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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1박2일, 김C 위한 마지막 추억여행에서 보인 강호동의 진가

by 자이미 2010.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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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송되었던 <1박2일>은 재미는 없었습니다. 더욱 오프닝이 반을 차지할 정도로 그들의 분량 나누기에서도 많은 아쉬움을 던져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방송되었던 <1박2일 수학여행>편이 의미 있게 다가왔던 것은 이 방송을 마지막으로 하차하는 김C를 위해 제작진들이 준비한 추억여행이었기 때문입니다.

영원히 간직될 수학여행



상황에 따라 수학여행을 가지 못한 이들도 있겠지만 학창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역시 수학여행입니다. 요즘에는 일본을 비롯한 가까운 외국으로 나가는 경우들도 많아졌지만 저희 때만 해도 중학교 시절엔 경주, 고등학교 때는 제주도가 정석이었습니다.

수학여행을 가기 전부터 들떠서 여행을 가면 뭘 어떻게 해야겠다는 계획들은 막상 여행을 가면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깨닫고는 하지요. 가지고 있는 가장 멋진 옷을 차려입고 전날 잠자지 못해 뚱한 얼굴과 낯선 설렘으로 가득했던 수학여행의 기억이 오늘 방송된 <1박2일>에서 조금은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여행이 좋은 것은 추억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던가요? 수학여행이 특별히 좋을 리도 없었지만 그때의 즐거움을 어른이 되어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이유도 속을 다 보일 수 있는 친구들과 함께 했던 한없이 편안한 여행이었기 때문이겠지요.

학창시절의 소소한 일상들은 기억 속에서 사라진지 오래이지만 수학여행을 떠나 선생님들 몰래 술 마셨던 기억들과 친구들과 함께 찍었던 사진들은 점점 바래가는 색과는 달리 기억은 더욱 또렷해지기만 합니다.

그렇게 여행을 테마로 전국을 돌아다니는 그들도 수학여행을 테마로 <1박2일>을 시작했습니다. 언제나 시작은 KBS 방송국 앞에서 시작했습니다. 장황한 강호동의 설명에 이은 멤버들의 출연 등은 변함없는 그들의 모습이었지요. 수학여행이라는 테마에 맞게 집에서 싸준 도시락을 공개하는 장면들에서 희비가 교차되었지요.

거대한 찬합의 포스가 전해지는 이수근의 럭셔리 사랑 도시락과 남편 혼자만 먹으라고 싸준 은지원의 신혼 도시락까지 그들이 가지고 온 도시락에는 각자의 사랑과 애정이 듬뿍 담겨있는 소중한 도시락이었습니다. 김C 아이인 우주가 <1박2일> 삼촌들 주라며 삶은 계란에 그려낸 캐리커쳐와 글귀들은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었지요.

그런 그들의 정성어린 도시락을 맘껏 먹지 못하게 만드는 제작진들의 미션은 과거를 추억하게 합니다. 학교에서 먹던 우유를 마시고 우유 박스에 빈 우유팩을 집어넣으면 통과하는 비교적 단순하고 쉬운 이 미션에서 의외로 학창시절 야구를 했던 김C가 넣지 못해 실패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했습니다.

너무 쉬운 것을 실패한 것을 보면 제작진과 강호동 자신은 알고 있었던 마지막 녹화에 대한 부담감과 아쉬움이 교차해서는 아닌지 생각하게 합니다.

그렇게 그들은 수학여행의 목적지인 경주를 향해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가는 도중 밋밋함을 해소하기 위해 제안된 노래자랑은 오늘 보여준 <1박2일>의 가장 큰 재미였지요. 각자 자신이 선택한 노래를 통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은 누구 것이든 선택해 도시락을 먹게 되는 이 미션에 다들 들떠있었죠.

가장 탐나는 이수근의 도시락을 탐내는 강호동의 '욕심쟁이'는 그동안 절대 볼 수 없었던 강호동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이승기부터 시작한 그들만의 노래자랑은 엠씨 몽의 결별의 아픔을 고백하는 듯한 노래와 김종민의 현 상황을 그대로 드러낸 잡초에서 빵 터졌지요.

좀처럼 도약을 하지 못하는 김종민을 소개하는 강호동의 멘트는 의미 있었지요. "개국 공신이자 풍운아, 요즘에는 묵언수행 중"이라는 소개로 불려나온 김종민이 자신의 처지를 그대로 반영한 노래라며 부른 나훈아의 '잡초'는 그의 그동안의 모습과 겹치며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자신의 현재 심정을 노래에 담아 부르던 그들의 최고봉은 김C가 부른 강수지의 '보라빛 향기'였어요. 선택한 노래를 보고 놀라는 이들과 상관없이 최대한 귀엽게 부르던 김C의 모습은 그동안 <1박2일>에서 볼 수 없었던 정겨움이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을 잠재운 이는 다름아닌 <1박2일>의 맏형 강호동이었죠. 심신의 '욕심쟁이'를 자기 식으로 부른 강호동의 포스는 강호동이 아니면 낼 수 없는 가당치도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그의 노래는 어쩌면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김C를 위한 배려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멤버들은 저녁 시간 김C가 알려줘 비로소 알았다고 하니 제작진이 판을 벌리고 강호동이 분위기를 잡아가던 그들의 마지막 수학여행을 위해 살신성인하듯 보여준 강호동의 기겁할 정도의 퍼포먼스는 재미있었고 의미 있었습니다.

이런 강호동의 몸부림은 압도적인 1위로 보상을 받았죠. 어울리지 않는 귀여움으로 구토를 유발한 김C는 자신 매니저도 없는 차안에서 단 한 표도 얻지 못하는 굴욕을 당하기는 했지만 이 역시 그가 <1박2일>을 기억하게 하는 중요한 추억이 될 듯합니다.

경주에 도착한 그들은 스탬프 관광을 시작했습니다. 누구랄 것도 없이 미션을 통과하기 위해 뛰기 시작하는 그들의 모습은 다음 주에 결과와 함께 재미도 함께 전달될 듯합니다.

김C와 의 마지막 여행이 아니라면 달라질 수도 있었을 감흥이었겠지만, 그와 함께 하는 <1박2일>의 마지막 여행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 오랜 시간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수학여행'이라는 테마는 무척이나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3년 동안 한 울타리에서 함께 보내던 친구들과 언젠가는 헤어져야 할 시점들이 다가오고 그렇게 서로의 삶을 살아가는 그들에게 '수학여행'은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임을 상기해 봤을 때 <1박2일>이 준비한 수학여행은 김C를 추억하게 하는 혹은 김C가 그들을 추억하는 중요한 의미로 남겨질 듯합니다.

때론 아집과 고집에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만 보였던 강호동의 모습이 오늘 방송된 <수학여행> 편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상대를 배려하고 방송 전체를 조율하는 맏형으로서 든든하게 그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모습이 도드라져 보였습니다.

오랜 친구를 떠나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떠나야만 한다면 가장 좋은 추억을 남기고 떠나게 하는 것이 친구들이 할 수 있는 전부이겠지요. 강호동과 제작진의 마음 씀씀이로 김C에게는 방송 생활 중 결코 잊을 수 없는 멋진 추억여행이 만들어졌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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