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법칙-아름다운 섬 지배한 쓰레기 재활용 생존이 반갑다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가 가득한 섬. 아름다운 섬을 조금 가까이 다가가게 되면 온갖 쓰레기들이 가득하다. 어느 한 섬만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섬들이 사람들이 쓰다 버린 쓰레기들로 가득하다. 대부분이 플라스틱 제품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씁쓸함으로 다가온다.

쓰레기 재활용;

섬 생존의 새로운 방식, 쓰레기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병만족들

사바로 향한 병만족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생경한 것이었다. 가져온 모든 짐을 포기하고 섬에 떠밀려온 쓰레기 만으로 생활하라는 제작진의 요구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생존 도구들을 전부 압수하고 쓰레기들로 생존하라는 제작진들의 제안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병만 족장이 이끄는 정법 팀들의 이야기는 이제는 익숙한 형식 속에 담겨져 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정글의 법칙>을 시청하는 것을 보면 흥미롭기도 하다. 그만큼 익숙함이 좋아서 일 수도 있어 보인다. 익숙함이 식상함으로 넘어가지 않으면 정겨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병만을 중심으로 박정철, 강남, 이다희, 윤시윤, 장동윤에 신화 멤버인 에릭, 이민우, 앤디가 참여한 이번 팀은 의외로 조합이 잘 맞았다. 신화 멤버들은 정글에 익숙한 듯 이질감이 전혀 없었다. 절글에서 오랜 시간 함께 한 듯한 모습으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배우라기 보다는 이제는 예능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다희의 등장도 흥미로웠다. '에너다희저'라는 별명까지 붙은 이다희의 정글 적응도는 이미 과거 출연으로 증명되었다. 뭔가 조증이 걸린 듯한 모습의 이다희는 처음부터 과할 정도로 몰입하는 모습이 언뜻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도 했다. 

연기자들의 예능 진출은 잦아지고 선후가 바뀌는 경우들도 많아지는 상황에서 이다희 역시 열심히 그 과정을 겪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과도하게 몰입하는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낯설게 다가오기도 하겠지만, 그 자체가 이다희라는 캐릭터를 구체화 시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오늘 방송의 핵심은 '쓰레기 섬'에 방점이 찍혔다. 그리고 제작진들이 요구한 제안도 흥미로웠다. 쓰레기가 넘쳐 나는 현실 속에서 이 문제에 대해 다양한 접근법은 중요하다. 쓰레기는 이미 소화 불가능할 정도로 넘쳐나는 상황이다. 소각도 매립도 힘겨워지는 현실 속에서 방법은 하나 밖에는 없다.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 외에는 없다. 더욱 자연스럽게 사라지기 어려워지는 플라스틱에 대한 문제는 심각하게 다가온다. 섬에 밀려 들어오는 수많은 쓰레기들의 대부분 역시 플라스틱 제품들이다. 수백 년이 지나야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는 플라스틱은 이제는 인간의 생존도 힘겨워지게 만들고 있다. 

수많은 쓰레기들을 재활용해서 생존하라는 제작진들의 요구는 우리에게 쓰레기 문제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의미가 되고 있다. 썩지도 않는 쓰레기는 어딘가에 쌓일 수밖에 없다. 태우면 숨 쉬기도 어려운 온갖 독성 물질을 배출한다. 어딘가 묻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시점은 몇 세대가 지나야 겨우 없어질 정도다.

더욱 심각한 미세 플라스틱은 사라지지 않고 부유하고 이를 먹은 물고기를 다시 사람들이 섭취한다. 그렇게 인간의 몸 속에는 다량의 미세 플라스틱들이 쌓이고 있다. 어느 순간 플라스틱 인간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강력한 경고가 위기 수준이라는 점에서 더 불안해진다.

남극과 북극의 거대한 빙하가 녹아가고 있다. 그리고 날씨는 우리가 예상하는 수준을 벗어나 기괴함을 뿜어내고 있다. 우리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극한의 더위와 추위, 그리고 태풍과 지진 등 다양한 자연재해는 이제 인간들의 삶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이 다양한 재해들은 자연의 외침이기도 할 것이다. 더는 참을 수 없어 외치는 고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늦었지만 자연과 어울려 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실천하는 것은 더는 미룰 수 없는 숙명과도 같다. 이미 경험으로 파괴된 자연은 인간에게 재앙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배웠으니 말이다.

아름답기만 한 섬에도 쓰레기가 가득하다. 그 쓰레기들 중에서 생존에 필요한 것들을 찾아 정글에서 생존하는 과제는 그래서 흥미로웠다. 어디에서 사용되다 흘러 들어왔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수많은 생활 쓰레기들은 아름다운 섬도 무의미하게 만들 정도였다. 

쓰레기들 중 생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찾는 과정 자체가 정글에서 살아남는 방법이었다. 이미 버려진 물건들은 온전한 것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무인 상황에서는 쓰레기도 유가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렇게 찾고 찾아 나름의 생존 물품들을 갖춰나가는 과정도 재미였다. 

한쪽만 남은 물안경도 도무지 어디에 사용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쓰레기들도 쓰려고 생각하면 정글에서는 소중한 물건으로 변신이 가능했다. 쓰레기를 얼마나 잘 활용해 정글에서 살아남을지 고민하고 적용하는 과정 속에서 쓰레기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에너자이저 이다희의 왕성한 활동력과 농익은 정글 족장 김병만, 긍정적으로 정글에 빠르게 익숙해진 신화 멤버들은 시작과 함께 '쓰레기 재활용'을 통한 정글 생활의 재미를 잘 보여주었다. 대단할 것 없어 보이는 정글. 매번 동일해 보이는 정글에서 삶도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재미와 의미를 만들어줄 수도 있다. 쓰레기가 쓰레기가 아닌 정글 적응기는 그래서 기대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