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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1박2일 김치로드-두 마리 토끼 잡은 그들 진정 마지막을 준비하나?

by 자이미 2011.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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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도시의 대표적인 김치를 맛보고 담가보는 그들의 이번 미션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김치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이번 '김치로드'는 지난 '답사여행'과 '장터여행', 초심으로 돌아가는 '오지여행'과 함께 그들의 여행을 정리하는 개념으로 다가오기만 합니다.

1박2일 마지막을 준비하는 여행?



성공한 예능 방송을 보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무도가 그렇듯 1박2일 역시 제작진들이 얼마나 준비를 열심하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출연진의 역할 역시 중요하지만)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제작진들의 존재감은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습니다.

전국 5개 도시의 특별한 김치를 찾아 떠나는 '김치로드'는 강호동이 빠진 후 첫 여행의 형식과 동일합니다. 시골 장터를 통해 새롭게 시작하는 그들의 의지를 다졌듯 이번 미션 역시 따로 또 같이라는 형식을 통해 프로그램 제작의 탄력성을 부여했습니다. 언제나 함께 다니던 그들이 개별 여행을 통해 방송 자체의 가치를 살리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데 연속해서 이런 방식을 취했다는 점은 의외이면서도 당연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2월 종영이 예정되어있고 이런 사실에 변함이 없다면 프로그램 자체의 가치와 재미를 만들어내는데 더욱 집중을 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새벽 4시에 모여 시작된 그들의 여행은 베이스캠프인 전북 완주를 기점으로 넓게 퍼진 장소를 선택하는 게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곰발바닥 게임'으로 시작된 경기는 발음에서 절대적인 약점을 보이는 김종민이 가장 먼저 탈락하고 게임에 약한 엄태웅이 차례대로 떨어지며, 전통의 강자 3인이 벌이는 대결은 흥미로웠습니다.

부담 없는 게임을 통해 각자가 원하는 지역으로 향한 그들의 '김치로드'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여행이었습니다. 광주광역시의 '반지 김치', 태안의 '게국지', 경상도의 '조기 배추김치', 강원도의 '명태 배추김치', 전북 완주의 '전통 배추김치' 등 각 도시의 상징적인 김치를 찾아 떠난 그들의 여행은 가을 김장철을 앞두고 벌인 매력적인 테마 여행이었습니다.

가장 신기했던 것은 태안에서 먹는 다는 '게국지'였습니다. 바닷가라는 특징을 살려 풍부한 게를 중심으로 김치를 끓여서 먹는 이 독특한 김치는 직접 먹어보지 않으면 결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입 짧고 초딩스러운 입맛을 가진 은지원이 불고기를 버리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올려놓을 정도로 맛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과연 '반지'라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했던 이들에게 광주의 '반지 김치'는 경이로웠을 듯합니다. 몸에 좋은 약재 같은 재료들과 함께 삶은 오징어를 속으로 만들어 김치를 담그는 '반지 김치'의 핵심은 사골 육수에 있었습니다. 물김치와 일반 배추김치가 하나가 된 듯한 이 오묘함 역시 직접 먹어보지 않는 한 상상을 하기 힘든 맛이었을 듯합니다.


쫀뜩하게 말린 명태를 먹음직스럽게 잘라 김치를 만드는 강원도의 명태 배추김치는 그 지역이 아니라면 쉽지 않은 맛이었습니다. 인위적인 조미료를 넣지 않고 단맛을 내기 위해 호박을 쪄서 김치에 넣는 방식(완주에서 단감을 통해 단맛을 내듯)은 설탕이 없던 시절 지혜로운 선택이자 자연 그대로를 통해 맛을 낸 일품 음식이었습니다. 경상도 조기 배추김치 역시 조기와 김치가 만나 환상적인 맛을 전해준다는 점에서 김치의 다양성과 효용성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볼락무김치와 오징어 김치, 고추김치 등 그 다양성은 무궁무진할 수박에 없다는 점에서 이번 '김치 로드'는 한정된 다섯 곳을 여행했지만 전국 방방곡곡 각자의 취향과 지역의 특색을 살린 다양한 김치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오늘 여행에서 재미라는 측면이 부각되었던 존재는 이승기와 엄태웅이었던 듯합니다. 엄태웅이 볼락을 상대로 키스 씬을 연출하고 평상시에는 어항으로 사용하고 식사할 때는 꺼내서 먹으면 된다는 식으로 나름의 예능 감을 살리는 모습은 흥미로웠습니다. 장터에서 만나는 많은 이들이 엄태웅의 존재만이 아니라 그가 그토록 찾는 '백통이'의 안부까지 물어볼 정도로 '1박2일'이 얼마나 대중적인 예능인지를 확인하게 하는 장면을 흥미로웠습니다. 순진하면서도 엉뚱한 면모를 유감없이 보이는 엄태웅은 점점 예능에 익숙해져 가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게 다가올 듯합니다.  
 
대한민국 김치의 기본이자 상징인 전라도 김치를 찾아 떠난 이승기는 물이 올랐다는 표현이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리액션이나 진행하는 모습들 모두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그가 지향하는 데이터 요리를 위해 식재료까지 모두 일일이 적고 있는 승기는 어머니에게 한 소리 듣게 되지요. 자세가 바르게 갖춰지지 않으면 음식 만드는 것도 힘겨울 수밖에 없고 재료를 일일이 적으며 과학적으로 다가서는 요리는 잘 하는 요리가 아니라는 지적에 요리는 수치가 만든 기계적인 것이 아닌 창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점에서 이승기의 요리는 한 단계 상승할 것으로 보여 집니다.

이승기에게 항상 당하는 나피디는 이번에도 톰과 제리와 같은 관계를 만들어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30분도 안 되어 만든 굴이 듬뿍 들어간 김칫소를 배추에 싸먹는 맛은 두말 하면 잔소리일 뿐이지요. 이런 맛에 대뜸 배추를 건네는 나피디에 타박을 하는 승기와 하염없이 배추를 건네는 나피디의 모습은 이젠 하나의 트랜드처럼 다가서기도 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김치를 통해 각 지역의 특색과 역사를 돌아보며 맛 여행을 한 이번 '김치로드'는 재미와 의미를 모두 잡은 특별한 여행이었습니다. 지난 '답사여행'이 호평을 받았듯 이번 '김치로드'역시 최고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매 회 특별한 가치들을 만들어가고 있는 그들의 여행이 즐거우면서도 불안하게 다가오는 것은 이 모든 것들이 마지막을 위한 준비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 것입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종영이 아닌 지속적인 방송을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작진이나 방송국에서는 <1박2일>의 지속 방송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정리해야 할 시점일 듯합니다.

매너리즘에 빠졌었던 그들의 여행은 커다란 위기를 기점으로 진정한 여행의 가치를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여행의 가치를 생각하며 여행이 줄 수 있는 의미들까지 담아내고 있는 <1박2일>은 지금이 가장 전성기일 수밖에 없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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