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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Sitcom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92회-계상에 대한 진희의 고백 릴레이가 슬픈 이유

by 자이미 2012.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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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로 봉사활동이 늦춰질 수도 있다는 사실에 반갑기만 했던 진희는 계상이 조만간 르완다로 향할 것임을 알게 됩니다. 곧 떠날 사람에 대한 미련은 그를 더욱 힘겹게 만들고 그런 힘겨움은 술의 힘을 빌려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상황까지 이어졌지만 그들의 관계가 발전하기 힘겨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뭘까요?

고백과 믿음 속에서 진희와 계상의 사랑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92회는 고백과 믿음이라는 큰 줄기로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허각에 자극을 받아 오디션 준비에 여념이 없는 승윤과 피아노 반주를 무기로 원하는 것만 많은 수정의 이야기 속에는 '믿음'이라는 큰 이야기가 존재했고 그 믿음은 '고백'이 화두였던 진희에게도 절실함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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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에서 계상은 지원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아직도 어린 그녀가 그 어두운 기억 속에서 나올 수 있기를 바라는 그의 모습이 지원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 어둡고 추웠던 기억 속에서 나오기 힘든 그녀는 기면증이라는 병에 시달려야만 했고 그 기묘함 속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 혹은 그 트라우마를 잊지 않는 기재로 작동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녀에게 기면증 치료는 어쩌면 아버지와의 마지막 기억을 제거하는 것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기면증의 치료한다고 아버지와의 기억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기면증 치료를 위해 자신만의 가치로 박재되어 있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들이 그 두려움과 함께 드러나게 되는 것은 그녀에게는 두려움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 누구도 근접할 수 없었던 지원의 고통 속으로 들어선 것은 비슷한 기억을 공유하고 있었던 계상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서로의 강력한 믿음을 근거로 행하는 '뒤로 넘어지기 놀이'는 그에게는 강하고 힘겨운 상처로 이후 그의 성격을 구축하게 한 트라우마였습니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함께 자신과 어머니를 이어주던 강력한 끈이었던 이 놀이가 큰 상처로 돌아오면서 현재의 계상이라는 존재가 구축되었다는 점에서 그의 행동은 대단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지원의 고통과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끄집어내기 힘든 자신의 아픔을 드러낸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서로를 바라보며 자신의 고통을 치유하는 관계가 된 계상과 지원이 향후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는 알 수 없지만 계상을 둘러싸고 이어지는 관계의 종말(?)들은 '하이킥3'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듯해서 씁쓸하기만 합니다.


계상이 르완다 행이 보류되며 희망을 가졌던 진희는 그가 조만간 르완다로 향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힘겨워합니다. 희망을 가지자 다시 꺾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면 그 힘겨움이 배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진희의 고통은 기존의 것과는 달리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진상이에게 고백을 하며 그가 좀 더 자신과 함께 있기를 기원했던 진희에게 계상의 르완다 행이 1년 정도 미뤄질 수도 있다는 것은 행복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 않아도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그녀에게 1년 이라는 시간은 축복과도 같았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와 이별이 얼마 남지 않음이 현실로 다가오며 진희의 고민과 아픔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다시 몽유병까지 도진 진희가 걱정스러운 하선은 함께 술을 마시며 고민만 하지 말고 차라리 시원하고 고백을 하라고 부추깁니다. 사랑이 여전히 낯선 하선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생뚱맞기는 하지만 그녀는 지석과 열애 중이라는 점에서 진희에게는 좋은 답안처럼 다가오기도 합니다.

만취해 보건소에 찾아가 고백을 한 진희는 다음 날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술집에서 술에 취해 라디오 사연에 계상에 대한 사랑 고백을 공개적으로 하고, 술에 취한 채 보건소에 찾아가 계상에게 직접 고백까지 한 상황은 그녀로서는 지우고 싶은 기억입니다. 그나마 라디오 사연은 그녀가 듣지 못했기에 존재자체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취중고백만 어떻게 무마시키며 모든 것은 난센스로 끝날 수 있다고 기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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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그런 고백 릴레이에는 의외의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진희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취중고백이 전부였지만 계상이 알고 있는 고백은 그것만이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소파에 걸쳐 자고 있던 진희가 사실은 땅굴을 거쳐 계상의 방에 찾아와 '몽유 고백'과 '라디오 고백'에 이어 아이가 두고 간 곰 인형에 녹음된 진희의 속마음까지 릴레이로 이어진 그녀의 고백은 계상에게는 무거움으로 다가옵니다.

