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계상의 사랑을 깨울 하선과 진희의 감정싸움
많은 이들에게 2월을 졸업을 추억하게 합니다. 학교라는 제도권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찾아오는 졸업이라는 행사. 비록 최근 밀가루와 과격한 폭력으로 얼룩진 졸업식의 모습만이 졸업의 전부처럼 인식되기는 했지만 졸업이란 참 많은 것들을 추억하게 합니다.
1
아이스하키를 하다 갑자기 망하는 바람에 학교도 옮기고 운동도 할 수 없게 된 종석에게 졸업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유선은 갑자기 망하지만 않았다면 대학도 정해지고 행복한 졸업이 되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을 표합니다. 운동선수로서 성공적인 길을 걸었던 종석이었기에 그런 아쉬움은 더욱 컸겠지요.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게 되고 그렇게 하게 된 공부는 그에게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공부 본연에 대한 갈증보다 자신을 가르치는 지원에게 더욱 큰 감정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종석에게 공부는 그에게 새로운 시작으로 다가왔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사랑의 힘은 그에게 기적들을 만들어내며 공부한 만큼 실력 향상을 가져오며 가능성들을 보여 왔습니다. 그런 그에게 위기는 찾아왔고 그 불안은 지원을 좋아하는 그의 마음에서부터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지원이 다른 남자. 그것도 자신의 삼촌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받을 수밖에 없는 충격은 결코 적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최고학부 의대를 나와 의사로 있는 계상은 종석이 아무리 생각해봐도 강력한 경쟁 상대 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애써 자신이 키도 크고 멋있다고 자위를 하기는 하지만 이는 그저 자기만족이나 위안에 그칠 뿐이었으니 말입니다.
종석의 마음을 지배하던 불안마저도 지원을 좋아하는 마음을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지원을 좋아하는 마음은 그런 불안을 몰아내고 그녀가 자신을 좋아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으니 말입니다. 계상이 종석 졸업이라며 넷북을 사 주겠다 해도 거부하는 그의 마음속에는 최소한 자신의 연적(?)이 되어버린 삼촌에게만큼은 비굴해지지 않겠다는 다짐들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졸업식에 기면증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한 지원을 데리고 바닷가로 둘만의 여행을 떠납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지원이 가끔 출사를 가듯 그렇게 훌쩍 떠난 바닷가에서 종석은 갑자기 지원에게 작별을 고하고 바다로 뛰어듭니다. 죽겠다고 뛰어든 종석과 그런 그를 말리는 지원. 그리고 이어지는 포옹은 모호함 속에 종석의 간절함만 극대화되고 있었습니다.
종석이 정색을 하고 이야기를 하듯 실제 죽음을 의도했다고 보여 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포옹을 하기 위함이라거나 지원의 마음을 떠보기 위함이라고도 볼 수 없는 모호한 장면은 의아하기는 합니다. 물론 이후 에피소드를 이어가며 '9등신 개불'이라는 별명까지 탄생하게 되기는 하지만 전개 과정이 조금 아쉽기는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종석의 독백으로 자신의 감정을 보여주는 모습에서 그들의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게 합니다. 물론 지원과의 교감이 아닌 자신만의 다짐이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바닷가에 꺼지지 않고 남겨진 불씨처럼 종석의 지원에 대한 감정도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2
싸우면서 정든다는 이야기가 있듯 하선과 진희의 모습도 그런 순간들이었습니다. 이해심 많고 마음 착한 하선과 힘겨운 삶이지만 나름 열심히 살려 노력하는 진희는 보기 좋은 선후배 관계였습니다. 바로 그날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편의점에서 나오다 우연하게 윤 씨 형제와 마주친 하선과 진희는 함께 집으로 향했습니다. 과거 지석과 하선이 사귀기 전 이런 모습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그때와 달라진 것이라면 지석과 하선이 본격적인 연인이 되었고 진희가 느끼는 계상에 대한 사랑이 더욱 커졌다는 점 정도일 듯합니다. 이런 변화에서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꾸준하게 자신만의 개그 본능과 장난 끼를 간직하고 있는 계상의 모습은 대단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익숙해진 수신호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지석과 하선은 여전히 행복하기만 합니다. 그런 하선을 바라보다 피식 웃으며 바지를 이야기 주제로 끄집어내는 계상은 하선에게는 떠올리기 싫은 기억을 각인시킵니다. 빙판길에서 미끄러지며 바지가 찢어졌던 사건은 하선으로서는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이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계상이 하선에게는 미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진희는 지석이 영어 발음이 이상하다며 지적을 하게 되고 자신이 사귀고 있는 사람을 무식하다고 몰아가는 모습이 편할리 없는 하선은 지석을 지키기 위해 계상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방어를 합니다. 문제는 서로는 몰랐지만 둘이 지석과 계상 형제를 모두 좋아하고 있었다는 점이지요.
