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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피노키오 1회-기자가 아닌 기레기의 시대, 피노키오 신드롬에 거는 기대

by 자이미 2014.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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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이 나오는 기자의 이야기. 이는 우리 시대 가장 간절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피노키오>는 큰 기대를 하게 만듭니다. 기레기라 불리는 언론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필견의 드라마가 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우리시대 언론의 역할과 가치;

이슈만 쫓는 언론에 풍비박산이 되어버린 기하명, 그 복수가 기대된다

 

 

 

 

우리시대 언론의 역할은 더욱 강하고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역으로 현재의 언론이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오는 강렬한 욕구일 것입니다. 이런 대중들의 욕구를 작가는 정확하게 읽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에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는 진실한 기자를 내세웠습니다. 

 

 

피노키오 신드롬. 작가가 만든 이 흥미로운 신드롬은 <피노키오>의 작품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작가가 만들어낸 이 새로운 신드롬은 작품에서는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용어이기도 합니다. 거짓말을 할 수 없는 그 절대적인 가치가 결국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만들고 만 첫 회부터 이 드라마는 흥미로운 상황들을 잘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언론의 역할만을 무겁게 이야기하기보다는 이야기의 재미를 통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주제를 관철시키려는 박혜련 작가의 시도는 그래서 반가웠습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도 흥미로운 소재와 접근법을 통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박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충분히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색다른 접근법을 통해 언론의 가치관을 투영하는 박 작가의 농익은 능력은 <피노키오>를 볼 수밖에 없도록 했습니다.

 

향리도라는 작은 섬에서 살게 된 최달포의 삶은 한 방송사의 퀴즈쇼를 통해 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피노키오 신드롬', '육십갑자', '케빈 베이컨의 법칙' 등의 정답을 통해 플래시백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과정은 작가의 능력이자 힘이었습니다.

 

불편하지 않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은 바로 작가의 힘입니다. 첫 방송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느냐가 관건인 상황에서 아역과 성인배우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며 둘 모두를 매력적으로 풀어갔다는 것만으로도 <피노키오>는 충분했습니다.

 

운명적으로 만날 수 없는 악연을 가진 둘은 운명처럼 조카와 삼촌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14살 어린 기하명은 바다에서 건져져 최달포라는 이름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섬에서 홀로 살고 있던 할아버지 공필에 의해 구해진 하명은 할아버지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아들 달포가 되기로 결정합니다. 자신의 아버지뻘인 달평이 동생이 되고 자신과 동갑인 인하는 조카가 되어 새로운 가족이 된 이들의 삶은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이혼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가족을 풍비박산시킨 기자 송차옥의 딸과 함께 살게 되는 이 지독한 악연은 그래서 달포가 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가족이 붕괴되고 죽음 속에서도 겨우 살아 난지 5년. 달포는 '올빵'이라는 별명을 가진 촌스러운 학생이 되어 있었습니다. 탁월한 두뇌를 가진 그였지만, 자신을 숨기고 살아야만 하는 현실 속에서 어린 하명의 선택은 어눌한 달포의 삶이었습니다.

 

5년을 살아왔던 달포의 삶을 벗겨내는 계기는 퀴즈쇼였습니다. 전교 1등인 친구에 대적하는 새로운 등장인물이 된 달포는 모두가 황당해 할 정도의 인물이었습니다. 전교 꼴지인 그가 퀴즈쇼에 등장한 것부터가 잘못이었지만, 첫 번째 문제부터 찬스를 요구하는 모습에서 모두가 당황할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드라마는 현재에서 과거로 이어지고, 이런 반복을 통해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공고하게 해주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는 '피노키오 신드롬'에 걸린 최인하와 동네 옆집 청년의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소방관인 아버지로 인해 이사를 하게 된 하명 가족은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소방서 반장인 그는 재명과 하명이 있어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탁월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 평범한 아들 바보였습니다.

