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의 정체가 전면에 드러나며 자연스럽게 위기가 빠르게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 마왕을 봉인한 채 살아가고 있는 하람으로서는 부담스럽고 불안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주향과 만남을 통해 하 주부 안에 마왕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일월성은 그가 떠난 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사이 벌어졌던 그 많은 일들이 결국 자기 안에 마왕이 존재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사건들은 결국 마왕의 행동이라는 것에 모든 것이 정리되었다.
영종어종에 대한 설명을 하는 과정에 성조까지 천기 앞에 등장했다. 직접 나서 천기에게 어종을 그려야 하는 이유들을 밝힌 것이다. 마왕은 가까운 곳에 있다는 말로 성조가 이미 하람 몸속에 마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드러냈다.
하람은 천기에게 인물화를 그릴 수 있는 방법을 터특케하기 위해 유명 관상가를 찾은 적이 있다. 그 관상가는 하람을 보며 '마의 기운'이 있다는 말을 했다. 관상가 역시 하람의 얼굴을 통해 마왕의 기운을 느꼈다는 의미가 된다. 이렇듯 주변에서 마왕과 하람을 연결하는 사례들이 늘어나며 그는 자각하기 시작했다.
마왕의 정체를 알게 된 천기는 어용을 그리는 행위에 대한 두려움을 양명에게 토로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 역시 어용을 그리다 광증에 걸렸다. 그리고 양명 역시 이 일을 하는 데 있어 위험이 있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대신 천기와 그의 아버지를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언급까지 했다.
왜 자신에게 그렇게까지 해주냐는 질문 연모한다는 말까지 하는 양명의 모습에 천기가 당황하는 것은 당연했다. 장난으로 치부해 넘겼지만 양명은 진심이고, 천기는 장난이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천기에게는 하람이 있기 때문이다.
화차가 백유화단을 찾았다. 최원호는 천기의 그림만 사가는 이 사내를 알고는 있었지만 화차라는 사실은 몰랐다. 그저 천기 그림을 좋아하는 수많은 이들 중 하나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홍은오는 그를 보자마자 간윤국임을 알아차렸다.
어용을 그리던 당시 함께 일을 했던 간윤국은 어용이 완성되자 화차에게 몸을 빼앗겼다. 그렇게 사라졌던 간윤국이 다시 등장한 것이다. 은오는 그를 보자마자 윤국임을 알았고, 현재 그는 화차에 몸을 빼앗긴 상태라는 것도 알아봤다.
마왕을 가두기 위한 어용 그리기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 다시 증명한 셈이다. 영종어용에 참여한 최고의 화공들이 하나는 광증에 걸리고, 다른 이는 화차에 몸을 빼앗겼다. 마왕을 잡는 과정에 희생이 너무 크다는 의미가 된다.
미수는 마왕과 접신을 시도했다. 이 과정을 주향도 함께 하며 마왕을 간접 체험하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죽을 수도 있는 위험에 몸을 사리지 않는 것은 주향이 그만큼 마왕을 간절하게 원하고, 이를 이용해 왕의 자리를 차지고 싶은 욕망을 잘 드러내는 모험이었다.
하람의 고백을 받은 천기는 행복했다. 그렇게 하람의 집을 찾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늦어도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은 사랑이 시작된 연인들에게는 너무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런 천기에게 자고 가라는 하람의 말에 당황과 뭔지 모를 행복한 긴장감도 존재했다.
물론 함께 자는 것이 아닌 손님방으로 모신 것이지만 한 공간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사실이 하람이나 천기 모두에게 행복한 일이었다. 그렇게 잠이든 하람은 자신도 모르게 미수가 시도한 마왕 접신으로 인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수가 이미 하람이 없는 사이 그 집을 찾았고, 그렇게 부적을 통해 집에 드나들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었기에 가능한 접신이었다. 그렇게 마왕이 지배하는 하람의 몸이 향한 곳은 천기였다. 하람마가 천기를 찾는 것은 너무 자연스럽다.
천기의 눈을 찾아야만 마왕이 완벽한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천기를 찾아 목을 조르기 시작하는 하람마의 행동은 섬뜩함으로 다가왔다. 천기는 이상한 기운에 잠이 깼고, 하람의 모습이 변했음을 직감했다.
눈을 향하는 손을 막은 천기는 온힘을 다했다. 그리고 하람이 준 옥가락지가 신비한 힘을 내며 마왕을 막아냈다. 반지의 힘도 분명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천기를 돕는 이는 또 있었다. 천기의 그림을 좋아하는 도깨비 화차가 그곳에 있었고, 힘을 모아 하람 속 마왕을 잠재워 버렸다.
다른 이가 접신한 사실을 알게 된 도깨비가 미수의 눈을 찔러 작은 복수를 하며 누구도 내 화공을 건드리지 못한다며 역살을 보내는 모습은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는 천기를 이후에도 보호해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가 되니 말이다.
천기의 방에서 깬 하람은 오히려 왜 자신의 방에 와 있냐고 묻는다. 다시 이상한 모습으로 자신을 공격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하람은 기억에 없는 행동을 했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제는 알고 있다. 그렇게 속옷이나 다름없는 차림으로 한방에 있는 둘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밖에서는 아침을 언급하며 이들을 다급하게 만들었다.
누구도 함께 있다는 사실을 봐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아무리 피해 보지만 하람 사람들에게 들키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는 어쩌면 천기와 하람이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이후 이들의 운명은 절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양명은 국무당을 통해 하람의 몸에 마왕이 있음을 재차 확인했다. 신령한 화공 주변에 마왕이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며 둘 중 하나는 사달이 난다는 경고를 했다. 마왕을 봉인해야만 하는 양명으로서는 하람에게 어용이 완성되기 전까지 절대 만나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하람으로서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자기 안의 마왕을 꺼내기 위해서는 어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어용을 그린 천기가 광증에 걸리거나 화차에게 당할 수도 있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상대가 위험에 빠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초상화를 그려달라는 제안을 한 하람은 그 자리에서 천기에게 모든 진실을 밝혔다. 자기 몸안에 마왕이 있기에 함께 있으면 다시 변해 공격을 할 것이라 했다. 내려가는 즉시 아버지와 함께 외국으로 나가라는 하람의 제안은 자신을 희생하고 천기를 살리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하람을 감시하고 있던 양명은 그가 다시 천기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을 찾았다. 그 과정에서 대립하며 마무리된 10회는 천기와 하람의 안타까운 사랑이 얼마나 지독해질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지하감옥에 갇힌 하람을 위해 어용에 집중하는 천기와 그렇게 뭔지 모를 이유로 쓰러지는 그의 모습이 예고편에 등장하며 분위기는 더욱 씁쓸함으로 다가옵니다.
마왕의 저주에 걸린 둘은 과연 어떻게 이를 풀어낼 수 있을까? 삼신할망의 예측대로 이들은 마왕을 봉인하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왕권을 차지하기 위해 광분하는 주향은 과연 어떤 반격을 이어 갈지도 궁금해진다. 남은 여섯 번의 이야기는 빠르고 강렬하게 이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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