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보다 행복한 일은 없다. 티격태격해도 뒤끝이 존재할 수 없는 친한 친구들과의 여행은 더욱 큰 가치로 다가온다. 데뷔 21주년 핑클. 해체된 지 14년 만에 핑클 멤버가 모두 모였다. 지난해 효리가 사는 제주에서 한 차례 만나기도 했던, 그들은 함께 프로그램을 하기 위해 뭉쳤다.
1세대 걸그룹의 대명사였던 핑클이 다시 함께 하기를 바라는 팬들은 여전히 많다. 하지만 S.E.S.가 무대 위에 오른 것과 달리, 그들은 여전히 신중했다. 해체 후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활동하며 살아왔던 그들은 핑클에게는 특별했던 데뷔 20주년을 간단한 모임으로 마무리했었다.
이효리, 옥주현, 이진, 성유리 핑클 4명의 멤버가 모두 모인 것도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팬들에게는 그 오랜 시간 염원이 이뤄진 것이다. 그들은 캠핑카를 몰고 대한민국의 관광지를 찾아 함께 추억을 쌓는 여행을 하게 된다. 단 일주일간의 여행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팬들이 그토록 오랜 시간 요구해왔던 완전체 핑클의 복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오랜 시간 각자의 일을 해왔고, 옥주현을 제외하고는 결혼도 했다. 그런 그들이 다시 핑클로 복귀를 하는 것은 말처럼 쉬울 수는 없다. 그렇기에 모든 것이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결혼 후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이진까지 돌아와 사전 미팅을 하며 설렘 가득 캠핑을 기다린 그들은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기만 했다. 18에서 20살까지 어린 나이에 데뷔를 해서 큰 사랑을 받았던 그들이 활동을 하며 충돌하고 싸우는 것은 너무 당연했다.
체계적인 준비 없이 시작된 걸그룹이 완벽하게 하나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어린 시절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준비된 캠핑카에 속속 모인 핑클 멤버들은 짐이 한가득이다. 편하게 장난을 주고받을 정도로 편안한 이들의 모습은 보기 좋았다.
30대 후반부터 40대가 된 그들이지만 만나면 20대 한참일 때로 돌아가게 된다. 스스럼 없이 함께 하는 이들의 모습은 그래서 반갑고 아쉽다. 왜 이제야 만났는지 아쉬움이 커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멤버가 모두 모여 여행을 한다는 사실이 날을 새우며 음식 재료까지 모두 준비한 옥주현의 모습에서 이들의 첫 여행의 의미가 잘 드러난다.
왁자지껄한 준비 과정을 거치고 시작된 그들의 첫 번째 정박지는 '용담 섬바위'였다. 운전대를 잡은 리더 효리의 리드로 음악과 이야기가 가득한 그들의 캠핑카는 흥겨움 그 자체였다. 60일 동안 이들을 위해 특별하게 개조된 캠핑카는 핑클 완전체를 위한 선물과 같았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함께 음식도 사먹고 노래를 틀어놓고 따라 부르는 등 모두가 즐기는 일상의 평범함에서 보다 큰 행복을 느끼는 그들은 비록 카메라 앞이기는 하지만 과거에 비해 참 편안해 보였다. 왜 그 긴 시간 동안 함께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말이다.
금강이 흐르는 용담은 경이로웠다. 용담호의 웅장함과 훼손되지 않은 자연 안으로 들어선 이들은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정박을 준비하며 여유롭게 자연을 즐기는 시간은 그들이 함께 여행을 떠난 이유이기도 하다. 특별할 것 없이 자연 안에 그대로 몸을 맡기는 것 하나 만으로도 힐링은 가능하다.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주현은 저녁 준비를 하고, 효리는 제주 민박의 노하우를 극대화해 식사 후 불피우기에 나선다. 진이와 유리는 설거지를 담당하며 각자의 몫을 채워내는 과정도 보기 좋았다. 일상을 벗어나 가장 좋았던 시절을 함께 보냈던 옛 친구들과 여행을 나와 식사를 하고 차 한잔 마시는 여유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인디언들의 TV'라고 불리는 불을 피우고 말 없이 서로를 공감해 내는 과정은 캠핑만이 만드는 힘이다. 야외에서 불을 피우고 그 주변으로 함께 모여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서로를 이해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함께 밥을 해서 먹고, 세면을 하고 같은 공간에서 잠을 자는 행위는 특별한 감정을 만들어낸다.
대단할 것은 없다. 여자들의 여행을 꺼리는 방송의 현실을 정면에서 대적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도전이다. 여기에 '핑클' 멤버들이 모두 모였다는 것도 큰 의미다. 이번 여행을 통해 완전체 핑클로 무대에 설 수 있을지 가늠해 본다는 점에서도 특별한 여정이다.
예능에 최적화되었다고 해도 좋을 효리, 그리고 여전히 엉뚱한 진, 조용하지만 할 건 다하는 주현, 원톱 막내에서 뭐든 잘하는 막내로 돌아온 유리까지 첫 회부터 이들의 서로 다른 색채가 잘 드러났다. 비록 쉬울 수 없는 일주일 동안의 여정일 것이다. 그 과정을 함께 겪어내며 때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다시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은 그들과 그들을 기다려온 팬들에게는 모든 것이 소중한 추억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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