 

'피노키오 신드롬'에 걸린 옆집 청년의 딸꾹질이 얼마나 잔인한 결과를 가져올지 처음 만났을 때는 몰랐습니다. 그의 그 '피노키오 신드롬'이 지독한 결과로 이어지는 이유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갑작스러운 화재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공장 안에 직원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결심을 하게 됩니다.

 

 

죽음의 공포 앞에서도 소방관으로서 소명을 다하기 위해 불길에 뛰어든 소방관들은 폭발로 인해 모두 숨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이 공장에 있다고 밝혔던 공장장은 화재 진압을 하는 과정에서 그 문제의 직원들이 탈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거짓 증언을 했고, 진실이 감춰진 상황에서 모든 죄는 시체도 찾지 못한 하명 아버지의 책임으로 돌려졌습니다.

 

비 오는 날 비슷한 옷을 입는 남자를 기호상으로 착각한 '피노키오 신드롬'에 걸린 옆집 청년의 증언은 결국 모든 것을 뒤틀리게 만들었습니다.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청년의 증언은 결과적으로 진실과 거짓 사이의 관계를 이야기하게 합니다. 거짓은 아니지만 착각은 존재할 수 있고, 그런 강한 믿음은 진실보다 더욱 강한 진실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피노키오>의 주제로 다가옵니다.

 

부하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혼자 살아남아 책임도 지지 않고 도망친 존재가 되어버린 아버지 기호상. 이런 왜곡된 진실은 과도한 보도 전쟁으로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남겨진 호상의 가족들은 세상의 질타를 온몸으로 받아야만 했습니다. 그들이 외침은 여론에 묻히고, 왜곡된 진실만이 하나의 가치로 규정되는 과정에서 혁혁한 공헌을 한 것이 바로 언론이었습니다.

 

YGN의 이영탁 보도국장이 극중 이야기를 하듯, 99%의 사실 속에서도 단 1%의 의문만 있어도 그건 팩트가 아니라는 기자 정신은 그래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1%의 진실보다는 99%의 가능성을 확신으로 여기고 진실보다는 희생자를 찾기에 골몰하는 MSC의 송차옥 기자의 행동은 결국 <피노키오>가 지향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보다 자극적인 뉴스를 통해 시청률을 높이기에 급급해하는 송차옥 기자로 인해 기호상의 남겨진 가족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불꽃놀이를 가보고 싶었던 어린 하명을 데리고 바닷가로 향한 어머니는 아버지를 만나자며 동반 자살을 시도합니다. 결국 홀로 살아남아 자신을 구해준 할아버지의 자식이 된 하명은 5년 동안 숨죽인 채 달포의 삶을 살았습니다.

 

모두가 슬퍼하는 순간 아버지가 살아있다는 소식에 자신도 모르게 나온 "다행이다"라는 한탄식은 어린 하명의 운명을 뒤바꿔 놓았습니다. 그렇게 뒤틀린 그들의 운명은 5년이 지나 다시 바로잡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퀴즈쇼에 출연해 그동안 '올빵' 인생을 살아왔던 달포는 영특한 하명의 삶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하나의 신드롬으로 만들었던 그들이 다시 뭉쳤습니다. 박혜련 작가와 조수원 피디는 <너목들> 팀을 불러 모았고, 주인공이었던 이종석을 내세워 색다른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전작 역시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 집착했듯, 이번 작품 역시 진실에 대한 갈증을 심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주요 등장인물이 법정에서 방송국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작가의 이런 집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피노키오>는 전작의 미스터리와 흥미로운 전개를 그대로 이식했습니다. 심지어 OST까지 <너목들>에서도 함께 했던 에브리싱글데이와 함께 하며 강렬함을 이어갔습니다. 작가의 스타일이 확실하게 드러나며 흥미로운 전개방식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 드라마의 진짜 재미는 바로 기자란 무엇인가? 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일상용어로 자리 잡기 시작한 '기레기'를 피해가지 않고 정면에서 응시하는 <피노키오>는 그래서 흥미롭습니다. 권력의 거수기를 자처하고, 자본의 시녀가 되어버린 언론의 현실 속에서 과연 우리 시대 언론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피노키오>는 분명 필견의 드라마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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