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힐 듯 잡히지 않은 이들의 전쟁도 이제는 마지막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승자가 될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누군가는 혹은 모두가 패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건드려서는 안 되는 역린은 서로에게 상처가 되고 결국은 공멸로 가는 이유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펀치>는 마지막 단계로 접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윤지숙은 지고 다시 이태준이다;
수레바퀴처럼 이어지는 고리들, 정환과 하경의 맞잡은 손 과연 정의는 실현될까?
회광반조 현상이 일어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윤지숙 국무총리 내정자의 비리 정보를 확인하려던 정환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뇌종양 말기 환자인 그는 결정적인 순간 극심한 고통에 쓰러지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던 그 순간 자신을 막은 지병은 그를 더욱 혼란스럽고 힘겹게만 했습니다.
7년 전 병역비리 사건은 이제 윤지숙에게 남은 마지막 남은 흠결이었습니다. 세상에 알려진 윤지숙은 완벽한 존재였습니다. 대한민국의 헌법을 만들고 이끈 법조계의 후손으로 강직한 성품에 검사에서 법무장관이 되고, 이제는 국무총리까지 올라선 그녀의 삶은 승승장구였습니다.
언제나 부도덕함에 맞서 정의를 앞세우는 그녀에게도 약점은 존재했고, 그 약점은 그녀를 괴물로 만들었습니다. 검사 조직의 암적인 존재라는 이태준과 손을 잡고, 이제는 그를 충직한 개로 생각하며 모든 악행을 진두지휘하는 그녀는 오직 대권에 대한 야망만 존재하는 탐욕스러운 권력자일 뿐이었습니다.
윤지숙을 무너트릴 수 있는 강력한 무기였던 이태준의 칩은 그 스스로 살기 위해 없애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마지막 남은 하나는 7년 전 병역비리를 이끈 의사가 남겼을 수도 있는 자료였습니다. 그리고 정환이 그에게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의 아들이 운영하는 카센터까지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의료사고로 인해 의사에서 자동차 정비공이 된 서동훈을 찾은 호성은 의사면허를 다시 발급해주는 조건으로 아버지가 남긴 문건을 자신에게 넘기라고 요구합니다. 이 상황에서 대면하는 호성과 전화 통화를 하는 정환 사이에서 동훈의 선택은 정의였습니다. 자신의 의사라는 직업을 포기한 것에 대한 회환이 많았지만, 부도덕한 삶을 살았던 아버지와 같은 존재가 될 수는 없다는 확신이 그의 선택을 결정했습니다.
윤지숙 아들인 이상영 판사를 무너트릴 수 있는 무기를 가진 정환은 결정적인 순간 딜레마에 빠지고 맙니다. 윤지숙에게는 자신의 딸인 예린이의 국제초등학교 입학 비리 문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태준과 윤지숙에 대한 복수가 남은 삶의 모든 것인 정환에게도 딸에게 먼지가 묻는 것은 두보 볼 수가 없었습니다. 윤지숙의 충직한 개가 되겠다고 다짐한 이태준에게 정환의 제안은 솔깃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목줄을 끊을 수 있는 확실한 제안에 이태준은 바로 대응했고, 비서실장을 이용해 압수수색에 나서게 됩니다. 물론 이상영 판사를 구속하고 수사를 하는 과정도 함께 병행되었습니다. 윤지숙 사무실은 이태준이 그녀의 집은 정환이 책임을 지면서 서로에게 약점이 되는 칩과 문건을 가진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끝난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간과했던 것은 바로 복사본이었습니다. 원본을 윤지숙이 집 금고에 보관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던 이호성이 정환의 목을 쥘 문건을 복사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윤지숙의 몰락에 이어 이태준까지 함께 무너트릴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나온 상황에서 이 복사된 문건은 모든 것을 뒤틀리게 만들었습니다. 공석이 된 법무부장관 자리를 정국현 차장검사에게 주라는 정환의 협박에 비서실장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비리를 가지고 있는 정환에게 대항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정국현이 법무부장관이 되면 윗 기수인 이태준은 자연스럽게 검찰총장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는 이태준에게 이호성은 중요한 반전 카드를 내밉니다. 이미 윤지숙과 함께 하는 것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자신 스스로도 탐욕의 괴물로 변모하고 있던 이호성은 정환의 딸 비리를 복사한 자료를 이태준에게 넘기고 그이 사람이 됩니다.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카드를 쥔 이태준과 그를 무너트리는 것만이 최선이라는 정환의 대립은 사면초가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언론플레이를 통해 정환의 잘못된 부정을 대서특필하고, 이로 인해 고립작전을 펴는 이들은 하경마저 궁지로 몰아넣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딸을 위해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태준을 살린 정환은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자신을 괴롭히는 상황에 좌절합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이 뿌린 씨앗에서 출발해 나온 결과였기 때문입니다. 이태준의 손을 잡고 그를 검찰총장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비리들은 결과적으로 바로잡기 위해 나선 그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강재까지 복귀해 정환 앞에 나선 상황에서 하경은 정환에게 함께 복수를 하자고 제안합니다. 정환의 시한부 삶 속에서도 정의로운 검사이기를 원했던 하경은 자신의 달을 위협하고 위기에 몰아넣는 그들로 인해 더는 참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마지막 반격을 위해 손을 맞잡았습니다. 이호성으로 인해 박정환 게이트는 시작되었고, 그 게이트는 결국 헬 게이트가 되고 말았습니다. 건드려서는 안 되는 역린을 건드린 결과는 윤지숙 논란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한 달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정환에게는 앞날의 걱정도 존재하지 않고 오직 남겨질 딸을 위한 복수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이렇게 정환과 하경은 부모의 이름으로 이태준 사단과의 마지막 대결을 시작했습니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지배 권력이 어떻게 탄생하고 유지되는지에 대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펀치>가 과연 마지막 승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우리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결코 해피엔딩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권력에 대한 탐욕만 존재하는 자들이 지배하는 현실 속에서 사회 정의는 요원한 게 사실이니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펀치>가 어떤 결론을 돌출해낼지가 더욱 기대됩니다.
자신의 딸을 위협하는 윤지숙으로 인해 정환은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 문건을 통해 윤지숙과 이태준 모두를 무너트리려 했던 정환은 자신이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죽고 나면 언제 다시 딸 예린이를 이용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정환은 이태준을 살리는 대신 윤지숙을 무너트리기로 방향을 선회합니다.
<펀치>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가정을 중시하고, 가족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모든 범죄의 근원이고 악의 화신이라는 사실은 아이러니하기만 합니다. 선과 악을 구분하는 것조차 무의미한 현실 속에서 드라마가 던지는 가치는 우리 사회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반면교사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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