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방송중인 수목드라마에 대한 논란이 심각해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간대에 유사한 주제의 드라마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중인격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는 <하이드 지킬, 나>와 <킬미 힐미>는 공교로운 것인지 아니면 웹툰 작가가 주장하듯 표절인지에 대해서는 <킬미 힐미> 작가만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웹툰과 드라마 작가 논쟁;
다시 불붙은 웹툰과 드라마의 원조 논란, 동일한 주제를 가진 수목드라마
다양한 인격을 가진 남자와 여자. 그리고 이들의 사랑을 담고 있는 형식은 분명 독특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라는 소설을 근간으로 만들어진 창작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논쟁은 더욱 복잡하고 어려워질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한 사람에 다양한 인격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제는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일입니다. 다양한 문학 작품에서도 이는 변주되어 등장했고,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도 유사한 형태 혹은 이를 기점으로 색다른 형식의 이야기들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웹툰 <지킬박사는 하이드씨>역시 이런 변주의 틀 속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공교롭게도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1800년대 후반에 나온 작품입니다. 100년을 훌쩍 넘은 원작을 두고 2014년 초반부터 원조 논란이 일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표절 논란에는 원작이 가지는 아이덴티티가 존재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과연 웹툰이 가지고 있는 오리지널티는 어디까지 인정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도 커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드라마 <킬미 힐미>가 자신의 작품을 표절했다고 주장하는 이충호 작가 역시 원작인 <지킬 박사와 하이드>에서 기본 줄기를 차용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못합니다. 제목에서부터 모든 것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역시 원작에 짐을 지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하이드 지킬, 나'의 원작과 '킬미, 힐미가 유사하다"
"내가 만든 웹툰 '지킬박사는 하이드씨'의 스폐셜 웹툰 '하이드'가 '킬미힐미'의 표절이란 이야기. '지킬박사는 하이드씨'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킬미힐미'라는 이야기가 있다"
"아이디어 도용도 법으로 문제가 있다. 누군가의 아이디어를 사용한 후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것은 무임승차다"
"지금부터 사업대행사인 '클릭 앤 리버 스토리', 연재처인 '다음 만화속세상', 그리고 만화단체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검토할 것이다"
웹툰 작가인 이충호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에 현재 방송중인 <킬미 힐미>가 자신의 원작을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 도용도 법으로 문제가 있다며 누군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사용한다면 이는 무임승차라고 지적했습니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도용당했다며 이에 합당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이 글에는 부당함에 항거하는 작가의 의지는 존재하지만 왜 자신이 지적하는 작품이 표절작인지에 대한 제대로 된 지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입니다. 표절이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어느 부분이 정확하게 어떤 방식으로 표절하고 있는지에 대해 지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표절을 했다면 표절한 쪽에서 자신이 이런저런 부분을 표절했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기에 표절을 당한 쪽에서 억울함을 밝혀내기 위해 표절 여부에 대한 상세한 내용들을 확인해야 할 이유가 존재합니다. "'다중인격장애를 겪는 남자의 인격(하이드)과 여자가 사랑에 빠지는 로맨틱코미디'는 내가 2011년에 그린 '지킬박사는 하이드씨'가 시작이다. 사회현상으로 포장하지 마라. 그저 아이디어 도둑질일 뿐이다" 이 작가의 SNS를 보면 그 근거는 제시되어 있기도 합니다. 자신이 연재한 2011년 이후 다중인격장애를 겪는 남자와 여자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하는 모든 다중인격자와 여자의 사랑을 담은 로코는 모두 자신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표절이라는 주장입니다. 그의 주장처럼 2011년 이전에는 유사한 형식의 내용이 전혀 없었는데 자신이 발표한 웹툰 이후 유사한 형태의 작품들이 쏟아졌다면 그의 주장에 신빙성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이야기들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자신이 원조라는 식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다른 인격체가 한 여인을 사랑하는 내용의 할리우드 영화인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린'은 국내에서도 소개되어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 영화가 만들어진 것이 2000년이니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는 없게 됩니다. 이 작품만이 아니라 유사한 변주들은 <지킬 박사와 하이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수없이 많은 형태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자신의 작품이 원조라는 식의 입장 표명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심지어 이 작가의 웹툰 원작을 드라마로 만든 <하이드 지킬, 나> 제작사마저 표절이 아니라고 밝히며 <킬미 힐미> 측과 우호적인 관계로 경쟁을 하고 싶다는 말을 하는 상황에서는 모호한 지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작가로서는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과 유사성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분개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유사성이 어느 지점에서 발현되고 논란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무모한 행동으로 귀결될 수밖에는 없게 될 것입니다. 웹툰 작가들의 아이디어를 도용하는 사례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지난해에도 <별에서 온 그대>가 지속적으로 표절 논란을 받았었다는 점에서도 이 문제는 공론화가 되어야만 할 시점입니다. 다양한 장르들이 만들어지고 이런 틀 속에서 많은 창작물들이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 누군가는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자본의 힘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현실 속에서 웹툰 작가들은 가장 밑바닥에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거대한 자본이 들어가는 드라마에 맞서 싸우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공공연하게 이어지고 있는 웹툰 아이디어 도용은 결국 공멸의 길을 재촉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보다 구체적인 형식으로 도식화되고 이후 유사한 논란이 더 벌어지지 않도록 자구책을 찾는 작업이 이제는 시작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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