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2회를 남기고 폭풍 전개가 이어졌다. 한심한 김상철은 유정에 의해 철저하게 농락당했다. 자신의 것은 소중하고 남의 것은 하찮게 생각하는 자의 말로는 그렇게 당하는 것이 옳다. 비록 현실에서 그런 시원한 복수는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갈등의 시작 홍설의 위기;
유정의 복수를 처음으로 인정하기 시작한 홍설, 인하의 분노로 격한 갈등은 시작된다
갑작스러운 인호의 행동에 당한하는 설이.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이미 인호는 자신에 대한 감정을 많이 키워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후 가능하면 인호와 마주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피해 다니는 설이 앞에 등장해 자신을 피해 다니지 말라고 한다.
설이가 자신에게 연인의 감정이 없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마음일 것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만들어지는 감정을 무 자르듯 끊어낼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인호의 감정 정리 방식은 명쾌하다. 속으로 삭이며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도 않으면서 상대를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는 행동은 모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가장 현명한 방식이니 말이다.
인호의 마음이 무엇인지를 알면서도 단호하게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설이의 마음 역시 자연스럽다. 그저 친한 존재로 인식하던 이가 갑작스럽게 개인적인 감정을 고백하면 돌변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 상대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면 더욱 더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삼각관계는 기묘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설이를 위해 정이가 전해준 족보는 많은 이들이 탐내는 물건이었다. 그 족보만 있다면 졸업 시험을 통과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무런 노력도 없이 타인의 노력을 당연하게 여기는 그들에게 설이는 공유하고 싶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극단적인 결과를 몰고 왔다.
노력 부족으로 졸업도 하지 못하고 있던 상철이 몰래 족보를 훔쳤다. 노력은 하지 않으며 세상을 탓하고, 술이나 퍼마시던 그가 어렵던 졸업 시험을 통과했다. 많은 이들은 이런 상철의 모습을 보면서 의심은 하지만 물증이 없어 뭐라고 반박도 하지 못했다.
졸업 시험 통과를 자축하며 술을 사주던 상철은 족보로 관심을 유도하다 설이에게 들통이 나고 말았다. 하지만 전반하장 모습을 보이며 오히려 설이를 윽박지르던 상철. 그런 상철을 향해 정의의 주먹을 날리는 인호는 설이의 그림자나 다름없는 존재가 되었다.
상철의 만행을 더는 참지 못했던 정이는 자신이 잘 하는 방식으로 그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인턴 1차 서류전형에서 떨어진 상철을 통과시키고, 그가 합격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 면접날 선택을 하게 했다. 대기업에 가고 싶어 하던 상철은 자신의 능력과 상관없는 욕심을 부렸다. 이미 미끼를 문 상철은 철저하게 농락당하며 모두를 놓치고 말았다.
모든 것을 놓친 상철이 설이를 붙잡고 술주정을 하는 장면은 가관이다. 지역에서는 그래도 똑똑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유명 사립대에 왔지만 그곳에서는 모두 똑똑하다는 이야기였다. 가난한 집안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업을 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그럴 수밖에 없는 사회를 비판하기만 한다. 그런 상철이 밉상인 이유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
사회 구조적인 병폐가 수많은 청년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정말 억울할 정도로 힘겹게 청춘을 버텨내는 이들이 태반이지만 상철과 같은 인물도 존재한다.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술에 의지한 채 타인의 노력을 당연하게 자신의 것으로 취하면서도 고마움도 느끼지 못하는 상철과 같은 존재는 최악이다.
상철처럼 집안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휴학을 반복하던 설이는 최소한 노력은 한다. 최선을 다해 장학금을 받고 족보를 잃어버린 후에도 그는 졸업 시험에 통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회적 병폐에 분노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열심인 설이의 모습과 상철은 너무 극단적이라는 점에서 씁쓸하다.
선택이라는 상황으로 상철의 오만한 욕망을 폭발하게 만들어 무너트린 정이. 여전히 자신의 잘못은 생각하지 않은 채 당한 것에만 분노해 회사까지 찾아와 행패를 부리는 상철에게 반격하는 정이. 그런 정이의 모습을 목격한 설이는 과거라면 돌아서서 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이를 안으며 그의 분노에 공감을 표했다.
노력하지 않고 남 탓만 하는 자에 대한 복수라는 점에서 설이 역시 정이의 방식에 무조건 찬성하지 않지만 그를 이해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그렇게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정이와 설이는 그래서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둘 사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인하로 인해 문제는 시작되었고, 예고편에 등장했듯 설이가 교통사고까지 당하며 남은 2회는 바쁘게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분량에 대한 문제재기도 많지만 <치즈인더트랩>은 드라마로 만들어지며 웹툰에서 그리지 못하는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 여전히 진행 중인 이야기와 달리, 이제 두 번의 이야기로 마감을 해야 하는 드라마는 격정적인 결말을 준비하고 있다. 유정과 홍설은 행복해질지, 인호와 인하 남매는 자립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가진 것이 많아 세상을 우습게 보는 오영곤과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어 세상을 비판하는 김상철. 두 부류의 인물을 어떻게 그려내느냐는 중요했지만, 이 드라마에서 사회적 계급 논쟁은 극단적인 방식으로 그려져 희석되고 말았다. 둘 중 누구를 택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청년들이 현재 겪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조금은 투영되기를 바랐다면 아쉬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드라마가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그들만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이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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