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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Sitcom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47회-설사 하선 그녀의 파격은 어디까지 인가?

by 자이미 2011.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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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이 심해진 유선은 통화를 하면서 휴대폰을 찾습니다. 폐경 이후 심해지는 변화에 힘겨워하는 유선의 슬픈 모습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첫 눈과 함께 다시 돋아난 하선에 대한 사랑은 지석에게 말 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에 빠지도록 만들었습니다. 모든 것을 나누기 시작한 그들의 모습은 흥미롭기만 하네요.

건망증 유선과 설사 하선,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재미와 의미




폐경 이후 급격한 변화는 우울증을 동반한다고 하지요. 여성이라면 숙명처럼 찾아오는 폐경을 겪은 유선은 그나마 심각한 우울증을 넘어서기는 했지만 찾아온 심각한 건망증은 그녀를 힘겹게 합니다.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열심히 무언가를 찾는 유선은 식구들의 질문에 당당하게 "내 휴대폰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라고 합니다.

통화를 하고 있으면서 휴대폰을 찾는 그녀는 분명 건망증이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이런 정도의 생활 속 건망은 누구나 한 번쯤(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경험해 봤을 법한 일들입니다. 문제는 외출하는데 하의를 입지도 않고 나가기도하는 등 그녀의 건망증이 도를 넘어서는 수준이 되어간다는 점이 문제이지요.

자신의 변화에 누구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은 유선 자신이었어요. 힘들게 식당일을 해서 번 돈으로 그녀는 거액의 쇼핑을 합니다. 상실감이 만든 고가 가방은 잠깐 만족을 주기는 했지만 집이 가까워지면 질수록 두려워지기만 합니다.

집안 형편상 드러내놓고 가지고 다닐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고가를 주고 산 가방을 버릴 수도 없는 그녀는 가방 숨기기에 나섭니다. 땅굴 속에 숨긴 가방을 찾지 못하는 유선은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줄리엔이 가져간 줄도 모르고 자신의 건망증을 탓하던 그녀는 자신이 땅굴에 숨긴 것이 사실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그녀는 줄리엔에게 화를 냅니다.

검은 봉지에 담아 숨긴 그녀는 이제는 완벽하다고 자신했지만 쓰레기를 빙자해 나가다 남편이 건넨 쓰레기봉투와 함께 쓰레기차에 가방까지 던져버리는 황당한 상황을 만들고 맙니다. 자신이 고가 가방까지 버린 사실을 알고 열심히 쓰레기차를 쫓아가지만 그녀가 찾기에는 너무 힘든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47회의 핵심은 박하선이었습니다. 설사 하선이 되어버린 그녀의 황당한 에피소드는 그래서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첫 눈이 오는 날 한없이 청순했던 하선의 모습을 보고 다시 한 번 사랑이라는 감정을 되살린 지석은 달라져 있었습니다. 마지막까지 하선에 대한 사랑을 버리지 않으려는 그의 노력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버스를 타러 열심히 뛰어오는 하선을 위해 출발하는 버스를 막아내는 지석은 빤히 하선을 쳐다보기만 합니다. 혹시 자신의 얼굴에 뭐가 묻어나 거울을 보던 하선이 급정차로 지석의 품에 안기며 지서의 가슴에서는 북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지석은 북치는 소년이 되어버린 셈이지요. 의도하지 않았던 스킨십은 지석이 하선을 더욱 사랑스럽게 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지석에게 호감은 있지만 그것이 사랑인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은 순진한 하선은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보여준 개인기를 지석에게 선보입니다. 버스에서 남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선보이는 고양이 흉내와 노래도 할 수 있다며 지석의 귀에 대고 '고양이 노래'를 하는 하선의 모습은 지석을 심장마비에 걸리게 할 정도였습니다.

점점 하선에 대한 사랑이 커지던 상황에서 운명적인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동료 선생님의 아들 돌잔치에 함께 갔던 지석과 하선은 돌아오는 길의 의도하지 않았던 상황과 마주합니다. 의외로 빈틈이 많은 하선은 돌잔치 음식으로 나온 육회가 맛있다며 양껏 먹더니 바로 신호가 오고 말았지요. 돌잡이 용품으로 나온 볼펜을 가져왔던 하선은 볼펜을 부러트릴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 오고 나서야 화장실이 급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급하게 건물 앞에 주차해 화장실을 찾지만 이미 문이 잠긴 화장실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 절망을 하고 황당해하는 하선을 이끌고 빈 사무실로 들어간 지석은 한 편에 신문지를 깔고 볼일을 보라고 합니다. "자신이 모두 치울 테니"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하선은 점점 얼굴이 노랗게 변하기 시작했고 방법을 찾아 화분까지 전해주지만 답은 아니었습니다. 쓰러지기 직전까지 오게 된 상황에서 지석은 어쩔 수 없이 소화전을 들고 화장실 문을 열고 위기를 넘기게 해주었습니다.

화장실 한 번 사용하는데 100만 원이 훌쩍 넘는 돈을 사용한 하선. 그런 하선을 보며 한 없이 사랑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지석의 모습은 이일로 좀 더 가까워졌음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이 그 비용을 모두 냈다는 지석에게 그래서는 안 된다며 급하게 찾아온 돈을 전해주는 그들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게 의도되지 않은 상황들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사랑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는 법이지요.

지석과 하선이 다양한 에피소드로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과 달리, 고영욱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와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에피소드가 부재하다는 것은 이미 무게 추는 지석과 하선으로 기울 수밖에는 없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생명의 은인처럼 행동하고 이를 통한 주변의 부추김으로 강제 연인이 되어버린 그들의 관계는 시작부터 불안했고 이런 불안함은 지속적인 관계를 가지거나 구축해내기에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그런 점에서 지석과 하선의 에피소드들이 계속 나온다는 것은 그들의 사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영욱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그들의 사랑을 연결해주는 큐피트(영욱은 의도하지 않은 역할이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가 되느냐는 중요합니다.  

지석이 하선의 손과 살짝 스치자 방망이질 하는 듯한 심장소리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장면과 차 안이라는 공간이 주는 가능성이겠지만 그런 소리를 듣고 "어디서 북치는 소리가 들려요"라는 하선의 모습은 참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배가 아픈 상황이 되자 급변해 표정이 바뀌고 계단을 올라가며 자신을 이끄는 지석에게 화를 내며 "그렇게 잡아끌면 어떡해요"라며 표독스럽게 이야기하는 모습은 흥미로웠습니다. 천의 표정을 보여주는 박하선의 진가는 이런 모습들에서 그대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설사 하선'이 되어 민망한 에피소드를 잘 소화한 그녀는 47회의 주인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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