진희는 아이가 두고 간 곰 인형을 품에 안고 진상이를 보며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 놓았지만 그 모든 것이 녹음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두고 간 곰 인형을 습관처럼 끌어안은 것뿐이지만, 그 모든 행동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계상에게 전달하는 가장 솔직한 도구가 되어버렸습니다.

몽유병에 걸려 자신에게 고백하던 진희나 라디오에서 계상에게 전하는 고백은 그저 병의 일환이나 동료인 자신에 대한 우정 정도로 볼 수 있었습니다. 쥐중고백 역시 술 취해서 늘어놓는 이야기의 연장선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두고 간 곰 인형을 만지는 순간 진희의 속마음이 그대로 담긴 고백이 흘러나오자 계상으로서는 진희의 마음이 자신을 향해 있었음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농담으로 무마하고 싶었던 진희로서는 결정적인 순간 들린 곰인형 속 진심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었습니다. 어떤 결과가 오든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에서 계상이 어떤 결정을 하고 그 결정에 따라 진희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알 수 없지만 숨길 수 없었던 본심을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고백하게 된 그들의 모습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해집니다.

모든 이들이 수정의 말을 믿지 않고 그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봤지만 사실은 그녀의 거짓말 같은 이야기들이 모두 사실이었음이 드러나는 승윤의 오디션 장면은 흥미로웠습니다. 엘에이에서 유학할 때 햄버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단골이었던 유키 구라모토에게 피아노를 배웠다는 수정의 말은 누가 들어도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와일드했던 수정은 피아노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며 때쳐 치웠던 그녀가 갑자기 승윤의 '피아노 맨' 반주를 해주겠다는 반응 모두가 뭔가를 바라고 하는 거짓말로만 바라봤습니다.

물론 깊은 신뢰를 보였던 승윤도 마지막 순간 모두가 이야기하는 부정적인 시각에 수정의 진심과 믿음을 버리기는 했지만 중요한 순간 오디션 장에 나타나 최고의 모습으로 승유의 오디션을 도운 수정의 모습은 흥미로웠습니다. 모두가 아니라고 부정하는 상황에서도 진실은 믿음을 통해 드러난다는 점에서 수정의 행동은 어쩌면 계상을 둘러싼 관계에서도 의외의 변수라는 측면에서(시청자들의 기대와 추측을 배신하거나 뛰어넘는 방식의) 중요하게 다가올 수 있을 듯합니다.

수정이 자신의 믿음을 증명하기 위해 향한 닫힌 피아노 가게가 '하이킥2'에서 신세경이 윤시윤 앞에서 피아노를 치던 그 장소라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하이킥2'에서 그 장면은 그들의 감정선이 최고조로 올라가는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중요했지만 '하이킥3'에서는 가볍게 처리되고 있는 것은 김병욱 식의 뒤틀기로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믿음과 불안이 교차하는 지원과 진희의 감정이 과연 계상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알 수 없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고 결과에 다가가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짧은 시간에 대한 간절함이 넘치는 진희와 달리 여유롭게 계상을 바라볼 수 있는 지운의 차이가 과연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는 아무도 알 수는 없습니다. 진희의 릴레이 고백이 슬프게 다가오는 것은 그녀에게 계상의 르완다 행은 기다림이 아닌 포기로 이어져야만 한다는 점입니다.

삶의 희망을 찾기도 힘든 청춘. 그 짊어진 무게가 무겁기만 한 그녀에게 계상이라는 존재는 그녀가 꿈꿀 수 있는 최고의 가치였습니다. 그런 그가 르완다로 떠나게 된다면 그를 믿고 기다리며 미래를 기약하기에는 진희에게는 너무 무력한 기대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 자신의 삶조차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그녀에게 막연한 미래에 대한 기대는 그녀 스스로를 힘겹게 만들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지요.

그녀의 고백 릴레이는 어쩌면 그녀가 계상에게 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용기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과거의 아픈 기억에서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는 계상이 과연 진희의 고백에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지만 '김병욱 타임'이 시작된 '하이킥3'에 시청자들이 행복한 기대를 하기에는 조금 무모해 보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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