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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Sitcom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105회-박지선을 통해 처키 하선을 만들어낸 이유

by 자이미 2012.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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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의 다양한 모습들은 '하이킥3'에서 가장 돋보이는 장면들입니다. 그녀의 등장은 가장 값진 가치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하이킥3'의 최고 수혜자는 박하선 일 수 밖에는 없습니다. 항상 의심이 많은 박지선은 영화와 현실을 동일시하다 끔찍한 상황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잘 보면 '하이킥3'의 마무리에 대한 작은 해답을 얻을 수도 있을 듯합니다. 

처키 하선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 '하이킥3'의 결과도 담았다?




보여 지는 모습과는 달리 그 안에 살벌한 그 무언가가 숨겨져 있다면? 박지선은 학교 특별활동 수업을 위해 혼자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은근 소심하고 겁 많은 박지선은 갑자기 들어선 하선의 모습을 보면서 영화 속 주인공과 일치시키며 그 한없는 상상력을 극대화시켜 스스로 최악의 상황들을 만들어가 버렸습니다.

사건은 아주 우연히, 하지만 오랜 시간 의문이 폭발하듯 퍼즐이 맞춰지며 진행되어갔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하선과 같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서는 안 되는 의문이었습니다. 최강희가 주연으로 등장했던 <달콤, 살벌한 연인>을 보던 지선은 갑자기 들이닥친 하선의 방문으로 최강희와 박하선을 동일시하게 됩니다. 평소에는 너무나 참하고 순하기만 하던 여자가 알고 봤더니 살인을 저지르는 존재였다는 섬뜩한 영화의 내용처럼 하선도 그럴 수 있다는 지선의 착각은 말도 안 되는 상황으로 스스로를 밀어 넣기 시작했습니다. 

지석과 사귀는 하선에게 우족을 전해주러 가던 유선은 불이 나간 땅굴에서 우족 하나를 떨어트리고 맙니다. 화장실과 연결이 된 하선의 집은 항상 불안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샤워를 하고 나오던 진희와 유선이 마주쳤으니 말이지요. 진희가 이야기를 하듯 유선이라 망정이지 다른 남자였다면 어쩔 뻔 했을까요?

유선이 건넨 우족을 끓이기 위해서는 냄비를 비워야 하는데 아직도 남은 음식으로 인해 하선은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전원이 나가버린 김치냉장고로 인해 긴급하게 수리를 요구하게 되었고 이런 와중에 줄리엔은 지원과 부딪치며 음료수를 떨어트리며 부엌 기둥에 흔적을 남기고 말았습니다. 정신없이 학교에 출근 중 가스 불을 끄지 않아 걱정이던 하선은 자신이 그럴 줄 알고 점검했다는 줄리엔의 말을 듣고 안심합니다. 하지만 이미 이런 둘의 대화를 모두 들어버린 지선으로 인해 그들은 다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저 휴대폰 게임이라고 둘러대기는 했지만 과거에도 의심을 했었던 지선으로서는 풀어내지 못했던 진실을 이번에는 꼭 풀어내고 싶어 합니다. 창틀에 걸터앉아 있던 윤건을 보며 지선은 과거 기억을 떠올립니다. 줄리엔과의 관계를 이야기하려다 하선의 공격으로 인해 2층에서 떨어졌던 윤건은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며 알면 다친다는 말과 함께 "박 선생 생각보다 무서운 여자에요"라는 말을 남기고는 하선에게 이끌려 밖으로 끌려 나갑니다. 


자연스럽게 지선의 의심은 커져만 갔습니다. 윤건은 곡을 쓰기 위해 학교에 못나올 것이라 이야기를 했지만 지선에게는 그런 윤건의 부재는 하선에 대한 망상만 키워갈 뿐이었습니다. 여전히 하선을 좋아하는 윤건은 머릿속에서 하선을 떨쳐버리기 바쁜데 말입니다. 윤건의 부재에 대해 교감 선생님이 농담처럼 건넨 "죽었는지 살았는지 전화도 안 되고..."라는 말과 하선에게 윤건이 자신이 며칠 동안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남겼다는 말을 듣고는 지선은 모든 상황들을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었던 최강희처럼 박하선도 섬뜩한 존재였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과거 자신과 함께 클럽에 갔던 일과 과격하고 무서운 하선으로 변했던 기억과 함께 '장화신은 고양이'처럼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하고 지석과 줄리엔 사이에서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지석 앞에서는 한없이 수줍은 여인 역할을 하고는 줄리엔 앞에서는 도발적인 여인으로 변신하는 하선을 상상하는 지선은 더 이상 그대로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하선의 집 앞에서 잠복근무를 하던 지선은 줄리엔이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쾌재를 부릅니다. 그리고 그들이 함께 있는 장면을 찍어 교감 선생님에게 증거 사진을 보내겠다는 말을 남기고는 하선의 집을 급습합니다. 하필 샤워를 하고 나온 줄리엔과 하선이 함께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지선을 집으로 데려오는 과정에서 머리를 부딪쳐 잠시 기절한 지선은 자신의 망상을 극대화시켜버리는 상황을 맞이합니다. 

