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서진과 로빈이 함께 공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등장한 장하나는 모든 문제의 근원이자 풀어낼 수 있는 해법이기도 합니다.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재미는 오늘 방송에서도 흥미롭게 이어졌습니다. 환상적인 상황들은 사랑이라는 가치라는 틀 속에서 익숙해지는 감정선이라는 점에서 <하이드 지킬, 나>는 분명 달콤한 로맨틱 코미디였습니다.
구서진과 로빈의 대립;
5년 만에 다시 돌아온 로빈, 그를 깨운 것은 서진이 아니라 바로 장하나였다
거대한 미러볼이 떨어지는 순간 하나를 구해준 이는 바로 서진의 또 다른 존재인 로빈이었습니다. 하지만 로빈의 등장과 함께 경호원들은 그를 잡기 위해 추격을 시작했습니다. 장하나는 자신을 구해준 것이 구 상무라는 사실도 놀랍지만, 그를 지켜야 하는 경호원들이 왜 그를 추격하는지가 더 이상하게 다가왔습니다.
장하나가 보고 있는 이 모든 상황들은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자신이 알고 있던 구 상무는 절대 자신을 도와줄 인물도 아니지만, 경호원들에게 쫓길 이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궁금증은 구 상무를 찾아 옥상으로 향했고, 그 상황에서 경호원들을 피해 도주를 준비하고 그런 구 상무를 위해 장나하가 함께 합니다.
하나가 적극적으로 로빈을 도와줄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가 한 발언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을 로빈이라 소개한 그는 자신을 왜 도와주었냐는 질문에 "고마워하지 마요. 그저 내 성격이니까"라는 답변 때문이었습니다. 이 답변에 하나가 즉시 반응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자신의 생명을 구해주었던 어린 시절의 남자가 해주었던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건의 핵심이자 근원인 하나의 등장은 결과적으로 잠잠하던 서진을 흔들었고, 그렇게 흔들린 서진 속 로빈은 5년 만에 세상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나약하기만 했던 서진이 10년 동안 그렇게 의지하며 살아왔던 로빈이지만, 5년 전부터 서진은 지독하게도 로빈이 다시 등장하지 못하도록 노력해왔습니다.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결코 로빈은 나올 수 없다는 확신으로 철저한 금욕 생활을 해왔던 서진이었지만 그 모든 것은 장하나의 등장으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로빈과 구서진 그리고 그의 아버지의 관계들은 아직 정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녀의 어머니가 로빈이 된 서진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은 과거 어떤 사건이 그들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천사의 다리에서 있었던 과거의 그 사건. 그리고 그 사건을 촉발시킨 아직 드러나지 않은 그 사건들은 앞으로 <하이드 지킬, 나>가 풀어가야만 하는 과제이자 재미일 것입니다.
구 상무에게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과거의 기억과의 접점을 로빈에게서 찾은 하나는 그 의문들을 풀고 싶었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을 구해주었던 남자가 차고 있었던 목걸이, 그리고 자신을 구한 후 들려주었던 이야기인 "고마워 하지마, 그저 내 성격이니까"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눈앞의 로빈은 장하나에게는 감격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하나의 이런 기억과 감동은 로빈에게도 기쁨으로 다가왔습니다. 로빈이라는 존재는 서진이 요구하지 않으면 결코 나올 수 없다는 점에서 그는 의문을 품었습니다.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서진의 몸속에서 잠들어 있던 자신을 깨운 것이 서진의 의지가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입니다.
로빈이 등장하기를 원한 이들은 존재하지 않았고 모두가 자신을 두려워하는 현실 속에서 그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어머니조차 로빈이 된 자신을 반기지 않는 상황에서 의문은 커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발언과 비서인 영찬조차도 로빈이 나올 수 있는 조건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의문이 커진 로빈이 찾은 비밀의 방에서 그 모든 것이 풀렸습니다. 로빈이 서진과 맺은 19개의 룰 중 마지막 룰을 어길 수 있었던 이유가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둘이 만든 공존의 룰에 따라 자신에 대한 궁금증을 품고 있는 하나에게 쌍둥이라고 속이기는 했지만, 그는 여전히 의문이 존재했습니다. 서진이 원하지 않는 한 자신은 존재 가치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서진과 로빈이 만든 19개 중 마지막 룰에는 '존재 의의가 없으면 로빈은 소멸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룰에 따라 5년 동안 로빈은 단 한 번도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습니다. 서진이 철저하게 로빈을 막은 노력의 결과였기 때문입니다. 그런 5년 동안의 고생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장하나 때문이었습니다.
모니터들을 보던 로빈도 의아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서진이 두려워 자신을 찾은 게 아닌 현실 속에서 누군가는 자신을 세상에 불러냈다는 사실은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서진의 영상들을 보면서 그 대상이 누구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장하나의 등장이 곧 로빈을 세상 밖으로 불러낸 이유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서진도 느끼고 있었지만 확신을 가지지 못했던 장하나. 꿈속에 등장해 이미 예지몽처럼 앞날을 예고했던 하나의 존재는 강렬했습니다. 어린 시절 천사의 다리에서 수없이 자살을 생각했던 어린 서진. 그런 서진을 멀리서 보면서 짝사랑을 해왔었던 어린 하나. 그런 어느 날 결심을 하고 자살을 하려던 서진을 구하다 오히려 강에 빠져버린 하나. 그런 하나를 구하기보다는 두려움에 뒷걸음질만 치던 서진은 달라졌습니다.
위기에 빠진 하나를 돕기 위해 로빈은 처음 등장했습니다. '구하라'라는 방어기재가 만들어진 것은 바로 그때부터였습니다. 즉 로빈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구하라'라는 기재가 발동하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곧 로빈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서진이 아니라 바로 장하나라는 의미라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서진의 의지에 따라 로빈은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서진이 아니라 그 모든 가치의 기준은 장하나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이후 벌어질 사건들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숨겨진 과거의 이야기들이 여전히 남겨진 상황에서 조금씩 드러나는 이들의 관계는 결국 로맨틱 코미디에서 시청자와 호흡을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는 점에서 반가웠습니다.
종말의 룰이었던 19번째 규칙으로 마무리되었던 서진과 로빈의 규칙은 희망의 룰이 하나 더 추가되었습니다. 20번 째 규칙은 바로 '장하나를 지킨다'라는 대명제였습니다. 강 박사 납치 사건의 목격자라는 이유로 집요하게 죽음의 위기 속에 던져져야 했던 하나를 구하는 것이 이들의 중요한 규칙이 되었다는 사실은 이후 사건과 과거 사건들의 결합으로 더욱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빈이 연기하는 서진과 로빈의 변화무쌍함은 분명 이 드라마를 보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로코에 최적화된 한지민의 모습 역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이어지고 그런 과정에서 애틋한 사랑의 기운이 조금씩 등장하는 것은 로코가 지닌 고유한 성향이자 재미의 축입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느낀다면 로코인 <하이드 지킬, 나>는 의미를 가질 수 없습니다. 극중 로빈을 세상에 불러오는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로빈은 소멸한다는 말처럼, 시청자들이 로코 특성인 과장된 여정을 부담스러워한다면 이는 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궤도 위에 올라서진 못하는 <하이드 지킬, 나>는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로코의 고리를 찾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다가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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