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25. 08:48

지붕 뚫고 하이킥 109회-치명적인 매력남 지훈과 정음의 자아 찾기

오늘 방송된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 109회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다섯 여자를 줄리엔을 통해 감각적으로 담아냈습니다. 마지막 산으로 여겨졌던 정음의 서운대 문제도 졸업식이라는 마지막 정점에서 자신을 깨닫고 스스로에게 당당해지려는 그녀를 보여주었습니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시작한 이번 에피소드는 마무리를 위한 멋진 시작이었습니다.

서울대가 아니라 서운대라도 행복할 수 있다

1. 줄리엔이 사랑한 여자

전면에 등장하지 못했던 줄리엔을 통해 다섯 명의 여인들을 이야기하는 형식은 흥미로웠습니다. 자신이 사랑한 여인을 이야기하며 새로운 출발점에 선 이들의 모습을 조명하는 방식은 <지붕킥>의 마무리를 위한 시작으로 훌륭한 기교적 선택이었습니다.

세경은 검정고시를 정음은 졸업을, 현경은 갈망했던 국제심판자격증을 따고, 자옥은 웨딩드레스를 고르며 현실로 다가 온 꿈에 행복해 합니다. 연습생인 인나는 소속사에서 새롭게 구성한 걸 그룹의 멤버로 확정되며 지난했던 꿈이 현실로 다가가는 행복을 맛봅니다.  

그렇게 새로운 시작이 행복한 그녀들은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함께 차를 마십니다. 극중에서 한 번도 함께 모일 수 없었던 그녀들은 줄리엔으로 인해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줄리엔이 사랑하는 여인을 찾기 위해 설정된 자리였지만 그녀들의 새로운 출발은 곧 <지붕킥>의 마무리와 맞닿아 있기에 중요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줄리엔이 다섯 명의 여자들과 전화 혹은 만남을 통해 하나씩 제거하는 형식으로 마지막 한 명을 찾는 방식은 재미있었습니다. 줄리엔의 추억을 짧은 시간 안에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그가 사랑했었던 세경을 소중한 친구로 남기며
제작진은 줄리엔의 역할을 종결했습니다.

외국인들이 점차 늘어가는 상황에서 줄리엔의 역할은 아쉬움만 남겼습니다. 세경 자매를 도와주는 키다리 아저씨로 등장해 멋진 활약들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줄리엔이 가지고 있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다양한 문제에 대한 접근은 하지도 못한 채 마무리 되는 거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2. 지훈의 사랑이 정음을 변화 시킨다

109회의 핵심은 정음의 자아 찾기였습니다. 그동안 서울대생으로 과외를 하고 스스로도 서운대를 다닌다는 것을 치욕으로 여기던 그녀는 졸업식 날 해프닝을 계기로 자신을 뒤돌아보게 됩니다. 

졸업식으로 바쁜 정음은 부지런하게 졸업식을 위해 단장합니다.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가던 그녀는 우연하게 현경을 만나게 됩니다. 현경도 친한 후배의 졸업식이 있어 서울대로 간다며 함께 가자합니다. 거부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어렵게 도착한 서울대는 그녀에게는 생경하기 그지없습니다. 

자신이 그동안 서울대생으로 살아왔던 죄 값을 우연이지만 필연적인 현경과의 만남으로 치러야 하는 과정은 혹독했습니다. 작은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만들어내고 작았던 것은 거대해지며, 진실은 사라 진채 거짓을 위한 거짓으로만 점철될 수밖에 없음을 정음은 뼈저리게 깨닫게 됩니다. 

자신의 졸업식에는 참석도 못하고 거짓으로 만든 허상 속에서 허우적거리기만 한 정음은 자신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4년 전 합격자 발표 날 합격 통지를 받고 날듯이 기뻐했던 그녀는 어느 순간 자신이 서울대가 아닌 서운대에 다닌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며 스스로를 속이도록 만들었습니다. 

만족하는 삶은 발전할 수 없다고 하지만 비교만 하는 삶도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 그녀는 이름이 비슷한 대학으로 인해 자신을 단순한 간판으로 대변되는 사회 시스템에 종속시키며, 스스로를 비교의 대상으로 몰아 자신을 비하하고 발전보다는 비난만 하며 살아야했습니다. 

