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것은 언제나 힘들다. 쉽게 사는 듯한 이나에게도 말하지 못한 힘겨운 과거가 존재한다. 오직 버티는 것만이 사는 것이 되어버린 진명의 삶이 극단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많은 수의 청춘은 그렇게 지독한 현실을 버텨내기에 급급하다. 그리고 잔인한 희망 고문에 마음까지 멍들어 버리는 청춘들에게 정말 희망은 존재할까?
이별도 행복이 되고는 한다;
버텨내야만 하는 청춘, 사랑도 사는 것도 쉽지 않은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따뜻한 위로
레스토랑 매니저의 복수는 추하게 시작되었다. 자신의 욕구를 받아주지 않은 진명에게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매니저와 그런 행동에 분노하면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재완은 이 모든 것이 답답하기만 하다. 속 모르는 다른 직원들은 매니저와 사랑싸움 정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
왕따도 모자라 이제는 서빙을 하는 진명을 툭 건드려 위기를 맞이하게 하려는 행동까지 하기 시작한다. 이대로 참아내면 그들이 더 악랄한 행동으로 자신을 괴롭힐 것이라는 것을 진명은 안다. 즉시 뜨거운 물로 복수를 하는 진명은 다음에 또 그러면 뜨거운 기름에 담근다는 말로 복수를 한다.
진명이 매니저의 못된 행동에 강하게 분노했듯 그녀는 강했다. 참을 만큼 참은 후 더는 밀릴 수 없는 상태에서 발현되는 그녀의 용기는 그렇게 강력함으로 다가오고는 한다. 이나는 불안하다. 자신이 믿고 의지하고 싶었던 남자가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
자신의 딸을 죽였으니 너도 죽어야 한다는 그 아저씨가 자꾸 전화를 하고 벨 에포크 앞에서 서성거린다. 두려움이 가득한 이나는 그가 과연 어떤 사람인지가 궁금했다. 동주를 통해 아저씨의 과거를 알게 된 이나는 더 두렵기만 하다. 과실치사로 10년 형을 받았다는 이 아저씨가 정말 자신을 죽일 수도 있다고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은재는 유일하게 행복하다. 사랑이란 게 무엇인지도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사이 훅 들어온 종열로 인해 실전으로 연애를 배우고 있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왔다 이상한 분위기에 쫓겨 집으로 들어가다 종열을 치고 말았다. 주인아주머니가 경고한 낯선 남자라 생각했던 은재의 비명은 벨 에포크 하메들을 모두 불러냈고, 종열은 죽지 않을 정도로 맞을 수밖에 없었다.
종열의 상처가 걱정되어 쳐다보던 그는 은재에게 첫 키스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그 낯선 기분에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감정. 그리고 그런 그들의 첫 키스를 보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지원과 그런 그녀를 막기에 여념이 없는 이나. 모든 하메들은 은재의 사랑을 축복했다.
사랑이 시작되는 이가 있으면 마무리해야만 하는 이도 나오기 마련이다. 자존감이 지독할 정도로 낮은 예은은 얼굴만 잘 생긴 두영을 지독하게 사랑한다. 자신에게 막 대하는 그 남자이지만 매달리듯 그에게 사랑을 갈구하던 예은은 두영의 휴대폰 속에서 이나와 톡을 한 내용을 보게 되면서 변하기 시작한다.
예은은 이나가 자신의 남친을 빼앗아가려고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나가 동주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두영과 만나고 통화하는 것이라고 착각했다.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한심하고 황당한지 스스로도 알면서 멈출 수가 없다. 두영을 만나 더 애교를 부리고 적극적으로 대하지만 그 의심은 사라지지 않고 더욱 강렬하게 자리를 잡기만 한다.
