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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Sitcom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31회-박하선 둘러싼 삼각관계는 찌질함의 극치다

by 자이미 2011.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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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한없이 다양한 모습으로 투영되기에 누군가의 사랑을 왈가왈부하거나 폄하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행스럽게 극화된 내용이라면 상황은 조금 달라질 수는 있을 것입니다. 창의력 대장이었던 김병욱 사단이 창의력 둔재로 변신한 듯한 이야기 전개는 안타깝기만 합니다.

창의력 없는 패턴 반복은 피로함의 증거인가?




감동도 재미도 없었던 박하선과 두 남자의 이야기는 안타깝기만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철 밥통 교사와 비루한 공무원 시험 준비생을 사랑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게 착각에서 시작한 어쩔 수 없는 사랑이었다고는 해도 사랑은 사랑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극화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제작진들의 진부한 이야기 전개는 과연 김병욱 사단이 이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고영욱이기에 자신의 감정과 상관없이 연인이라는 관계를 유지한다는 박하선. 그런 그녀는 자신에게 부담만 가중시키는 고영욱의 모습들이 한없이 힘겹기만 합니다. 문제는 오랜 고시생 생활로 돈이 없는 고영욱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리 많지 않은 것도 현실입니다. 자신이 쟁취하고 싶은 사랑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하늘에서 툭 떨어진 상황에서 이런 인연을 진정한 연인 관계로 이어가고 싶은 고영욱의 마음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비록 그의 행동이 근본부터 찌질 함에서 시작되었다 해도 그건 극 중 드러난 캐릭터의 본질이기에 찌질 함이 사랑이라는 대의명분을 무력화시킬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분식집이나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사먹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데이트이지만 이미 사회인이 된 박하선을 상대로 그런 고등학생 데이트 같은 일을 계속하기는 힘든 것도 현실입니다.

연예의 최대 복병은 항상 주변에서 부추기는 이들입니다. 고시원 친구의 부추김에 돼지 저금통까지 갈라 어렵게 마련한 돈을 가지고 그럴듯한 데이트라도 하고 싶었던 고영욱은 박하선을 데리고 레스토랑을 찾습니다. 뻔한 자금에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메뉴는 한정되어 있고 그렇게 어렵게 선택된 식사는 상대를 불편할 수밖에 없게 합니다. 영욱의 입장에서는 하선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투자해서 하는 데이트이지만 역으로 하선으로서는 그런 무모한 선택은 결과적으로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낯선 장소에 와서 낯선 음식을 보며 자신이 이런 레스토랑이 처음임을 드러내는 장면에서는 시트콤 특유의 재미와 뒤늦게 찾아오는 감동이 있어야 하지만 민망한 씁쓸함이 먼저 찾아오는 것은 왜일까요? 이런 식의 찌질 한 궁상은 김병욱 사단의 시트콤에 자주 등장하는 레퍼토리입니다. 상대적인 빈곤에 허덕이는 상대가 자신이 그렇게 곤궁하지 않음을 드러내기 위해 과도한 지출로 위기에 처하는 상황은 김병욱 사단만의 특허도 아니고 무척이나 익숙하게 볼 수 있는 장면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기본 정식 주문을 잊고 마늘빵만을 주문하려 하고, 발사믹 소스를 간장이라 외쳐대고, 오일 스파게티를 시켜놓고 소스 듬뿍 담아 달라는 그는 피클을 수박이라 우기며 이 모든 것이 의도적인 농담이라 이야기를 하지만 하선으로서는 당혹스러운 데이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계산을 하는 과정에서도 중복 할인이 안 되는 상황에서도 할인을 우기고 주머니를 털털 털어도 부족한 500원은 강력하게 깎아달라는 영욱의 모습은 캐릭터가 가진 흥겨움은 아니었습니다. 철저하게 찌질 함으로 뭉쳐있는 영욱이라는 캐릭터는 자신만을 위할 줄 알지 타인의 아픔이고 고민들을 생각하는 배려심이란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백진희가 같은 고시원 생활을 하던 시절 서로 티격태격하던 상황에서 드러난 영욱의 캐릭터는 철저하게 자신만을 생각하는 인물로 각인되었습니다. 그런 그가 우연히 목격한 하선에 반해 애정을 드러내기 위해 진희를 궁지에 몰아넣고 즐거워하던 모습 역시 이런 캐릭터 특유의 성격을 그대로 전달해주고 있었습니다. 지갑을 꺼내기 위해 뛰어든 한강에 스카프 때문에 강으로 떨어진 하선을 구하는 방식으로 둔갑하는 과정까지 철저하게 제작진에 의해 구축된 영욱의 캐릭터는 참 사랑하기 힘겨운 존재입니다.

