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는 절박하고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천기는 그저 행복한 시간이었고, 하람은 그와의 마지막을 함께 하고 싶었다. 양명은 국가의 대업을 위해서 하람을 잡고, 천기에게 어용을 완성시켜야 할 분명한 사명이 존재했다.
제대로 싸웠다면 금군들도 제거하고 대군까지 무너트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천기를 위해서는 하람이 그럴 수는 없었다. 양명과 이야기를 하며 하람도 자신 안에 마왕이 있음을 깨달았음을 고백했다. 그리고 그 힘이 얼마나 거센지에 대해서도 뒤늦게 깨달았다고 했다.
양명 역시 마왕이라는 정체를 그날 하람이 하람마가 되는 모습을 보고 알았다고 했다. 물론 그 후 왕의 설명으로 자신이 해야만 하는 어명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았지만 말이다. 문제는 다시 천기다. 어용을 완성하면 하람 안의 마왕을 꺼내 봉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끝이다. 하지만 문제는 어용을 그린자는 문제가 생긴다는 점이다. 천기의 아버지도 광인이 되었듯, 그라고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는 양명도 알지 못한다. 그저 누군가의 희생을 요구해야 하는 상황이 문제인 것이다.
성조에게 물어도 어용을 완성한 자들이 문제가 생겼음을 부정하지 못한다. 천기와 하람의 아버지 모두 광인이 되고 사망했으니 말이다. 이 과정에서 하람 아버지가 죽은 후 이상하게 변했다는 점이다. 마치 몸의 모든 것이 빠져나간 듯한 모습이었다고 양명은 전해 들었다.
이는 마왕의 짓으로 보인다. 금부도사가 칼부림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후 어린 하람 몸 속에 있던 마왕이 잠시 등장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하람의 복수가 왕가가 아닌 마왕으로 모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하람이 친구와 같은 양명에게 복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홍천기>는 행복한 마무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하람은 의금부 돌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어용을 그리고 마왕을 봉인하는 날까지 그곳에서 나올 수 없는 하람과 이에 분노한 천기의 모습은 이들의 사랑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알게 한다.
"빌어먹을 놈"이라는 솔직한 표현을 대군에게 할 정도로 천기의 분노는 컸다. 그리고 충격은 병으로 찾아왔고, 두러누울 수밖에 없을 정도가 되었다. 천기의 이 지독한 사랑은 그래서 어용을 그려야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천기는 하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 안에 어용을 그려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하람은 스스로 자신의 몸 안에 마왕을 완전히 가둬 천기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사랑은 그 정도다. 서로의 목숨보다 사랑하는 이를 더욱 아끼는 존재들이다.
하람은 이 모든 것을 예측했다. 그리고 하람은 천기를 만나기 전 무영에 서찰을 남겨 매향이 주향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이 서찰을 읽으면 자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라며 주향에게 보낼 서찰을 남겼다. 이를 전달받은 주향은 중요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형인 세자의 병세가 악화된 사실이다. 이를 어의가 숨기고 있었다는 것을 일월성에 의해 알게 된 주향은 그의 묘책처럼 어의를 찾아가 진실을 확인하고, 자신의 사람들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자가 위태로워 언제 사망할지 알 수 없으니 후계자를 찾아야 한다는 압박이었다.
왕이 되고자 하는 주향의 욕망을 자극해 성조와 양명을 제거하려는 하람의 복수는 보다 본격적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강한 압박 속에서 어용은 초본이 완성되었다. 어느새 누가 봐도 최고의 실력으로 어용을 그린 모습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성조 역시 자신의 아버지가 살아있는 듯한 모습에 감탄했다. 그렇게 색을 입혀 어용을 완성하며 마왕을 가둘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그전에 국무당을 통해 어용에 마왕을 가둘 수 있는 행위를 해야만 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국무당이 가져온 부적은 어용에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신묘한 능력을 가진 그림이 아니라는 것이다. 누가봐도 뛰어난 그림이란 사실은 분명하지만, 신령한 그림은 아니라는 것이다. 마왕을 가두기 위해서는 신령한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현재 뛰어난 어용에는 그런 신묘함이 없다는 것이 국무당의 판단이었다.
주향이 본격적으로 압박을 시작하는 상황에서 완벽해 보이는 어용이 신묘함이 없다는 사실은 성조에게는 두려운 일이다. 마왕을 가둘 수 없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벌써부터 두렵기 때문이다. 이는 양명의 죽음도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양명은 어용을 그리는 동안 집중하지 못하고 하람을 생각했기 때문이라 타박했다. 마지막으로 어용을 완성하기 전에 하람을 만나게 해 달라는 부탁도 거부했다. 10일이라는 한정된 기간 안에 이들은 완성하거나 무너져야만 한다.
돌 감옥에 갇힌 하람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인물이 있었다. 백발이 된 이 노인이 누구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하 주부라는 말을 듣고 그가 도사 하성진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마치 예언이라도 하듯 오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라 했다.
신령한 화공의 손을 꼭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는 행위라는 것이다. 하람과 천기가 손을 잡으면 마왕이 움직일 수밖에 없어 위험하다. 돌무덤에 누군가 찾아올 수도 없다. 양명만이 자유롭게 찾을 수 있는 상황에 많은 사람이 올 거라는 이 노인의 말이 믿기지 않았다.
용모파기를 그리는 화공으로 위장해 의금부에 들어서기는 했지만 금세 탄로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양명이 등장했고, 천기에게 하람을 만날 수 있는 짧은 시간을 허용했다. 자신이 아무리 막는다고 막을 수 없음을 이 행동으로 다시 깨달았기 때문이다.
노인의 예언처럼 천기가 하람을 찾아왔다. 이 애틋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하람은 천기에게 손을 요구했다. 이제 모든 사실을 안 천기는 이 행위가 어떤 의미인지 알기에 주춤했지만, 하람은 달랐다. 노인의 믿기 힘든 예언이 실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손을 잡자마자 하람 안의 마왕은 꿈틀거리기 시작했지만, 신기하게도 하람이 천기에게 준 옥가락지가 모든 것을 막아내고 있었다. 이는 천기를 지키는 신묘한 힘이 그 옥가락지에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집안에서 내려온 보물 같은 옥가락지다. 도사의 집안에서 귀중하게 생각했다는 것은 그만한 신묘한 능력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노인의 예언 중 하나가 결정되었다. 죽지 않고 살았다는 것은 마왕을 이겨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신을 찾아온 주향은 은밀한 제안을 했다. 예고편에 등장했던 주향은 하람에게 자신에게 마왕을 달라는 요구였다.
이는 마왕을 주향에게 담아 봉인하는 방식이 나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물론 그 과정에서 위험이 동반될 수밖에 없지만, 이를 통해 하람이 자유로워지고, 옥가락지를 통해 천기가 보호되는 상황에서 삼신할망이 그렇게 반복해 언급했던 문제의 그릇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용이 아니라 마왕을 가둘 수 있는 것은 삼신할망이 언급한 그릇이라는 사실이다. 그 그릇이 어떤 모양이고, 얼마나 큰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옥가락지를 통해 신묘한 힘을 느낀 그들은 그 그릇을 만들기 시작할 것이다. 과연 어떤 방식으로 마왕과의 대결을 마무리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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