사회가 만들어 놓은 서열화는 스스로를 자학하게 만들고 발전보다는 비난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했습니다. 그렇게 자신감을 상실한 정음이 택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멋대로 살아가던 그녀가 바뀔 수 있었던 것은 우연하게 찾았던 과외였고 그렇게 만난 지훈이었습니다. 

지훈을 통해 사랑을 다시 찾고 그를 통해 자신이 누구이며,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자아를 찾지 못해 자책하던 정음을 데리고 서운대로 향한 지훈은 정음을 위한 졸업식을 행합니다. 

지훈의 노력으로 답답하기만 했던 정음은 웃음을 찾고 함께 졸업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부정하며 자신의 잘못을 남의 탓으로만 돌렸던 과거를 털어버리는 정음은 부끄러워만 했던 서운대에게 아쉬움과 미안함을 토로합니다.

그렇게 지훈이 만들어준 졸업식을 마친 정음은 더 이상 자신을 속일 수 없다는 생각에 현경을 찾습니다. 그리고 모두 모여 있는 상황에서 그녀는 용기를 내서 자신은 서울대생이 아니라 서운대생이라고 고백합니다. 결코 쉽지 않은 그녀의 고백은 자격지심에 스스로를 속이고 탓하고만 살아 왔던 정음을 당당한 여자로 바꾼 지훈의 힘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동기가 계기는 필요합니다. 그런 동기를 정음은 지훈에게서 발견했고 그를 통해 자신을 버리고 허상을 뒤집어쓰고 살아왔던 지난날과 작별을 고할 수 있었습니다. 지훈에 대한 사랑과 집착이 만든 두려움은 결국 지훈의 사랑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는 것은 향후 <지붕킥>이 어떤 식의 마무리를 하려는지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새로운 시작을 도모하는 에피소드에서 줄리엔은 오랜 시간 자신이 품었던 사랑이라는 감정을 털어버리고 진실한 친구로 남기로 다짐 합니다. 정음은 졸업식에서 새로운 시작을 위해 용기를 냅니다.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르기 시작한 그녀는 결국 오르지 못하고 힘겨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산 앞에서 발만 동동거릴 수는 없는 법이고 돌아간다고 다른 산이 또 나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는 상황에서 그녀의 용기 있는 선택은 <지붕킥>의 멋진 마무리의 시작입니다. 이번 주는 자아 찾기에 나선 정음으로 인해 밝혀진 진실을 두고 벌이는 그들의 설왕설래들이 중요하게 등장할 듯합니다.

어쩌면 지훈과 정음은 현실의 벽에서 행복한 마무리를 하지 못한 채 헤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혹은 헤어짐은 아니지만 막연한 가능성만 남기고 열린 형식으로 끝을 낼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모두 이겨내고 행복한 엔딩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지 마지막까지 <지붕킥> 제작진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황당한 마무리가 아닌 가족의 사랑을 중요한 가치로 설정해 목표에 다가가고 있는 <지붕킥>이기에 밝은 미래를 기대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유익하셨나요? 구독클릭 부탁합니다^^;;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방송연예드라마스토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Trackback 1 Comment 12
  1. Favicon of http://isblog.joins.com/jk7111 BlogIcon 둔필승총 2010.02.25 09:11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이제 정리단계네요. 올림픽 때문에 정신이 팔렸지만 쫑파티는 지켜봐야죠.

  2. 민재맘 2010.02.25 09:51 address edit & del reply

    보는내내 정음이가 되었던거 같습니다. 정음이와 같이 오현경씨를 피해 여기저기 도망도 다닌것 같습니다. 십여년전 졸업식도 생각해보았고, 나라면 나의 모교에 어떻게 이야기 했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중간중간 정음이의 마음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마지막에 용기내어 졸업장을 가지고 가는 장면은 꼭 해야하지만 나라면 용기내서 할수 있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정음이의 졸업식이 지훈이의 도움으로 잘 마무리할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어째든 둘이 잘되던 헤어지던 지훈이란 사람은 정음이에게 절대 잊혀질수 없는 사람인거 같습니다.
    오늘이 걱정이군요. 여기저기 말이 많던데..너무 많이 상처받지 않고 지나갔으면 합니다. 맘이 무겁네요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2.25 13:31 신고 address edit & del

      많은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비교하게 되는거 같아요. 사회가 비교를 강요하고 그런 비교는 상대적인 박탈감만 가져올 뿐이기에 자신을 비하하거나 현실에서 주눅든 삶을 강요하고는 하지요.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알게 모르게 정해진 사회 속 서열 관계는 학벌, 재산, 인맥, 지역등 다양한 형태로 발현 되고 있는 것을 보면 정음의 용기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극중의 정음도 그렇지만 이를 현실 속에서도 끄집어 내서 욕하는 이들이 많은 것을 보면 정음에 대한 과도한 집착 혹은 왕따는 아닌지 우려스럽기까지 하네요.

