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신의 호의는 질투로 이어졌다. 친구를 위한 선택이었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친구에게 소개한 자신을 탓하는 화신은 만취해 보이는 모든 이들에게 사귀자는 말로 대신했다. 스스로 그렇게 망가지지 않고는 현재의 이 고통을 벗어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렇게 지독한 다각 관계는 시작되었다.
서지혜가 깨어났다;
달달한 나리와 정원과 서글픈 화신, 애잔한 음주가무에 담은 진정한 사랑
정원에게 나리를 데려다 준 화신은 순간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오고 있음을 느꼈다. 그렇게까지 자신이 아프고 힘들지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둘이 뜨거운 키스를 하는 모습을 보고 진짜 사랑을 깨달은 화신은 너무 늦었다는 사실을 순간적으로 알게 되었다.
술에 취하고 비에 젖은 채 방송국으로 들어선 화신은 보이는 모든 여자들에게 "너 나랑 사귈래"라며 고백을 남발하고 다녔다. 형수인 성숙에게도 고백을 하던 화신은 데스크에 있던 홍혜원에게 다가간 화신은 여전히 정신이 없었다. 혜원의 커피를 마시고 사귀자고 이야기하는 화신에게 육두문자를 날리는 그녀의 한 방은 시원하기만 했다.
정신없이 흔들리다 나리가 있는 수면실로 들어선 화신은 서글픈 음주가무의 끝을 보여주었다. 3년 동안 짝사랑이 아쉽지도 않느냐며 나랑 사귀자던 화신은 나리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노래와 춤, 그것도 모자라 랩까지 시연해내는 화신은 서글프기만 했다.
술이 좀 깨려 컵라면이라도 달라는 화신은 벽에 낀 컵라면과 같은 존재였다. 필요하지만 어딘가에 끼여 찾아볼 수 없는 그 컵라면과 같은 존재는 바로 현재 화신의 모습과 닮아있으니 말이다. 화신의 서글픈 사랑은 그렇게 점점 더 강렬하게 나리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재벌 3세인 정원은 과연 나리와 영원히 사랑할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 불가능에 대한 도전에 가깝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재벌가의 결혼이 정원을 피해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3년 동안 전화 한 통 없었던 정원의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전화해 금수정 아나운서와 결혼하면 이혼하지 않겠다고 한다.
마지막 보루인 감정에 호소하는 상황에서 정원이 이를 피해 자신의 이익만 취하기는 어려운 존재라는 사실이 문제다. 정략결혼을 거부하고 진짜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하고 싶은 정원의 바람은 결코 쉽지가 않다. 여기에 자신의 절친인 화신이 나리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이들의 사랑 전쟁은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복싱 스파링을 하는 과정에서 "뒤통수 치지 마라"는 발언들은 복선으로 다가왔고, 그렇게 배신이라는 감정은 지독한 전쟁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다. 물론 화신과 나리의 3년 전 관계를 모르고 생긴 오해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나리에 대한 감정을 여전히 어떻게 하지 못해 힘겨워 하는 화신을 정확하게 꽤 뚫어 보고 있는 것은 혜원이었다.
부족할 것 없는 엄청난 집안의 딸로 세상 무서울 게 없는 혜원은 자신에게 고개 숙이지 않는 화신이 좋았다. 하지만 그가 나리를 좋아하고 있음을 알면서 상황은 미묘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혜원은 보다 적극적으로 화신에게 나리에게 고백을 하라고 부추길 정도다.
친구와 사귀는 나리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화신에게 무슨 상관이냐며 그저 "개새끼밖에 더 되겠어"라고 툭 던지듯 이야기하는 혜원의 마력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냉정하기만 한 혜원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모르지만 그녀가 등장하기 전과 후가 명확하게 바뀌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반갑다.
화신과 정원, 그리고 나리 사이에서 혜원이라는 인물은 균형을 잡아주는 최고의 캐릭터다. 세상 무서울 것 없는 권력자의 딸로 언제나 당당하기만 한 혜원은 평생 모든 이들이 우러러보는 존재로 자라고 살아왔다. 그런 그녀에게 처음으로 동등한 모습을 보인 화신은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혜원의 감정이 사랑까지는 아닐지 모르지만 화신을 좋아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런 감정을 숨길 정도로 혜원은 자존심이 강한 인물이다. 그런 혜원이 이들의 복잡한 관계에 본격적으로 끼어들며 사랑이라는 감정에 푹 빠지게 되는 과정도 반갑게 다가온다.
술에 취해 만난 모든 이들에게 사귀자고 한 화신은 술이 깬 후 밀려드는 민망함에 어쩔 줄 모른 상황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그 안에 전날 자신이 고백했던 여성들이 모두 타고 있었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형수의 농담에 "형수는 안 돼"라고 말하는 화신 뒤에 '서숙향 작가의 신작 '짝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는 홍보 문구는 잔재미이자 시청자들을 향한 설명문 같은 것이기도 하다.
'진실 혹은 거짓-그와의 대담''실제와 허상을 넘나드는 짝사랑에 대한 24가지 고찰'이라는 문구는 바로 서 작가가 시청자들에게 건네는 <질투의 화신>에 대한 보고서와 같은 문구들이다. 24부작으로 준비된 이 드라마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보여주려는지 그 문구들에 모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화신과 혜원이 나누던 대화를 엿들은 정원. 조카 빨강이가 살고 있는 락 빌라 옆으로 이사가 려던 화신을 따라 간 혜원이 던진 도발적인 발언과 제안은 흥미로운 전개를 예고했다. 돌려 사랑 고백한 혜원에게 "내가 못할 거 같애. 개새끼 한 번 되 보지 뭐"라는 다짐은 본격적인 '화신의 질투'가 시작됨을 예고했다.
망가짐의 미학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준 조정석은 <질투의 화신>을 최고로 만들어냈다. 여기에 무뚝뚝하게만 있던 서지혜가 육두문자를 앞세워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다가왔다. 공효진과 고경표의 달달 로맨스에 조정석과 서지혜가 합류하며 더욱 풍성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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