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은 낯선 모습이 아니다. 집착이 부른 화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잔인함을 동반한다. 사랑했던 사람에게 잔인한 폭력을 당하는 이 상황은 최악일 수밖에 없다. 이별을 하고 적응해가기 시작한 예은은 하메들의 행복을 빌고 나오던 날 헤어진 남친에게 납치를 당했다.
새로 돋는 손톱과 내던져진 귀걸이;
이나의 겨땀이 던지는 가치와 납치 눈치 챈 하메들과 현실감 상실한 은재의 활약
진명의 어머니가 6년 동안 식물인간으로 누워있던 아들을 안락사 시킨 날 예은은 모두를 위한 기도를 했다. 자신 만이 아니라 이제는 새로운 식구가 된 하메들의 행복까지 빌던 예은은 집 앞에서 갑작스러운 습격을 받았다. 그렇게 떠난 예은의 자리에는 귀걸이 한 쪽이 남겨져 있을 뿐이었다.
예은이 사라졌지만 벨 에포크의 청춘들의 삶은 일상적으로 흘러갈 뿐이었다. 진명은 어머니 면회를 가고 정리를 하는데 정신이 없다. 은재는 아버지 죽음의 진실을 추적하는 보험사 직원으로 인해 혼란스럽기만 하다. 학보사에 있는 지원은 기사 쓰느라 밤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한 이나는 쉽게 적응하기 어려운 그 생활에 정신이 없다. 디자인을 배우고 가게에서 짐을 옮기고 나르고 판매하는 모든 일들을 하는 이나에게는 이 모든 것이 새로우면서도 힘겹다. 내일이 없던 어제. 그저 오늘만 살면 그만이라며 스폰을 받으며 살아왔던 이나는 죽었다. 그렇게 새롭게 태어난 이나는 밑바닥부터 새롭게 인생을 시작했다.
알바 하던 옷 가게에 새로운 스폰 여성과 함께 등장한 과거 남자. 서로 아는 척도 하지 않은 채 묘한 기류가 흐르는 그 공간에서 말하지 않은 관심사는 이나의 겨땀이었다. 옷에 선명하게 자국을 남긴 그 겨땀의 흔적은 그전의 이나와 현재의 이나를 구분하는 명확한 경계선이었다.
자신이 하려했던 안락사를 대신 해버린 엄마의 짐을 치우던 진명은 서러울 수밖에 없었다. 엄마의 짐에서 찾은 책 속에 적힌 엄마의 심정은 그동안 헤아릴 수 없는 깊은 고민의 흔적들이었다. 그리고 발견한 사용하지 않은 립스틱은 자신보다 더 허탈해진 어머니의 적나라한 민낯이었다.
변호사도 그 무엇도 필요 없다는 엄마에게 립스틱 이야기를 꺼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의외였다.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아들로 인해 자신은 안중에도 없었던 엄마. 그런 엄마가 지난 진명의 생일을 위해 산 선물이 바로 립스틱이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전할 수 없었던 엄마는 딸에게 너무 미안했다.
아들을 살리기 위해 딸을 죽인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 엄마는 서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던 상황 속에서 더는 참을 수 없어 결정한 것이 바로 안락사였다. 끊어내지 않으면 모두가 공멸할 수밖에 없는 지독한 현실 속에서 누군가는 그 마지막을 선택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는 사치와 같았던 사랑이 시작되며 다쳤던 손톱. 그 지독한 청춘의 고통을 모두 담고 있던 손톱이 마침내 완전히 빠지고 새로운 손톱이 자라기 시작했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고통도 사라지고 새로운 손톱이 자라나기 시작하는 모습은 우리네 인생과 닮아 있었다.
바쁜 일상에서 조금의 여유를 찾으며 떠오르는 예은의 존재감은 궁금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다이어트에 여념이 없는 예은이 이틀 동안 자리를 비웠다는 사실이 이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된 지원의 톡에서 이상함을 발견하기 시작한다. ㅎㅎㅎ가 아닌 ㅋㅋㅋ와 이모티콘 성애자가 아무런 이모티콘도 남기지 않았다는 사실. 더욱 황당한 것은 새우를 먹지 못하는 예은이 부럽다는 답문을 했다는 점에서 이들은 납치를 확신했다.
사진 속 증거를 찾아 예은을 납치한 두영의 집을 찾기 시작한 하메들. 어렵게 두영의 집을 찾은 하메들은 자장면 배달원의 도움을 받아 집안에 들어서는데 성공했다. 그 안에는 납치된 예은이 있었고 몸싸움을 하다 커터 칼을 들고 대립하는 두영 앞에 얌전하고 조용하기만 하던 은재가 나섰다.
어느 순간 현실감을 상실해간 은재는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커터 칼을 휘두르던 두영에게 다가섰고, 그렇게 칼을 맞은 은재로 인해 상황은 모두 종료되었다. 아버지 죽음과 관련해 지독한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은재는 그렇게 죽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은재로 인해 종료된 사건은 그렇게 그들에게 잊었던 감정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다. 뉴스를 보고 병원을 찾은 종열과 재완, 그리고 동주로 이어지는 남자들의 방문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홀로 남겨진 지원은 성민에게 연락을 해보지만 언제나 혼자인 그는 서럽기만 하다.
귀신을 본다는 거짓말을 수습하지 못한 지원에게 은재는 신중하게 질문을 한다. 지원이 봤다는 귀신은 자신의 아버지라며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털어놓았다. 어린 은재가 봤던 기억 속의 아버지는 모든 사건의 핵심이었다. 오빠가 갑작스럽게 죽던 상황도 아버지와 연결되어져 있었다. 엄마가 의심받고 있는 그 모든 사건은 사실은 아버지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그 기억이 어린 은재를 지배하던 상황에서 아버지는 다시 뭔가를 보온병에 타기 시작했다. 아파 누워 있는 엄마까지 잃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보온병을 바꿔치기 한 은재는 그 행동으로 인해 아버지가 죽었다고 생각했다. 자신을 무척이나 사랑해준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죽음에 자신이 깊숙하게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이 그를 힘들게 했다.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지원은 중학생 시절 UFO를 봤다는 거짓말로 유명세를 치렀던 '송구라'라는 별명을 지닌 인물이었다. 예은을 위로하기 위해 왔던 친구 중 하나가 지원을 기억하고 있었고, 먼저 털어놓을 수 있었던 순간을 놓친 지원은 그렇게 다시 거짓말쟁이가 되고 말았다.
현실에서는 더욱 잔인하게 다가오는 데이트 폭력. 그 지독한 폭력을 담은 <청춘시대>는 우리에게 사랑으로 치부된 잔인한 폭력을 고발했다. 진명과 이나의 새로운 삶의 시작과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과거의 트라우마를 털어놓은 은재. 모두가 새롭게 시작하는 순간 그 시작점에 다시 지은이 섰다.
홀로 남자가 없어 서글펐던 지은은 자신의 하얀 거짓말을 수습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지원의 하얀 거짓말은 하메들이 가슴 속에만 품고 있었던 트라우마들을 밖으로 꺼내놓게 만들었다. 그렇게 밖으로 나온 고민과 고통들은 그렇게 힘들기는 하지만 세상과 싸우고 만들었고 새롭게 시작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원은 그렇게 <청춘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마지막 한 회 그녀의 거짓말이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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