김치냉장고가 고장 나 어쩔 수 없이 김치 독에 김치를 옮기기로 하고 구덩이를 파려는데 지선은 자신을 묻기 위해 구덩이를 판다고 착각하게 됩니다. 그렇게 살기위해 화장실로 도망치던 지선은 부엌 벽에 묻은 쥬스 자국을 핏자국으로 오인하고 놀라 화장실에 있는 이상한 문을 발견하고 열어 보지만 자동으로 닫힌 문에 밀려 땅굴 속으로 떨어지고 맙니다. 

샤워를 하기 위해 땅굴 문을 세탁기로 막은 진희로 인해 이미 문은 완벽하게 막혔고 교감에게 SOS를 보냈지만 의문의 메시지만 남기고 핸드폰 배터리도 방전되고 맙니다. 어두운 땅굴 속에서 지선은 통곡을 하다 우연히 유선이 떨어트리고 간 우족을 보고는 윤건을 납치해 죽였다는 황당한 상상을 하게 됩니다. 밖에서는 줄리엔과 하선이 지선을 찾기 위해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상상 속에 빠져있던 지선은 자신을 찾으러 온 교감 선생님과 함께 공포의 도가니 속에서 벗어나지를 못합니다. 

처음 땅굴에 들어선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닫힐 수밖에 없는 문을 이해하지 못하고 누군가가 자신의 엉덩이를 밀었다고 착가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지선을 찾으러 나가 텅 빈 집에서 그를 찾으러 땅굴까지 가게 된 교감선생은 지선과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고 지선의 히스테리에 동참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요리를 하기 위해 칼을 사용하다 줄리엔이 최근 구매한 고급 칼을 사용하고 싶은 유선은 하선에게 연락을 하고 하선은 칼을 들고 땅굴에 들어섭니다. 땅굴에 갇혀 언제 죽을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 떨고 있던 지선과 교감 선생은 하선의 환하게 웃으며 칼을 든 모습을 보며 기겁하게 됩니다. 

<달콤, 살벌한 연인>이라는 영화를 기본으로 기존의 이야기 구조를 그대로 차용해 흥미로운 패러디를 만들어낸 '하이킥3'는 김병욱 사단의 시트콤다운 재미를 만끽하게 해주엇습니다. 엉뚱한 상상력을 극대화해 의외의 가치를 만들어낸 방식은 그 자체만으로도 최고의 재미였으니 말입니다. 

일상의 평범한 흔적들과 우연한 상황들이 망상을 극대화시켜 엉뚱한 결과로 치닫게 한다는 점에서 어쩌면 '하이킥3'의 결론을 유추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이킥3' 역시 수많은 메타포들을 처음부터 시트콤 곳곳에 깔아놓고 이런 흔적들이 결과적으로 결론을 유추하는 하나의 키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이번 패러디와 유사합니다. 문제는 김병욱 사단의 이야기의 핵심이 지선이냐 그 전체 상황이냐의 문제 일 것입니다.

그동안의 방식을 생각해보면 시청자들은 지선의 역할이 되고 김병욱 사단은 전체적인 상황들을 만들어낸 존재라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합니다.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상황을 엉뚱하게 오해한 시청자들이 전혀 다른 과정과 의미들을 양산해내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문 말입니다. 종영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패러디가 등장한 것은 결과에 대한 시청자들과 제작진들의 의도와 시각의 차이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풀이 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에피소드에 나름의 의미들을 담아내고 이를 통해 흐름과 결과를 유도해내는 그들의 방식을 생각해보면 중요한 마무리 단계에서 다른 관계들을 정리하기도 바쁜 상황에 지선의 엉뚱한 상상 에피소드를 이용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 말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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