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어떤 상황에서도 등장하는 가치입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왔고, 그런 봄바람과 함께 등장인물들의 사랑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각자의 사랑이 어떤 식으로 결과를 만들어갈지 알 수는 없지만, 기괴한 동거마저 아름다워지는 이 드라마가 최고임은 분명합니다.
강순옥의 순수한 사랑;
이토록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관계들이란, 김철희 기억과 함께 봉인된 어긋난 사랑
나말련의 악행을 세상에 알리고 자신의 퇴학을 무효로 하기 위해 이문학과 이두진을 찾은 현숙은 그 자리에서 그녀의 이름을 공개했습니다. 같이 동조하며 비판을 하던 두 남자가 그 이름을 듣자 놀랄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두진의 새엄마가 바로 나말련이었기 때문입니다.
지독한 인연의 끈은 쉽게 풀리거나 끊어지지 않고 지독하게도 연결이 되고는 합니다. 현숙과 말련의 운명 역시 어느 순간 사라진 듯 보이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순간 다시 등장히 지독한 방법으로 그들의 운명에 장난을 치기 시작하니 말입니다. 마리를 보는 순간 두진의 짝으로 점찍은 말련은 그녀가 현숙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표정이 될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자꾸 보게 되고 그러면서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돋아나기 시작한 마리는 검도 사범인 이루오가 여자 친구가 있다고 생각하며 좌절합니다. 그러면서도 완전히 끊어내지 못하고 여지를 남기고 있는 마리는 정말 이루오에 마음이 있었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만나고 싶은 루오의 문자를 받고 "여자 친구가 있는 사람이 이러면 안 되지"라면서도 자신이 내일 어디에 있을지 이야기하는 그 마음은 곧 사랑이었습니다.
마리에게 이미 빠져버린 이루오에게 그녀와의 모든 것은 행복이었습니다. 도서관을 찾아 반가운 재회를 하려는 순간 마리와 머리 스타일이 같은 남자 검도 부원으로 다시 놀라는 장면은 이 드라마가 수시로 보여주는 코믹 코드의 한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루오에게 반찬 등을 보내주는 이는 여자 친구가 아닌 사이 안 좋은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고 마리의 마음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가 현정 이모 가져다주라고 건넨 반찬 중 일부를 그에게 가져다주는 것은 그만큼 그에게 마음이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의 감정 교류라면 썸이 분명하고, 그런 아름다운 장면에서 마무리해도 좋을 상황에서 루오의 집을 나서다 그렇지 않아도 검도 사범으로 인해 사이가 안 좋은 관원들과 마주하는 장면은 작가의 센스였습니다.
마리와 루오의 사랑이 조금씩 섬세해지기 시작하듯, 현정과 문학과의 관계도 한 발씩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한 거리를 두고 있는 현정과 달리, 보다 적극적으로 그녀와 만남을 가지려 노력하는 문학은 현숙으로 인해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엄마 순옥으로 인해 횟집에서 낮술을 마시고 대리를 불렀는데, 저장되지 않은 번호를 대리로 착각한 현숙으로 인해 문학이 그 장소로 오는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자꾸 관계를 단절시키려는 현정과 달리, 적극적으로 그녀와 인연을 맺으려는 문학의 노력으로 그들은 함께 집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오픈카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보인 그들의 모습은 가장 행복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현숙의 실수는 문학을 순옥의 집까지 방문하게 만들었고, 한 눈에 그를 마음에 둔 순옥의 제안으로 초청까지 받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현정을 이끌고 서점으로가 책을 선물하는 문학을 보며 좋은 웃음을 짓는 그녀 역시 조금씩 문학의 곁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사랑이라는 감정들을 키워가는 동안 현숙과 나말련의 관계는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위기로 밀어 넣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나말련은 동생으로 인해 한충길을 목격하게 되고, 과거의 감정에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현숙과 관련된 과거의 이야기들은 그녀를 불안하고 초조하게 만들기 시작합니다.
문학의 방문과 과거의 이야기에 당황한 그녀는 돈을 빼앗아 가려고 그런다는 말을 쏟아냅니다. 두진의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말련의 이런 행동은 자격지심이 만든 불안이었습니다. 여전히 두진의 아버지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사고사라고는 하지만 말련과 연결될 수밖에 없는 지점이 있다는 점에서 감춰진 사건의 진실들이 궁금해집니다.
모든 등장인물들의 관계들이 조금씩 구축되고 형성되는 상황에서 순옥과 모란의 기괴하고 기막히도록 아름다운 동거는 흥미롭기만 합니다. 현실적으로 결코 만날 수 없는 이들이 함께 동거를 하는 것 자체가 모순 덩어리이지만 그들의 이런 기괴함은 점점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 철희의 등장으로 더욱 흥미롭게 이어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순옥이 물에 젖은 채 자신의 집으로 찾아 온 젊은 날의 철희를 보더니, 이번에는 모란이 자고 있는 방으로 들어와 순옥 곁에 누워 자신을 노려보며 "나 안 죽었다"라는 철희를 보고 기겁을 합니다. 두 여자의 예지몽은 철희의 기억 되찾기와 맞물리며 이들이 곧 재회할 수밖에 없는 운명임을 암시하고 있었습니다.
지독할 정도로 매료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순옥의 감정이었습니다. 모란의 꿈속에 나타난 철희가 '안 죽었다'는 말보다는 모란이 아닌 자신의 곁에 누웠다는 사실이 행복했습니다. 자신을 배신하고 모란을 따라 떠나버렸던 남자. 그 남자를 잊지 못하고 홀로 두 딸을 키우며 살아왔던 순옥은 여전히 그 나쁜 남자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그 행복한 감정은 두 딸과의 낮술자리를 만들었고, 한없는 행복은 그녀를 곱게 차려있고 모란이 철희와 비슷한 사람을 목격했다는 냉면집 앞을 서성이게 만들었습니다. 안국동에 대한 기억으로 조각들을 맞춰가던 철희는 우연히 냉면을 먹으러 나온 모란과 마주합니다. 하지만 완전히 기억을 되찾지 못한 철희는 그녀가 모란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기억이란 지독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잠자리에 들어서도 쉽게 잠들지 못하던 철희는 모란이 자신의 아내라고 확신합니다. 그 기억 속에서도 사랑이라는 감정은 순옥의 생각과는 달리, 여전히 모란에게 멈춰서 있다는 사실은 이후 파국을 예고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순옥과 모란 앞에 등장한 철희가 본처인 순옥은 알아보지 못한 채 모란을 자신의 아내로 착각하게 되는 상황은 슬픈 일이니 말입니다. 모란을 품고 그녀를 살뜰하게 챙기는 순옥과 그런 그녀에게서 진짜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배워가기 시작한 그들의 기괴하지만 아름다운 동거는 철희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기막히도록 아름다웠던 이들의 동거를 무너트리게 될 철희의 등장은 과연 이들의 운명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기대하게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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