하선이 진희의 지석 지적이 미웠듯 진희에게도 하선의 계상 지적은 싫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둘의 감정싸움은 잠자리에서도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격지심이 일듯 남몰래 연애를 하고 있는 하선은 진희가 자신을 샘내서 그러는 것은 아닐까라는 오해를 하게 되고, 계상을 끔찍이도 좋아하는 진희는 자신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계상을 욕하는 하선이 밉기만 합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해 빚어진 감정싸움은 아침 식사 시간 치약 문제로 시작해 찌개 맛으로 이어지면 감정이 점점 폭발 직전까지 이르게 됩니다. 청소를 하는 도중 하선의 발을 의도적으로 친 진희와 이런 그녀의 행동이 불쾌한 하선은 폭발하기 시작합니다. 마침 줄리엔의 등장이 그들에게 잠시 휴식기를 가질 수 있게 하지만 그저 잠시일 뿐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으로 시작된 그들의 감정싸움은 더욱 심각해지며 서로의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에 대한 유치한 싸움으로 이어집니다. 줄리엔이 둘을 화해시키기 위해 꺼낸 '롤리폴리 춤'과 '햄스터'는 서로를 공격하는 무기가 되어 버렸으니 말입니다. 화난 상황에서도 열심히 '롤리폴리 춤'을 추는 하선이나 귀여운 '햄스터'처럼 과자를 먹는 진희나 '오십 보 백 보'였지만 서로의 감정까지 다치게 된 그들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맙니다.
어디 갈 곳도 없는 진희는 짐을 싸고 그녀가 갈 곳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리지 않는 하선은 이미 건너서는 안 되는 강을 건너버린 셈이지요. 감정이 조금 수그러들어 방으로 들어서 보지만 다시 돌아왔을 것이라 믿었던 진희는 돌아오지 않았고 홀로 침대에 누워 스스로 안정을 찾기 위해 이런 상황을 이해하려는 하선에게 진희의 토끼 티는 그녀의 마음 깊숙하게 가라앉아 있었던 진희에 대한 감정을 다시 키우게 합니다.
늦은 시간까지 돌아오지 않는 진희를 위해 거리를 헤매는 하선은 동네 골목에 쪼그려 앉아 있는 진희를 발견하게 됩니다. 갈 곳도 없고 돈도 없는 그녀가 처량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울컥해진 하선이 먼저 사과를 건네며 얼마 전부터 자신이 지석과 사귀고 있다는 고백을 합니다. 그런 하선의 모습을 보고 자신도 계상을 좋아하고 있다며 서로의 비밀들을 털어내고 눈물과 포옹이 교차하는 그들은 "사랑해"라는 말로 서로의 감정싸움을 치유하게 됩니다.
이렇게 멋진 마무리로 끝나게 될 경우 둘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수밖에는 없지요. 완전히 틀어져버리는 경우 원수보다 더한 존재로 각인되지만 풀어내고 서로를 좀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관계가 된다는 이 정도 수준의 다툼은 서로의 관계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좋은 충돌로 다가옵니다.
감정이 극한으로 치달아 자신도 모르고 비밀로 간직하고 있던 이야기들을 털어놓은 하선과 진희. 몰래 데이트를 하느라 힘겨웠던 지석과 하선으로서는 아군이 한 명 늘었다는 점에서 조금은 편안한 데이트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에피소드는 다양해질 듯합니다. 진희의 고민이 무엇인지 알게 된 지석과 하선으로서는 계상과 진희가 연인이 될 수 있도록 방법들을 모색해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잠잠하기만 했던 계상의 감정 변화가 어떻게 될지 기대됩니다.
그동안 이성에 대한 관심을 전혀 보이지 않고(드문드문 진희에게 감정을 엷게 드러내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있던 계상이 지석과 하선이 진희의 응원군으로 합세한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변화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르완다 행도 뒤로 미뤄진 상황에서 '진상'이가 커가는 과정과 둘의 사랑이 어떤 식으로 연결될 수 있을 지와 숨겨진 강적 이적의 등장이 계상의 감정이 조금씩 드러나며 도드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하선과 진희의 다툼과 화해는 더욱 흥미로운 전개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과연 진희가 계상과 연인이 될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이제부터 시작될 그들의 관계는 흥미롭기만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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