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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Sitcom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33회-내상과 하선 에피소드로 균형을 잡기 시작했다

by 자이미 2011.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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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럽게 다가오던 '하이킥3'가 33회 에피소드를 통해 비로소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입니다. 가족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시트콤의 특성을 수능과 연결해 감동을 전달하고, 어디에나 있을 법한 학교 귀신 전설을 통해 시트콤 특유의 재미를 살려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균형감각을 보여주었습니다. 

박지선의 슬픔이 타인에게는 기겁할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아쉬웠던 행보들이 지난 32회를 기점으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입니다. 그런 기대를 충족시키고 새로운 반전을 이끌게 만든 것은 33회 에피소드의 내용과 배치였습니다. 기고만장함으로 자신의 불안을 감싸기만 하던 내상씨가 처남의 한 마디에 주눅 든 인생이 되어버린 상황은 씁쓸하게 다가왔습니다.

우리네 아버지의 굽은 어둡고 슬픈 등을 보는 등한 내상씨의 외로움은 너무 리얼해서 아프고 시릴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경제권을 잃어버린 가장은 가장으로서 가치를 할 수 없는 세상에서 그나마 내상씨는 행복한 존재입니다. 그런 그에게 기죽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따뜻하게 감싸주려는 가족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내상씨의 삶은 무척이나 행복합니다.

그런 내상씨의 변화는 큰 아들인 종석의 수능시험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지난 30회 동안 지지리 궁상에 밉상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비난만 받아왔던 그가 변화하는 과정은, 그가 아버지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드러내면서 부터였습니다. 운동만 하던 종석에게 수능은 남의 일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든 이들이 그가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라며 부지런하게 움직이지만 정작 종석은 둔감하기만 합니다.

자신의 방을 사수하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하던 동생인 수정까지 방을 양보할 정도로 종석의 시험에 최선을 다하는 가족들과는 달리, 종석은 시험 전 날까지 베프인 승윤과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을 뿐입니다. 시험장으로 향하는 길도 문제였던 종석은 시험 시간 내내 자신이 뭘 하는지 몰라 합니다. 알지도 못하는 문제를 풀기 위해 앉아 있는 모습이 한없이 허탈할 수밖에 없는 그는 점심시간 시험장을 빠져나와 승윤과 당구를 치며 시간을 때웁니다.

그렇게 돌아온 종석에서 식구들은 모두 하나 같이 수고했다는 말은 건넵니다.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종석에게 이런 대접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허무하고 복잡다단한 감정을 추스르기도 전에 자신을 찾은 아버지는 잠든 척 하는 자신에게 감사하다고 고백합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시험 자체를 거부할 수도 있었을 텐데 시험을 봐준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하다는 아버지의 말은 종석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듭니다.

전교 1, 2등을 다투는 지원에게 찾아가 공부 좀 가르쳐 달라는 종석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었던 시절에는 알 수 없었던 감정들은 모든 것을 잃은 후 알 수 있었다는 사실이 아쉽기는 하지만 너무 늦지 않은 순간 자신이 무언가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것은 의미 있습니다. 공부를 한다는 행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종석이 자신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점이 의미를 가지는 것이겠지요.


더 이상 집 안에만 머물 수 없는 상황이 된 내상씨가 일자리를 찾는 과정을 이를 통해 보여 질 수밖에 없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시트콤 특유의 웃음과 슬픔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내상씨의 하이킥의 시작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수능 시험이 가까워지면 수능에 대한 두려움으로 3층에서 뛰어내린 학생이 귀신으로 나타난다는 학교 전설은 수능 기간 야간 자율학습을 감독하는 하선을 두렵게 만듭니다. 3층 정리를 하면서 낮게 흐느끼는 여자의 울음소리를 듣고 기겁한 하선에게 매일 저녁 시간은 지옥과 다름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자신을 둘러싼 최근의 일들은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던 광견병 의심 시절보다 더욱 절망적이기만 하니 말입니다. 귀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지석은 하선에게 귀신을 쫓을 수 있는 방법이라며 해병가를 알려줍니다. 귀신을 쫓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율동까지 겸한 '귀신 잡는 해병가'는 그 자체로 웃음을 자아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날도 보충수업 끝난 후 정리를 하던 하선은 다시 한 번 3층에서 여자의 울음소리를 듣게 되자 열심히 '귀신 잡는 해병가'를 부르지만 그 울음소리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불만 끄면 시작되는 울음소리에 기겁해 도망치다 계단에서 굴러도 '해병가'를 부르며 달려가는 하선의 망가짐은 새로운 박하선의 발견이라 볼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가장 극단적으로 망가지는 박하선의 변신이 흥겨운 것은 단아함으로만 각인되어왔던 그녀가 시트콤이라는 장르를 통해 완벽하게 무너진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다양한 연기 변신이 중요한 배우에게 대중들에게 각인된 이미지를 파괴하고 새로운 변신을 꾀한다는 것이 무모해 보이기도 하지만 필연적인 과정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하선의 변신은 언제나 무죄이지요.

두려움에 떠는 하선을 도와주기 위해 친구들과의 술 약속도 버리고 학교로 향한 지석은 하선과 함께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겁기만 합니다. 문제의 3층에서 소등을 하던 그들은 문이 잠긴 교실로 인해 홀로 남겨진 지석은 하선이 들었다는 울음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하자 소리의 근원을 향해 찾아갑니다.

화장실에서 들리는 울음소리에 조심스럽게 다가가 문제의 칸을 열게 된 지석은 귀신을 보고는 기겁하고 맙니다. 사실 그 안에는 자신과 연인 사이였던 동료 교사가 결혼을 앞두고 있어 어디에서 마음 놓고 울 곳이 없던 박지선이 불이 꺼지면 마음껏 울던 장소였습니다. 그런 박지선의 행동이 다른 이들에게는 귀신 소리로 들릴 수밖에는 없었던 셈이지요.

지석으로서는 휴대폰 불빛을 받은 지선의 얼굴이 순간 귀신처럼 다가왔고 비명 소리를 듣고 달려 온 하선은 진짜 귀신을 봤다는 지석의 말에 덩달아 두려움에 떨어야만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운동장에 나와 자신을 두고 결혼을 하는 과거 애인을 원망하며 우는 지선의 모습은 시트콤에서만 볼 수 있는 재미의 극치였습니다.

시트콤에서나 나올 법한 소동극을 통해 학교 에피소드들이 조금씩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선과 지석의 러브 라인이 다시 시작된다는 이야기 보다는 지선이나 윤건, 줄리엔 등 학교에서 근무하는 선생들에 대한 에피소드가 절대적으로 약한 상황에서 이런 소동극은 향후 학교 에피스드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여 흥미롭습니다.

내상씨를 통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고 하선을 통해 시트콤 특유의 소동극으로 재미를 준 33회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회로 기억될 듯합니다. 비로소 짧은 다리들의 반격이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하이킥3'의 진검승부는 이제부터 일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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