잘못은 두영이 했는데 화풀이는 이나에게 하는 예은은 묘한 감정들이 지배하고 있었다. 비교되는 이나에게 질투심이 있는 예은은 자신의 남자까지 이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가장 화려하게 화장을 하고 나선 예은은 두영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종속적인 예은은 절대 할 수 없는 이별 통보가 두영도 당황스럽기만 하다. 평생 그렇게 한 남자에게 붙잡혀 살아갈 것만 같았던 예은은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선택하고 그 지독한 굴레에서 스스로 벗어나고자 했다. 그렇게 이별을 선언했지만 그게 쉬울 리는 없었다. 스스로 망가져서라도 자존감을 찾고 싶어 했던 예은과 그런 그녀를 그대로 지켜볼 수 없었던 이나의 구출작전들은 그녀들의 진한 우정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진명에게 삶은 고달프고 힘들다. 학교도 제대로 다니기 힘들었고, 아픈 가족으로 인해 자신의 청춘마저 담보 잡힌 그녀에게 일상의 평범함마저 사치였다. 지독할 정도로 아껴야만 했고, 잠마저 포기하고 일을 해야 했다. 그것도 모자라 미래를 위한 공부도 쉴 수는 없다. 이 지독한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바로 그 미래를 위한 선택에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앞세워 레스토랑 매니저는 진명을 농락하려 했다. 가장 힘겨운 그녀를 악랄한 방식으로 몰아붙이던 한심한 매니저가 어쩌면 진명의 미래일 수도 있었다. 잠깐의 편안함을 가져올 수도 있었던 순간이 있었지만 진명은 과감하게 그런 요구를 거부했다. 그 거부의 대가가 지독함으로 다가오기는 하지만 그 마저도 자신이 이겨내야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길거리에서 뛰다 넘어진 아이는 울지 않았다. 누구도 그 아이를 도와주지 않는 한 울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등장하는 순간 아이는 서럽게 울게 된다. 자신을 봐달라고 말이다. 위로 받고 싶어지는 것은 아이만이 아니다. 진명도 누군가 자신을 위로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진명은 홀로 넘어진 아이처럼 그렇게 참아내고 싶었다. 그렇게 위로 받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질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사채업자의 협박에 진명은 다시 사인을 한다. 어머니를 협박하는 사채업자를 더는 모른 척 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다시 커다란 짐을 짊어진 진명은 재완이 레스토랑을 그만두라는 말은 거부한 채 다시 출근을 했다. 그녀가 이 공간이 얼마나 불편하고 힘겨운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모두가 원하듯 그만두지 않는 것은 그곳에서 그만두면 그 무엇도 할 수 없다는 확신 때문이다.
힘들다고 피하기 시작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맞서서 싸우고 버텨내지 않으면 다시 유사한 위기가 찾아와도 이겨낼 수 없다는 사실을 진명은 알고 있다.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는 진명은 그런 존재였다. 하지만 때로는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을 때가 있다.
누군가 나를 토닥여주며 내 잘못이 아니라고 말이다. 무너질 것만 같았던 진명에게도 희망은 다시 슬쩍 찾아오고는 한다. 최악의 상황에서 진명에게 온 문자는 자산공사 필기시험 합격 확인이었다. 지독한 현실 속에서도 진명은 그렇게 희망을 봤다. 그 희망이 진정한 희망이 될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그렇게 지독한 희망 고문 속 희망은 가끔씩 허상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하니 말이다.
여성들만이 나눌 수 있는 진솔한 대화와 그녀들의 우정. 그 모든 것이 벨 에포크에서는 벌어진다. 서글픈 청춘의 이름으로 힘겹지만 당당하게 맞서는 그녀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값지게 다가온다. 자신을 죽이려던 남자의 고시원 방을 찾아 솔직하게 사고 당시를 회상하며 자신을 죽일 거냐고 묻는 이나의 모습에서도 그녀들의 청춘은 당당하게 다가왔다.
두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는 벨 에포크의 하우스 메이트들의 당당함은 반갑다. 이별도 용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예은의 이별은 자존감이 없던 그녀가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는 시작점이기도 했다. 쉽지 않지만 힘겨움에 매몰되지 않고 성장을 위해 나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벨 에포크에서는 벌어지고 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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