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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천국사무소와 엄마의 소개팅 정규 편성은 가능할까?

by 자이미 2017.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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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는 <천국의 사무소>라는 설 특집을 통해 다시 한 번 토크쇼에 대한 갈증을 드러냈다. 사라진 <힐링캠프>의 새로운 부활을 알린 셈이다. KBS2는 <엄마의 소개팅>으로 <미운 우리새끼>의 새로운 버전을 생각하게 하는 방송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나를 이야기 하다;

천국의 사무소와 엄마의 소개팅, 정규 편성은 가능할까?



설이나 추석 특집은 거의 대부분 정규 편성을 위한 파일럿 형태로 바뀌었다. 매번 다양한 시도들을 하며 설 연휴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평가를 받고 싶어하는 경향이 커졌다. 그렇게 시작된 파일럿 잔치에서 살아남아 정규 편성을 받는 것은 한정적일 수밖에는 없다. 


노래는 사라지고 이야기만 남은 설 특집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정규 편성을 받을지 알 수는 없다. 연휴가 짧아서 인지 특집 역시 다른 때와 달리 많지도 않았다. 그리고 주목을 받는 프로그램 역시 손에 꼽힐 정도였다는 점에서 이 중 정규 편성을 받을 수 있는 파일럿이 있을지도 의문이기도 하다. 


보통 명절에는 노래를 부르는 행태의 파일럿들이 환영을 받고는 했다. 하지만 이번 설에는 노래를 하는 프로그램은 최소화되었다. 그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관찰 예능이 대세를 이루었다. 함께 살고, 혼자 버티는 삶 속에서 소통을 이루려는 노력들이 많이 보이는 듯했다. 


<엄마의 소개팅>은 설 특집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6%를 기록하며 심야 시간대 임에도 경쟁력을 보였다. 이런 경쟁력이 곧 정규 편성 가능성을 높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나이든 엄마의 삶을 되돌리는 것이다. 


아이들을 키우느라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살아야만 했던 엄마에게 소개팅을 주선한다는 것은 새로운 발상이다. 여전히 보수적인 상황에서 엄마에게 소개팅을 주선한다는 것 자체가 당황스러운 상황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나이와 상관없는 자신의 삶은 존재한다. 


자신을 희생하고 가족을 위해 살아왔던 어머니들의 새로운 청춘을 위한 자녀들의 배려는 그래서 따뜻하게 다가왔다. 엄마들의 새로운 청춘들을 위해 아들 딸이 나서고, 그렇게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여전히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여자 누구라는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담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연예인 등 특화된 계층을 위한 한정된 로망이라는 사실은 한계로 다가온다. 우리네 어머니는 여전히 힘든 현실과 마주해야만 한다. 폐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상의 힘겨움 속에서 여전히 내가 아닌 가족의 일원으로 버티는 수많은 어머니들에게는 그저 팔자 좋은 이야기로 다가올 수도 있으니 말이다. 


<미운 우리 새끼>와 유사한 하지만 명확하게 어머니의 독립성을 극대화한 <엄마의 소개팅>이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 알 수는 없다. 관찰형 예능 속에서 엄마들이 아들들의 일상을 보며 훈수를 두는 것에서 벗어나 직접 상대를 찾아 나서는 과정이 시청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선을 보는 행태의 예능이 장수를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정규 편성 가능성이 높으면서도 우려도 깊다. 


자신이 살아왔던 삶을 반추해 보고 마지막 기억 하나 만을 가지고 천국으로 향한다는 <천국사무소>는 나름 의미 있는 포맷을 가지고 있다. 안재욱이 출연해 자신의 일생 중 일곱 가지의 기억을 뽑아 이야기를 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자신의 일생을 정리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놓을 수 없는 단 하나의 소중한 기억을 찾아보는 과정은 흥미롭다. 


학창 시절의 추억부터, 죽음을 경험했던 힘겨운 기억, 그리고 평생 함께 할 부인을 만나고 자신의 아이까지 낳은 모든 기억들을 다시 정리해본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은 새롭게 다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니 말이다. 


대단한 그 무엇이 아닌 나를 돌아보게 하는 두 프로그램이 관심을 받고 있다. 개인의 일생 전체를 돌아보고 가치 있는 삶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철학 하게 하는 <천국사무소>와 엄마라는 이름을 버리고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라고 외치는 <엄마의 소개팅>은 변화하는 시대상을 보여준 설 특집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정규 편성 가능성을 지닌 이 프로그램들이 봄 개편에 새롭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이미 정규 편성을 어느 정도 고민하고 만든 듯한 <천국사무소>와 다채로운 변화와 이후 이야기가 중요하게 다가올 <엄마의 소개팅>은 새롭게 변모하는 시대를 잘 보여주는 듯해서 흥미롭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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