하게 걷어내고 새로운 가치들을 찾아가는 그들이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있도록 무대를 넓혀가고, 다양한 세대들이 그들과 소통하려 노력함으로서 더욱 의미있는 가치들을 함께 만들어 가야할 것입니다.

이미 영화쪽에서는 앙팡테리블enfantterrible이란 용어를 통해 새로운 시대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심을 표한적이 있습니다. 불어의 뜻을 보면 '무서운 아이'와 '무책임한 사람'이라는 서로 다른지만 하나로 이어지는 뜻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있습니다.  

현재 대중문화속 아이돌들은 우리 시대의 앙팡테리블들입니다. 그들이 무서운 아이들로 자신의 끼와 재능을 극대화시켜 새로운 직업군으로서 막강한 가치들을 뽑아낼 수있도록 만드는 것은 어른들의 몫입니다. 그들이 무서운 아이들이 아닌 무책임한 사람이 되도록 만드는 것도 어른들의 몫입니다.

그저 색안경을 쓰고 그들을 바라보지 않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프로의식이 어떤지 바라보고 소통을 꾀한다면, 그들은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가는 훌륭한 어른들로서 우리가 하지못한 바보같은 시대를 현명한 시대로 바꿔줄 것입니다.

조권의 음이탈과 이를 바라보는 조권과 가인의 모습을 보며 아이돌의 미래와 그들이 가지는 직업정신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그들이 어른이 되었을땐 현재보다는 훨씬 긍정적인 사회로 변해갈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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