  3. 친구세라 2010.02.25 10:42 address edit & del reply

    어제 뒷부분만 보게 되며 앞부분도 뭐 그저그렇겠지 라는 생각에

    안 보려 했는데 리뷰를 보니 안 볼 수가 없네요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참 리뷰 잘 쓰시고 꾸준히 써 주시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잘 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2.25 13:32 신고 address edit & del

      친구세라님 오랜만이네요^^ 얼마남지 않은 <지붕킥>에서 본격적으로 마무리를 하고 있는 과정으로 재미도 그렇고 다양한 의미들도 담아내고 있는거 같아 흐믓합니다.^^;;

  4. 서운대 2010.02.25 10:43 address edit & del reply

    세상엔 자신의 못난 과거를 숨기며 사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작은 거짓말이 또 거짓말을 하게 되고..그 거짓을 끊어내는 정음이 정마 대단합니다
    연인이라도 이것은 정음이 해결해아만 지훈과 떳떳이 만날수 있을것 같아요
    비록 헤어지더라도..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2.25 13:34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죠. 모든 것을 지훈이 해줄 수는 없습니다. 지훈의 역할은 오늘 보여준 것처럼 정음에게 힘을 줄 수 있지만 나서서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는 없는 것이죠.

      그래서 용기내어 자신의 거짓말을 밝히는 정음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자아를 찾고 이를 통해 스스로 발전해갈 수 있는 과정을 가져간다는 것은 소중한 일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죠.^^;;

  5. ann 2010.02.25 13:12 address edit & del reply

    현실의 벽앞에서지훈과 정음의 입장은 다릅니다. 완벽한 조건을 가진 지훈에 비해 정음이 가진 조건을 초라하지요~ 하지만 정음이 가진 다른 많은 장점을 알아본 지훈에 비해 타인의 시선은 차갑습니다. 정음의 현재의 모습을 깨닫게하고 성장토록 도운것이 지훈이듯 건조한 지훈에 가슴에 온기와 생기를 돌게하고 잃어버렸던 소중한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가지게한 역할이 정음이였다면 설령 그들이 헤어진다해도 오래도록 서로에게 소중한 사랑으로 남겠지요~ 아님 둘이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 그 모든 것을 극복하고 서로에게 현재로 남을 런지는 지훈보다 정음의 선택으로 남겨지게 된것처럼 보이는 에피였네요~
    잘지내셨지요~ 봄소식이 들리네요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2.25 13:37 신고 address edit & del

      <지붕킥>의 마무리를 위한 좋은 시작이라고 봅니다. 어떤 선택이든 이는 온전히 자신의 몫임을 정음도 깨달았다고 봅니다.

      주저하고 망설였던 자신을 더이상 감추지 않고 드러냈다는 것 자체가 정음을 한단계 성숙시킬 수 있기에 결말이 어떻게 되든 정음은 지훈과의 만남을 통해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ann님의 말씀처럼 지훈은 정음에게 사랑과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들에 영향을 받았듯 그들에게는 서로가 너무 소중한 사람이었음은 분명한 듯 합니다.^^

      그러게요. 오지 않을 듯 하던 봄도 이렇듯 가깝게 다가와 있네요.^^;;

  6. 독일 2010.02.25 23:18 address edit & del reply

    지훈이가 특별히 더 멋있었던 것도 눈물 질질의 슬프기만 한 장면은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무겁고 눈물이 났던 정음이 졸업에피였어요..
    쪼그려 앉아서 졸업식 못갔다고 말할때 너무 슬프더라구요..ㅠㅠ
    자신은 그 처지가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요..

    오랫동안 울림이 있었던 에피였어요..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2.26 07:21 신고 address edit & del

      많은 것들을 담고 있었던 에피소드였지요.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에 묵묵하게 지켜내주던 지훈의 듬직함이 정음을 깨닫게 만들었으니 그들의 관계는 천생연분이라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마지막 학교에 정음이 외치는 장면은 스스로를 부정하던 자신을 질책하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장면으로 무척 의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