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으로 떠나려던 깨금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독미에게 향합니다. 깨금의 전화를 받고 놀란 진락도 열심히 독미를 향해 달려갑니다. 그들이 사랑하는 유일한 존재인 독미를 위해 혼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은 <이웃집 꽃미남>이 본격적인 삼각관계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장면이었습니다.
환영을 본 깨금과 독미, 그들의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독미를 위기에 빠트리려고 하는 도휘에게서 그녀를 구해내야 한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힌 깨금은 스페인을 포기합니다. 떠나고 싶지 않은 그 무언가가 필요해 게임 회사에도, 극장에서도 그 이유를 찾았던 깨금이는 결국 아무것도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깨금이 떠나고 싶지 않았던 중요한 이유는 독미 때문이었습니다. 떠나는 서영이 "나 처럼 포기하지마"라는 말을 남긴 것은 그래서 중요했습니다.
도휘의 쇼핑몰 5주년 파티에 초대를 받은 독미는 용기를 내서 그녀의 초대에 응합니다. 꽃을 사들고 찾아간 오피스텔에서 그녀를 맞이한 것은 바로 고교시절 국어 교사였습니다.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고 그렇게 사라져버렸던 교사가 자신의 앞에 있다는 사실은 독미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더욱 아무렇지도 않게 안부를 묻고 항상 만나는 친구라도 되는 듯 이야기하는 이들을 보며 충격을 받은 독미는 쓰러지고 맙니다.
진락의 품에서 쓰러지면서 독미가 본 것은 진락이 아닌, 깨금이었습니다. 떠났을 것이라 생각했던 깨금이 떠나지 않고 돌아왔다는 사실이 반가웠던 독미였지만 사실 그건 진락이었습니다. 독미의 이런 환영은 흥미롭습니다. 물론 기절을 하는 과정에서 헛것이 보일 수는 있지만 독미가 깨금을 바라봤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내치고 있었지만 독미의 마음에 가득차 있던 것이 깨금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장면이니 말입니다.
독미의 이런 환영幻影은 마지막 깨금이에게서도 그대로 보여 집니다. 독미를 잊지 못하던 깨금이 그를 스토킹하던 이에 의해 도로에 쓰러지고 맙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 빠진 깨금이 정신을 잃어가던 상황에서 보인 것은 독미였습니다. 독미가 그 공간에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깨금이도 알고 있으면서 자신의 눈앞에 독미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스스로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는 깨금이의 모습은 흥미로웠습니다.
독미를 사랑하는 깨금과 진락이 함께 병원을 나서며 그녀를 두고 벌이는 대결 구도는 흥미로웠습니다. 자신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깨금에게 자신에 대한 방어보다는 독미에 대한 관심 여부를 묻는 진락은 오직 독미만 보일 뿐이었습니다. 서로 드러낼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끄집어내는 깨금과 진락의 대결 구도는 극한까지 치닫는 모습이었습니다.
진락이 말하는 깨금이가 안 되는 이유도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스페인으로 떠날 사람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는 독미를 부추겨서 힘들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니 말입니다. 자신이 아니더라도 너만은 안 돼 라는 발언의 핵심에는 독미가 더 이상 버림받아서는 안 된다는 간절함이 존재했습니다.
도휘로 인해 독미는 동네를 떠나 자신 만의 공간을 찾으려 합니다. 자신이 살던 곳보다 먼 곳으로 이사를 준비하는 깨금이의 모습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을 상처를 안고 있는 독미로서는 그들의 행동이 당황스러웠으니 말입니다.
깨금이 국어 교사가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고, 그런 잘못에 대한 사과를 하기 위해 찾아왔다는 말도 독미의 고통을 없애주지는 못했습니다. 독미 일로 인해 교사라는 직업까지 버릴 정도로 고통을 겪었다는 국어 교사의 고백마저도 독미의 고통을 사라지게 할 수 없었던 것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차이 때문입니다.
심각한 왕따를 당했던 피해자에게 그 상처는 쉽게 사라질 수 없는 문제입니다. 가해자는 그 고통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지 못합니다. 그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사과만 하면 모든 것이 원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그런 쉬운 사과가 결국 피해자를 더욱 힘들게 만든다는 사실을 가해자들은 결코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독미가 그런 사과마저 불필요하다며 거부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단 한 번도 진지하게 독미가 겪었던 고통에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은 가해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과를 하는 모습은 그래서 피해자인 독미를 더욱 힘겹게 했으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도휘를 비롯한 그들의 사과가 잘못되었다 볼 수는 없습니다. 과거의 잘못된 행동을 사과하고 다시 동일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노력한다면 가해자에 대한 사과는 받아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단 한 번의 사과로 깊고 큰 상처가 아물 수는 없을 겁니다. 그 고통과 아픔을 가해자가 이해하고 마음으로 풀어낼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그 고통은 결코 사라질 수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도휘의 행동이 독미를 위기에 빠트리기 위함이 아닌, 그녀만의 방식으로 독미에게 사과를 하기 위함임은 분명합니다. 비록 그런 행동들이 서툴기는 하지만 도휘는 나름대로 사과를 하고 화해를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가고 있었던 셈입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상황에서 독미가 선택한 이사는 그녀에게는 당연해 보였습니다. 스스로를 짐 지우고 힘겨움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고통을 치유해가는 독미에게는 자연스러운 반응이었습니다. 떠나기에 앞서 깨금이를 찾아 병원비를 갚고, 진락과는 반 고흐 전을 보는 것으로 이별을 고합니다.
자신을 찾아온 독미에게 짬짜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짜장과 짬뽕에 대한 고민 없이 한꺼번에 먹게 되면 기대감이 사라져 맛도 없다는 깨금이의 나름의 사랑 공식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독미 앞에 다가온 깨금과 진락이라는 존재를 비유해서 이야기하는 깨금이의 이야기는 색다른 방식이었으니 말입니다.
16회 중 10회를 마무리 한 <이웃집 꽃미남>은 이제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예고편에서 깨금이와 독미의 키스 장면이 등장하며 기대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깨금이의 사고와 이런 상황들을 통해 깨금이 스스로도 독미를 사랑하고 있음을 확신한다는 것도 다음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서로 환영을 보면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은 흥미롭습니다. 색다른 방식으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은 새로운 만큼 흥미로웠으니 말입니다. 이들의 사랑과 함께 SNL코리아 콤비인 웹툰 관리자와 동훈의 채무 사랑도 흥미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남은 6회에서 <이웃집 꽃미남>은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야만 합니다. 진락의 정체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이 사는 공간의 주인이 누구인지도 흥미롭습니다. 깨금이를 스토킹하는 흑과 백의 팬이 누구인지도 궁금해집니다. 깊은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독미가 가해자인 도휘와 어떻게 용서하고 화해할 수 있을지도 기대됩니다.
색다른 방식으로 로코의 새로운 가치들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웃집 꽃미남>은 분명 작년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였던 <응답하라 1997>을 능가하는 케이블 드라마의 성과입니다. 탄탄한 이야기의 힘에 매력적인 연기를 해주는 연기자들로 인해 기존 지상파 드라마를 민망하게 만드는 이 드라마가 과연 어떤 이야기로 마무리 지을지 궁금해집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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