제목에서 이야기하는 반격을 위해서는 이런 찌질 하고 짜증스러운 존재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어느 시점이 되면 차츰 반격을 하는 형식을 취하겠다는 의지는 알겠지만, 그런 과정에서 쏟아지는 시청자들의 불만은 제작진들이 충분히 고민해봐야만 할 것입니다. 영욱의 이런 찌질 함이 순수해서 답답한 지석과 대조를 이루며 어느 순간 역할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미 시작부터 그렇게 되었기에 특별할 것은 없지만 그런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영욱을 응원할 수 있는 충분한 동기를 만들고, 그럼에도 지석의 순수한 사랑이 기교적인 사랑에게 역습을 가하는 과정으로 등장한다면 좀 더 흥미로울 텐데 아쉽습니다.

내상씨가 줄리엔을 이용해 돈벌이에 나서는 장면 역시 비난이 이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김병욱 사단의 시트콤에 등장했던 인물들 중 가장 존재감이 떨어지고 비호감인 내상씨의 인생 역전이나 역습은 아직도 멀어 보이고 이미 회복 불능에 빠진 듯한 비호감 캐릭터는 어떤 행동을 해도 그 이상의 회복 능력을 상실한 존재감으로 굳어지는 듯합니다.

돈에 눈이 멀어 줄리엔의 순수한 마음을 이용하는 내상씨는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통해 구에서 주최하는 외국인 노래자랑에 나서지만 터무니없는 실력으로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하고, 그저 이슈만 노리는 제작자를 통해 길거리 테이프 녹음에 들어가지만 그 역시도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나고 맙니다. 그런 과정에서 보여준 내상씨의 뻔뻔함은 영욱과도 유사한 모습입니다.

철저하게 자신만을 위한 행동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내상씨와 영욱의 모습은 초반 '하이킥3'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임이 분명합니다. 사회적 루저로 전락한 이들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사회에 대 역습을 가할 것인가는 중요한 흥미요소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실직한 가장과 취업을 하지 못하고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청년 백수들의 삶을 통해 현실 속 유사한 상황에 놓여 있는 이들에게 동질감 부여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한없이 찌질하고 극단적으로 자신만 생각하는 그들에게서 공감을 얻는 것은 어렵기만 합니다. 실직자이지만 자신의 자존심만 내세운 채 아무런 일도 상황을 반전시킬 행동도 보이지 않고 남들에게 민폐만 끼치는 내상씨와 9급 공무원 준비를 하면서도 철 밥통 직업을 가진 여인에 대한 사랑만이 전부인 영욱의 모습은 같은 세대들에게 어떤 공감을 이끌어낼지 알 수가 없습니다.

청년 실업에 빠진 이들이 선택한 공무원은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난 사회 현상입니다. 청년 창업이 세계에서 가장 힘든 나라 중 하나인 대한민국에서 한정된 기업 취업은 하늘에서 별 따기보다 힘겨운 시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 세대들이 주목하는 것은 공무원입니다. 안정된 직장에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은 언제부터인지 청년 세대들에게는 꿈의 직장이자 가장 큰 목적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청년들의 아픔과 고민들을 담아낼 수 있는 영욱이라는 캐릭터가 그런 현실적 고민은 존재하지 않은 채 철저하게 짜증만 불러오는 캐릭터로 굳어지는 것은 수많은 청년 고시생들에 대한 민폐입니다. '하이킥3'에 등장하는 이들이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게 다가오기만 합니다. 이런 영욱이 어느 시점 비참한 청년 세대의 희망으로 다가올지 알 수 없지만 현재 보여 지는 그의 모습은 그저 민폐덩어리일 뿐입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있듯 김병욱 사단의 오랜만의 복귀 작인 '하이킥3'는 충분한 상징성과 재미를 갖추고 있음에도 이를 살리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합니다. 캐릭터들의 성격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이미 몇몇 캐릭터는 실패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고 그런 시각들은 이들의 충돌로 인해 만들어지는 상황마저 어색함으로 받아들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창의력 대장이었던 그들이 어쩌다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번뜩이는 재치로 위기 상황을 벗어나는 마술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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