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엔과 박지선의 키스는 마무리에 대한 힌트다?
지석과 하선의 데이트가 기대보다는 적은 상황에서 이들 커플이 처음으로 다투는 에피소드가 등장했다는 점은 흥미로웠습니다. 그동안 보여주었던 김병욱 사단의 모습을 보면 이런 식으로 그들의 관계가 무너지는 경우들이 많았었기 때문에 불안한 전조가 시작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구심도 가지게 되지만 기우일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땅굴에 갇혀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박지선은 뒤끝 작렬을 보이며 모두를 부담스럽게 합니다.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자는 상황에서도 한 땅꿀 세 집 사람들끼리 가보라는 지선을 위해서는 그들은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방법들을 찾기에 고심합니다. 줄리엔의 식사 자리 마련에 하선은 남자 친구 소개가 더해지고 지석은 솔로가 된 친구와 소개팅으로 하자는 말까지 일사천리로 이어지며 박지선 화 풀어주기 프로젝트에 들어갑니다.
지선에게 살며시 소개팅 이야기를 건네자 시큰둥하던 그녀는 외국 계 은행을 다니는 호남 형이라는 말을 듣고는 못이기는 척 소개팅에 응합니다. 문제는 지선의 사진을 보고 상대방인 지석의 친구가 이번 소개팅을 거부했다는 점이지요. 하선은 힘겹게 지선을 소개팅 자리로 불렀지만 지석의 친구로 인해 모든 것이 틀어지게 되었다는 사실에 당황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알지도 못하는 지석의 친구에게 화풀이를 하고 지석으로서는 자신의 친구가 특별하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오버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편을 들며 싸움을 시작됩니다.
싸울 것도 없는 문제로 싸우고 토라져서 누가 먼저 연락을 할지에 대해 신경전을 펼치며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며 화가 나 냉전 상태가 되어버린 지석과 하선은 분명 보통의 연애를 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지선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 시작된 소개팅은 주선자들이 서로 싸우는 상황이 되어버린 황당한 현실은 의외의 결과로 다가올 것이라고 그들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승윤과 수정 사이에서도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항상 바보같이 착하기만 한 승윤이 동네 골목에서 고등학생들에 둘러싸여 돈을 빼앗기는 광경을 목격한 수정은 황당해 합니다. 더욱 그녀를 당황스럽게 만든 것은 누가 봐도 돈을 빼앗기는 모습이었는데 배가 고픈 그들에게 돈을 줬다고 표현하는 승윤의 바보 같은 웃음이었습니다.
한없이 착하기만 한 이 남자는 구제불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남자가 달리 보이게 되는 상황은 아주 우연한 기회에서부터 였습니다. 스케이트를 탈줄 아는 단역을 찾는 상황에서 돈이 필요했던 수정이 자신이 했으면 한다고 하면서부터 입니다. 사람 찾기가 힘든 상황에서 승윤은 수정에게 연락을 해서 스케이트 솜씨를 보다 당황하고 맙니다. 다시 자신을 속인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왕초보인 그녀의 모습에 불쾌감을 표시하던 승윤은 이내 완벽한 모습으로 스파이링과 점프까지 보이는 수정의 모습에 감탄하게 됩니다.
대역으로 나선 수정의 촬영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만 촬영장의 분위기는 살벌 그 자체입니다. 단역 배우라는 이유로 아무렇게나 대하는 조감독과 그런 막말을 일삼는 그에게 머리를 조아려야만 하는 승윤의 모습에 수정이 당황하고 실망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돈을 벌기위해서 머리를 숙이는 것은 당연했지요. 방송 일을 전혀 모르는 수정으로서는 현장의 상황이 이해가 안되었고 그런 상황은 자꾸 문제를 만들어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오랜 시간의 대기와 주눅 든 기분은 실수를 연발하게 하고 마침 승윤이 다른 일로 자리를 비운 사이 호되게 야단을 맞은 수정은 눈물을 보이기까지 합니다. 뒤늦게 돌아와 그런 수정을 보며 무슨 일인지 주변 스태프들에 이야기를 듣게 된 승윤은 화장실에 있는 조감독을 찾아가 사과를 요구합니다. 여전히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는 그를 보고는 더 이상 참지 못한 승윤은 진한 욕설과 함께 다시 한 번 수정에게 함부로 하면 가만 놔두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고 나옵니다.
승윤이 이런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그가 사 온 김밥을 먹으며 언제나 처럼 어리광을 부리던 수정. 그녀는 실전에서 성공하지 못한 점프를 보인다며 큰 터닝을 하다 착지 과정에서 흔들리며 넘어지는 상황을 맞이합니다. 이런 위기 상황에 승윤은 그녀를 위해 존재했고 둘의 미묘한 감정은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시작했습니다.
지선 소개팅이 화근이 되어 서로 감정싸움을 하기 시작한 지석과 하선으로 인해 어렵게 잡은 회식 자리는 엉망이 되고 맙니다. 노래방에서 그 감정의 골은 극단적으로 진행되며 하선을 울리기까지 하고 결국 지선이 둘 사이에 끼어들어 교사답게 둘을 화해시킵니다. 연애에 대해 초보나 다름없는 이 커플들의 사랑싸움에 끼어드는 것은 싫었지만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더욱 힘들었던 지선의 선택으로 지석과 하선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닭살 커플로 돌아옵니다.
모든 회식 자리가 끝났음에도 줄리엔은 그 커플들과 함께 하지 않고 지선에게 술이나 한 잔 더 하자고 합니다. 노래방에서 지선의 노래에 행복한 반응을 보이고 둘을 화해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에 지선을 담기 시작했던 줄리엔은 과감하게 포장마차에서 지선에게 강렬한 키스를 감행합니다. 누군가에게 주인공이 아닌 조연으로만 자리했던 지선. 그런 자신의 삶에 한없는 고통과 힘겨움을 토로하던 지선에게 줄리엔이 키스를 감행한 것은 그녀가 겪는 아픔에 대한 이해와 함께 알 수 없었던 그녀의 매력을 그가 발견한 탓이겠지요.
줄리엔과 지선의 키스 장면이 중요한 것은 승윤과 수정의 묘한 관계의 시작과 함께 '하이킥3'의 결말을 예상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지게 합니다. 김병욱 사단의 이야기들이 마무리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넘치는 사랑을 점검하고 정리하는 수순을 밟아왔다면 '하이킥3'에서는 조용하게 진행되던 움직임들이 마무리를 해야 하는 단계에서 봇물이 터지듯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이번 시리즈에서는 많은 이들의 사랑이 화려하게 만개하며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입니다.
물론 역설적으로 주변 사람들의 행복과 함께 지원 혹은 다른 누군가의 불행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염세주의에 빠져 있는 김병욱 사단이 갑자기 사진들의 가치관을 뒤집어 행복 바이러스를 과하게 표출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불안함이 지배하기는 하지만 다른 시리즈와 달리, 그들의 사랑이 뒤늦게 점화되는 것은 즐거운 의미로 받아들여도 좋겠지요.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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