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에서 벌어지는 청춘남녀들의 사랑이야기라면 참 단순해진다. 물론 로맨틱 코미디가 복잡할 이유는 없다는 점에서 이게 문제가 될 수는 없어 보인다. 모두가 알 수 있는 구도는 그래서 익숙하다. 갑을 로맨스에서 빠질 수가 없는 사회적 지위가 던지는 견고함과 이를 부숴버리려는 과정들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나 표나리야 왜 이래;
가슴에 집착했던 나리에게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 화신, 나서지 않고 조용하게 응원하는 정원
태국에서 돌아온 화신은 다시 나리와 만나 가슴 수난사는 이어졌다. 방송사 로비에서도 훅 들어오는 나리의 손에 당황한 화신은 그런 그녀가 너무 싫었다. 오직 자신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마초 중의 마초인 화신에게 나리와 같은 존재는 정말 싫었다.
화신의 형으로 인해 그는 모두에게 공공의 적이 되었다. 스스로 강직하고 정직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화신은 형의 사업인 유명 차돌박이 프랜차이즈 사건을 다뤘다. 차돌박이가 아닌 다른 부위를 사용해 부당이익을 누렸다는 화신의 보도는 모든 것을 망가트렸다.
남들이 형을 아무렇지도 않게 난도질하는 것보다 자신이 있는 그대로만 보도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화신은 생각했다. 하지만 화신의 형은 이 보도 후 몰락했고 모든 것이 달라졌다. 부잣집 아들로 사업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던 형은 한순간에 나락에 떨어졌고 딸 빨강이와 함께 세상을 등진 채 살아갔다.
기자출신 여자 앵커인 계성숙과 라디오를 진행하는 입사 동기인 아나운서 방자영은 한 남자와 결혼과 이혼을 했던 존재다. 방자영에게는 계성숙과 이혼한 남자와 결혼한 게 최악의 선택이었다. 입사 동기이지만 한 남자를 사랑했다는 이유로 앙숙이 되어버린 그들은 항상 다투기만 한다.
기자와 아나운서를 대표하는 그들은 방송국 안에서도 앙숙이 되어 사사건건 충돌한다. 신입사원 홍보 영상을 두고도 둘은 화신에 대한 생각에 이견은 없었지만 기자와 아나운서에 대한 서로의 시각 차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기까지 했다. 서로의 뺨까지 때리는 이 당황스러운 상황은 방송국 내 두 세력의 지속적인 충돌로 이어질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아나운서를 꿈꿨지만 기상 캐스터로 일당을 받으며 살아가는 나리는 신입사원 모집 기간 다시 도전을 하려 했다. 자신의 꿈을 그대로 묻은 채 살아갈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의 설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나리로서는 아나운서라는 정규직이 되어 자신의 꿈을 활짝 펼치고 싶었다.
문제는 나리의 자리를 탐내던 후배 기상 캐스터로 인해 그 자리마저 빼앗기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몰래 아나운서 응시를 했다 선배들에게 호되게 혼났던 주희를 위로하다 유혹에 넘어가고 말았다. 방송을 앞두고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호시탐탐 나리의 자리를 빼앗고 싶었던 주희는 지금이 기회라 생각하고 소주 한 잔은 상관없다며 술을 권하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술 한 모금을 하게 된 나리는 그게 얼마나 지독한 결과를 가져올지 상상도 못했다. 고기쌈을 해주겠다며 의도적으로 나리의 옷을 망쳐버리는 일까지 벌어지며 최악의 상황에 처한 나리는 어쩔 수 없이 말도 안 되는 의상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문제없이 방송을 끝내기는 했지만 국장은 그 자리에서 나리에게 해고 통지를 했다. 술에 취해 방송을 한 나리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성숙과 자영은 나리의 행동과 의상까지 트집 잡으며 비난을 이어갔고, 아무리 사과를 해도 이 상황을 되돌릴 수는 없게 되었다.
나리의 파격적인 의상은 누리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고 그렇게 다시 그 자리를 찾는단 과정이 남겨져있겠지만, 그녀에게 그 상황은 서글프기만 했다. 자신이 어떤 상황인지도 모른 채 여전히 마초처럼 나리에게 다가와 고백 아닌 고백을 하는 화신은 의도하지 않았던 그녀의 반응에 놀라게 된다.
<질투의 화신>에는 두 개의 삼각관계가 존재한다. 딸 빨강이를 향한 성숙과 자영의 대립 구도와 나리를 주고 벌이는 화신과 정원의 관계는 흥미롭게 이어질 준비가 되었다. 모든 것을 가진 재벌가 아들인 정원은 어느 날 툭하고 들어온 나리에게 마음을 빼앗기기 시작했다.
3년 전에는 자신을 짝사랑하던 나리가 변했다. 유방암으로 인해 나리에 대한 인식이 급격하게 바뀐 화신은 그렇게 절친인 정원과 사랑을 두고 대립 관계를 구축하게 된다. 모든 것을 갖춘 직장 상사들과 미묘한 경계 속에서 벌어질 다양한 이야기들은 당연하게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파스타>에서 보인 갑을 로맨스와 다르지만 유사성을 가진 <질투의 화신>은 공효진이라는 배우를 통해 연결되고 새롭게 펼쳐지고 있다. 공효진을 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선호할 수밖에 없는지 두 번의 이야기는 충분히 증명했다. 이젠 본격적으로 시작될 공효진 표 로코의 정석은 여름 끝 새로운 가치로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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