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선과 교감 선생님, 박하선 거친 리액션을 끌어내다
30회를 넘어가며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던 '하이킥3'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감동과 웃음이라는 김병욱 사단 특유의 코드가 캐릭터들 사이에서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그들의 역습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 안습 캐릭터였던 내상씨가 스스로 일을 하기 시작하며 조금씩 짧은 다리를 펴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역습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역습이 어느 날 갑자기 로또에 당첨되어 기사회생하거나 돈을 갖고 뛴 친구가 그 돈을 모두 돌려준다는 황당한 상황 전개가 아니라면 우리가 익숙하게 보아오는 얇은 희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소시민의 일상을 보여줄 듯합니다. 과거 화려했던 시절은 그저 추억이 되어버렸고 무슨 일을 해서든 가족을 부양하려 노력하는 우리의 수많은 아버지들처럼 내상씨 역시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여 집니다.
내상씨가 진상을 부리지 않으니 '시트콤'을 버렸다는 과격한 발언으로 상황을 호도하는 이들이 일부 존재하기는 했지만 내상씨는 자신의 변신이 웃음을 버리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할머니 분장을 하고 거리를 활보하고 이런 상황에서 주어지는 다양한 웃음들은 시트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즐거움이었으니 말입니다. 부부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고되게 일을 하면서도 둘이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는 티격태격해도 서로를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 있음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장면들이 많이 있음에도 그동안 학교 에피소드들이 부족했었습니다. 하지만 귀신 소동과 함께 박지선이 전면에 드러나며 학교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지선, 줄리엔, 윤건에 박하선과 서지석까지 학교에서 함께 근무하는 선생들을 중심으로 시트콤을 만들어도 될 정도로 풍부한 자원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요. 여기에 학생들로 등장하는 이종석과 크리스탈, 김지원까지 이들을 통해 얻어질 수 있는 웃음 코드들은 수없이 많기에 이후 학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박지선이 떠나간 애인때문에 몰래 울던 상황이 학교 전설과 연결되며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귀신 소동'은 지석의 색다른 모습과 하선의 엉뚱함이 절묘하게 결합하며 많은 웃음을 주었습니다. 여기에 귀신도 놀라게 한 지선의 농익은 코믹 연기는 그녀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지요. 그런 박지선이 다시 한 번 진가를 발휘하는 에피소드로 '하이킥3'의 상승세를 이끌었습니다.
매사 히스테릭한 여교사 박지선은 교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짜증을 냅니다. 줄리엔이 만들어온 음식을 바라보며 냄새나게 왜 이곳에서 먹느냐 타박하던 그녀는 언제나 이런 식입니다. 이 까칠한 지선의 레이더에 하선과 줄리엔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한 것은 둘에게는 절망적인 소식이었습니다. 줄리엔 선생의 집을 얻어줘야 하는 돈을 사기꾼에게 몽땅 뜯긴 후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집에서 생활하는 줄리엔.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문제가 커지기에 서로 합의하에 조용하게 지내고 있는데 가장 날카롭고 집요한 지선에게 꼬리를 잡혔다는 사실이 그들을 불안하게 합니다.
퇴근길 그 둘을 미행하고 여러 가지 정황상 그들이 동거하는 것이 분명하다는 확신이 든 박지선은 휴일 교감 선생님을 대동하고 하선을 찾습니다. 골목길에서 우연히 마주한 하선은 자신의 집으로 가겠다는 지선과 교감 선생님으로 인해 기겁을 하고 줄리엔에게 문자를 보내지만 요리에 정신없다 줄리엔은 여전히 요리에만 집중할 뿐입니다.
겨우 김치 냉장고 포장박스에 몸을 숨겨 위기를 넘겼지만 지선의 집요함은 하선을 기겁하게만 합니다. 집안을 구경하겠다는 목적으로 여기 저기 줄리엔의 흔적을 찾아나서는 그녀로 인해 정신이 없는 하선은 줄리엔을 땅굴을 통해 피신시키기 위해 새 옷을 입고 롤리 폴리 춤을 2배속으로 추는 묘기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줄리엔과 하선이 동거하고 있다는 증거로 지선이 확보하고 있는 커다란 구두, 줄리엔의 이니셜이 세겨진 전자수첩, 줄리엔만의 맛을 낸 부추 겉저리까지 지선이 내세우는 주장에 대처하는 그들의 능력은 탁월했지요. 줄리엔 방을 찾는 그들에 앞서 지원은 줄리엔의 옷 등 흔적들을 창밖 나무에 달아두더니, 줄리엔 구두를 하선 아버지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진조작을 하는 모습은 흥미로웠습니다. 전자수첩의 이니셜 공격도 넘기고는 부추 겉저리마저 그대로 흉내내 지선을 당혹스럽게 만듭니다.
집 안 곳곳에 있던 줄리엔의 흔적들을 기묘하게 숨기며 긴박하게 움직이며 방어에 성공한 하선이 지원에게 특유의 격한 어투로 "헉 들키는 줄 알았어"라는 모습은 '하이킥3'에서 보여준 박하선의 새로운 모습이었습니다. 단아하기만 하던 그녀가 광견병 의심 환자가 되어 술주정을 하던 모습에서 터져 나왔던 그 모습은 긴박한 순간만 되면 등장해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줍니다.
완벽하게 줄리엔과 하선을 공격하던 지원은 줄리엔이 자신의 구두를 신고 가는 것도 마당 나무에 걸린 옷들을 발견하지 못한 채 그저 이상하다고만 외치는 모습은 아이어리 하지요. 나무만 보면 숲이 안 보이고 숲만 보면 나무가 안 보인다는 이치를 시트콤 특유의 소동극으로 재현한 이들은 마지막 장면에서 윤건 캐릭터를 완벽하게 살리는 반전을 담는 센스까지 보여주었습니다.
집 안과 학교를 아우르는 에피소드 결합들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하이킥3'는 본 궤도에 올라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이 많아 그들의 캐릭터를 잡고 구축된 캐릭터들이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연결이 되고 충돌하며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기에 진정한 김병욱 사단의 재미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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