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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즐거운 나의 집 2회-재미있게 보는 두 가지 방법

by 자이미 2010.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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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미스터리 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은 첫 회를 통해 자신의 색채를 완전히 드러냈습니다. 한 남자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기묘한 이야기들은 조각을 맞추듯 조금씩 진행되며 흥미를 유발합니다. 여기에 김혜수와 황신혜, 윤여정이 벌이는 악녀 본능은 욕망들이 충돌해 빚어지는 수많은 파열음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미스터리 본연의 얼개와 세 여배우의 연기 대결




1. 미스터리 스릴러의 재미

재단 이사장의 갑작스런 죽음. 하지만 그 죽음이 이상합니다. 별장에서 죽어가던 그는 갑자기 사라져 절벽 밑에 떨어진 자동차에서 숨진 채 발견되며 죽음 못지않은 궁금증을 유발시킵니다. 처음부터 돈만 보고 접근했던 윤희와 그런 그녀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시누 은숙은 동생이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이미 검찰에서도 조사가 끝나 교통사고로 정리된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점검해보라는 은숙은 그 전까지는 윤희가 동생의 업무나 재산을 물려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 천명합니다. 예정된 그들의 싸움에 흐름을 결정지을 존제인 정신과 의사 진서의 등장은 이질적 트라이앵글의 완성이었습니다.

정신과 의사 진서는 결혼 10년차로 행복할 것만 같았던 남편과의 생활에 균열이 가기 시작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절친이었던 윤희와 자신의 남편이 여전히 모호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이 불안합니다. 과거 남편의 불륜을 알리기 위해 당사자를 자신의 환자로 보내는 치밀함과 지독함을 보여주었던 윤희와는 공교롭게도 동일한 방법으로 다시 만나게 됩니다.

윤희의 남편이었던 은필은 죽기 전까지 6개월 동안 자신의 환자로 있었습니다. 5년 전과 유사한 상황은 진서를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이번 상황 역시 윤희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그 옆에는 자신의 남편 상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은필이 숨진 날 상현과 함께 현장에 있었다는 윤희의 발언과 이를 강하게 부정하는 남편. 집요하게 은필의 죽음에 윤의가 관여하고 있다고 믿는 은숙. 진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 기묘한 사건은 혼란 속에 벌어진 교통사고를 통해 좀 더 깊이 있게 파고들기 시작합니다.

젊은 강력계 형사 강신우의 등장은 은필의 죽음을 둘러싼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듭니다. 진서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한 그가 죽은 은필과 살아있는 상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상한 관계에 어떤 식으로 관여를 하지 기대하게 됩니다. 미스터리 극에서는 빠질 수 없는 형사는 '즐여집'을 더욱 정교하고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끌어가게 합니다. 

시종일관 공격만 하는 윤희는 노골적으로 상현을 유혹합니다. 상현의 부인인 진서를 의도적으로 도발하게 만드는 윤희는 어떤 식으로 터질지 모르는 폭탄 같은 존재입니다. 윤희와 상현의 관계를 의심해왔던 은숙은 그들의 관계 속에서 동생 죽음의 해답을 끄집어내려 합니다.

은숙을 통해 윤희와 상현이 다시 만나고 있음을 알게 된 진서는 그녀에게 내색하지 않은 채 상황을 어떤 식으로 대처하고 끌어가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믿었던 사람의 배신과 용서할 수 없는 존재의 등장은 그녀를 힘들게 만들 뿐입니다.  

사건이 벌어진 외진 별장에 부부 외에 제 3의 인물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사건은 더욱 흥미를 끌게 됩니다. 은필이 부인 생일에 누군가를 초대했다는 증언을 듣게 된 은숙은 동생의 죽음에 더 큰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윤희의 불륜 상대인 상현을 불렀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진서를 통해 확인한 것은 12년 전에 죽은 전처였습니다.

은숙에 의해 봉인되었던 은필 전처의 죽음은 사실은 살아있음이 확인되며 혼란을 야기했습니다. 사랑했던 여인을 자신의 실수로 잃었다고 자책하며 살았던 은필은 전처가 살았다는 이야기는 커다란 충격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전처의 소식이 은필의 죽음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은필 장례식에 등장했던 빨간 원피스 여인을 통해 더욱 미스터리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2. 여배우 트로이카 대결

'즐여집'의 재미는 세 명의 여배우가 펼치는 연기대결입니다. 두 남자와 세 여자의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 숨겨진 인간의 욕망이 조금씩 들쳐지면서 그들의 연기는 본격적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시작했습니다. 김혜수, 황신혜, 윤여정으로 이어지는 여배우들의 섬세한 연기 대결은 흥미롭기만 하지요.

가난이라는 굴레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 그 누구보다 부에 집착하는 윤희 역의 황신혜는 가장 친했던 친구의 남자를 탐냅니다. 사랑보다는 돈을 위해 은필과 결혼을 하고 모든 것을 가진 상황에서 그가 집착하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사랑해왔던 남자 상현입니다.

시누와의 대립 속에서 재산을 지키고 남의 남자가 된 첫사랑까지 차지하려는 윤희는 환경이 만든 악녀입니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는 타인의 불행이나 죽음도 충분히 감내해내는 이 인물을 연기한 황신혜는 아직은 불안해 보입니다. 불안정한 표정 연기와 흔들리는 대사들은 강렬한 악녀의 느낌을 전달하는데 부족함이 느껴집니다. 이에 비해 직접적인 적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윤여정의 연기는 역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탁월합니다. 

돈을 쫓는 윤희를 처음부터 싫어했던 은숙이 그녀와 첫 대면에서 보여준 표정 연기는 압권이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극단적으로 변하는 감정을 능숙하게 연기하는 윤여정은 역시 최고였습니다. 살아있는 동안 동생에 대한 비정상적인 집착을 보이던 그녀가 의문투성이인 동생의 죽음에 대처하는 모습에서 보여주고 있는 악녀본색은 섬뜩할 정도입니다.  

윤희와 은숙의 관계에 필연적으로 함께 할 수밖에 없게 된 진서 역의 김혜수는 이름값을 하는 배우였습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서 순식간에 파멸해 가는 과정들을 능숙한 연기로 소화해 내는 김혜수는 주인공으로 전체 극을 끌어가는 힘이 돋보였습니다.

불안과 초조가 지배하던 그녀가 남편의 외도와 반복되는 아픈 기억으로 인해 조금씩 악녀가 되어가는 과정은 이 드라마가 아니면 확인하기 힘든 김혜수의 농익은 연기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남편을 암에 걸렸다는 거짓말로 궁지로 몰아가는 김혜수의 표정에는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악녀의 모습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여배우 트로이카의 대결은 <즐거운 나의 집>을 가장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만드는 핵심입니다. 농익은 연기를 선보이는 이들이 미스터리한 상황들을 완벽하게 만들어주며 드라마를 흥미롭게 이끌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배우들과는 달리 어색한 연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현 역의 신성우입니다. 어색한 표정과 사투리 등 전체적으로 다른 여배우들과는 비교되는 연기력 논란은 아쉽게 다가옵니다. 

미스터리 고유의 사건과 상황들을 모두 나열하며 등장한 인물들의 근원적인 욕망을 끄집어내기 시작한 <즐거운 나의 집>은 좀처럼 보기 힘든 멋진 작품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쉬운 시청률이 발목을 잡고는 있지만 탁월한 연기를 선보이는 김혜수와 윤여정의 연기 대결만으로도 흥미로운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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