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는 이들이 같은 편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드러났다. 14년 전 한주패션 방화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방화사건으로 승욱의 아버지는 사망했고 연주 할머니 역시 뺑소니 사고로 현장 주변에서 사망했다.
정황상 두 사람의 죽음과 직접 관련이 있는 자는 한주그룹 한 회장 일가다. 그중 성혜가 모든 범죄의 주범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야기는 더욱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승욱이 기억하고 있는 과거 첫사랑이 연주라는 사실은 이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승욱은 자신의 아버지가 회계부정을 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여기에는 성혜 음모가 존재했고, 한주그룹을 이끄는 빌런의 최고봉은 바로 성혜라는 사실만은 명확하다. 탐욕이 도를 넘어선 성혜에게는 한주그룹을 이어가겠다는 포부가 만든 악행이기도 하다.
진짜 미나의 도주를 도왔던 사기꾼 이봉식은 TV를 통해 왜 다시 돌아왔는지 궁금해했다. 그리고 슬쩍 접근해 가짜 미나와 접촉한 이봉식은 그가 얼굴만 비슷한 다른 존재라는 것을 단박에 알아차렸다. 사기꾼에게는 이런 것이 잘 보이니 말이다.
불안 요소가 튀어나왔다는 점에서 이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짜 미나인 연주의 기억이 살아나기 시작하면 반전의 틀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또다른 재미를 만들 수 있다. 그만큼 <원 더 우먼>이 정교하게 잘 짜여 있다는 것이다.
연주는 학태와 함께 승욱의 생일을 챙겨줬다.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후 이런 생일파티는 없었다. 가족처럼 모여 함께 식사하고 즐기는 이 상황이 행복할 수밖에 없다. 도련님답게 토를 달기는 하지만, 연주가 만든 찌개에 빠져드는 승욱의 모습도 점점 가짜 미나에 빠져들고 있음이 잘 드러났다.
승욱이 연주에게 이런 감정들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그저 미나와 똑같이 생겼기 때문은 아니다. 마법의 가루라고 이야기하며 마시는 장면에서 승욱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일반화된 반응이나 유행어도 아니라는 점에서 특정인의 특성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버지를 잃고 힘겨워하던 자신에게 다가와 위로를 건넸던 유일한 인물이 병원에 입원해 있었던 아이였다. 그게 진짜 미나인지 아니면 가짜 미나인지 명확하지 않다. 모호함을 유지하는 것은 이를 통해 반전을 만들어내기 위함일 것이다.
당시 병원을 찾을 일이 있었던 연주나 미나라는 점에서 입원복을 입은 것을 보면 미나일 가능성이 높다. 할머니의 교통사고로 병원을 찾았던 연주가 입원복을 입을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마법의 가루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호해진다. 미나가 연주의 행동을 보고 따라 하거나, 유사한 방식으로 연주가 미나에게 이런 행위로 위로를 했을 가능성도 존재하니 말이다.
연주도 없는 사이 2세를 봐야 한다며 아이를 언제 가질 것이냐고 이야기하는 이들에게는 오직 돈 외에는 없다.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이들과 달리, 무슨 돼지 접붙이냐며 따지는 연주는 분노할 일이었다. 기억을 잃은 부패 검사가 재벌가에 들어와 경험하는 과정들을 필터없이 쏟아내는 과정들은 통쾌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재벌가의 치부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비난을 쏟아내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니 말이다. 체질이 변할 수 없다는 생각에 성혜는 미나가 가짜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건과류 알레르기가 있는 미나를 실험해보려다 김 이사에게 혼이나기도 했다.
김 이사는 그럼에도 건과류 없는 콩국수를 먹고 배가 아프다고 했다는 진실만 언급했다. 물론 성혜로서는 이게 가짜라는 의미로 다가왔다. 그렇게 가족들 앞에서 태블릿 PC를 열어보라고 요구한다. 진짜 미나라면 당연히 열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열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지문인식이라는 점에서 연주도 여러번 도전을 했지만 실패했었다. 하지만 견과류 알레르기 등으로 인해 위협을 감지한 연주는 승욱 생일에 비번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미나의 생일도 아니라면 가장 가까운 사람의 생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승욱의 생일 날짜를 입력하니 열렸다.
미나가 승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 태블릿 안에 한주그룹의 치부가 모두 담긴 리포트가 있었다는 것이다. 침묵으로 이들의 압박을 견디며 그 집에 머물렀던 것은 이들의 치부를 목격하고 정리하기 위함이었다.
2007년 분식회계에 회장 딸인 성혜가 개입했다는 사실도 드러나며, 성혜가 14년 전 사건과 깊숙하게 연루되었다는 의심을 하게 했다. 그렇게 집에 돌아가기 전 비밀번호를 알게 된 가짜 미나는 성혜의 공격을 벗어날 수 있었다.
검찰 측에서도 문제가 불거졌다. 류 차장 검사로서는 갑작기 사라진 연주로 골치 아프다. 한 회장에 대한 사건을 마무리할 인물로 지목된 연주가 휴가를 낸 이후 돌아오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류 차장은 실종신고까지 했다.
문제는 실종신고 후 연주를 검찰청에서 봤다는 이들이 등장했다. 그것도 모자라 길거리에서 승욱과 함께 있는 장면은 우연히 검사들이 보고 기겁했다. 태블릿이 나오고 폭로라는 단어들이 등장하며, 내부 폭로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이어지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구린자들은 이런 상황들이 무서울 수밖에 없다. 온갖 뇌물을 받아왔던 류 차장은 안절부절이다. 태블릿 이야기가 나오자 과거 술자리에서 놓고 온 태블릿을 연주가 챙겨서 전해준 사실을 기억했다. 그 안에 남들이 봐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류 차장의 불안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연주를 짝사랑하는 서평지청의 유준은 미나라고 생각한 연주와 전화 통화를 하게 되었다. 검찰 출두와 관련한 전화였지만, 이들은 알 수 없는 티키타카로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만남은 가까워졌지만 아직 준비가 안된 연주가 갑작스럽게 만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검찰 출두를 하지 않기 위해 병원을 찾은 연주는 그렇게 승욱과 러브라인을 더욱 키우는 과정으로 이어졌다. 승욱으로서는 병원은 나쁜 기억만 있는 공간이었다. 그럼에도 가짜 미나가 요구하는 음식들을 사다 주는 승욱은 그런 가짜 미나가 좋다. 미나보다 더 좋다는 승욱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미나가 상속녀가 되었다는 사실이 이봉식은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미나가 이봉식을 이용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성혜가 짠 판이었다. 해외로 가라고 지시를 했지만 국내에 남아 자신의 회사에서 행패를 부리는 이봉식이 어떤 상황을 맞을지는 너무 당연하다.
의심이 커지는 성혜는 그 탐욕을 채우기 위해서는 이봉식을 압박할 것이다. 사기꾼 이봉식은 어떤 태도를 보일지 모르지만, 미나가 검사 연주라는 사실을 알게되며 성혜를 위험에 빠트리게 만드는 이중 스파이 같은 역할을 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하늬가 하드캐리하고 있는 <원 더 우먼>은 우리 사회 가장 부패한 집단은 검찰과 재벌을 다루고 있다. 기억을 잠시 상실한 부패 검사를 통해 이들 집단을 제대로 꼬집고 비판하는 이 드라마에 많은 시청자들이 환호하는 것은 여전히 우리 사회가 건강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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