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4. 19:58

그사세 3부 아킬레스건은 아킬레스건을 드러내며 없애가는 과정일뿐이야.


표민수 연출
노희경 각본
송혜교, 현빈 출연



3부 아킬레스건

"나의 유년 시절의 확실한 아킬레스건은 엄마였다. 화투를 치고 춤을 추고, 다른 남자를 만나는, 그러면서도 엄마는 아빠앞에서는 언제나 현모양처인양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때 나의 꿈은 엄마를 탈출하는 것이었다. 그 꿈은 다행에 대학에 들어가면서 쉽게 이루어졌다. 그리고 내 인생의 암흑기라고 할 수있는 조감독때 나의 아킬레스건은 조금이라도 잘나가는 모든 동료와 그외 나에게 수시로 태클을 거는 세상 모든 것이었다....그리고 감독이 된 이후의 나의 아킬레스건은 모든 감독들처럼 단연 시청률이다." 준영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하는 3부의 화두입니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한 몇 가지 제안


3부에서는 준영과 지오의 새로운 시작이 전체적인 극을 끌어가는 중심입니다. 새로운 특별극을 준비하는 준영은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배우인 윤영의 전화를 받습니다. 그리고 국장은 준영의 외주제작을 받아들인 행태에 대해 무척이나 화를 냅니다. 그렇게 방송국 소속 감독들의 생존권에 대해 궐기까지하던 너희들의 의리라는 것이 이 것 뿐이냐는 논리였지요. 

그러나 준영은 작가가 원하는 배우를 캐스팅해준다는 조건을 들고 나온 더불어 큰 제작비까지 지원해주겠다는 제작사까지 끌고들어오는 윤영의 제안을 뿌리치기에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좋은 드라마를 찍기위해서라면 이정도는 괜찮다는 준영과 그래서는 안된다는 국장의 입장차이. 

그런 입장차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준영은 과거 윤영과 문제가 있었던 국장의 감정싸움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게 정지오 니가 말하는 의리냐. 이게 정지오 니가 작품마다 이야기하고 싶어했었던 인간에 대한 예의냐? 남의 아킬레스건 틀어쥐고 다른 놈도 아니고 니가 나한테...."


국장에게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윤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지오에게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국장의 말들이었죠. 더불어 그런 상황을 만들어버린 준영이었습니다. 

초짜 감독이었던 지오는 첫 작품을 만들면서 힘들었을때 진정 커다란 힘이 되어준 국장으로 인해 너무도 끈끈한 정을 쌓아올릴 수있었지요. 그만큼 국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지오에게는 커다란 아킬레스건들일 수밖에는 없지요.


아킬레스건은 아킬레스건으로 치유하는 법.


사랑을 슬그머니 고백하는 지오와 그런 사랑 고백이 싫지 않은 준영.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그렇게 해외로케를 위한 사전작업을 위해 싱가포르에 간 준영은 멀리 떨어져 있는 동안 지오에 대한 사랑도 더욱 커져만 가지요. 

그렇게 로케를 다녀온 그들의 통화에서 사랑과 함께 그들의 아킬레스건들도 모두 묻어났지요. 마지막 촬영을 위해 지오만의 의식을 딴지거는 준영. 그렇게 그들은 지오가 계속 이야기해왔던 "생각없고 쉬워보이는 여자"인 준영. 그건 그들의 사랑을 위한 서로가 풀어야만 하는 아킬레스건이었지요.

쫑파티에서 지오와 준영은 바다로 가자며 들떠있습니다. 그러나 준영에게는 자신만의 아킬레스건이 하나 더 있었지요. 바로 전에 사귀었던 남자친구 준기였지요. 다시 시작하자는 남자친구와의 대화.  그 사이 누구 생겼냐는 준기의 질문에 나 그렇게 쉬운 여자아냐!라고 이야기하는 준영. 그런 준영에게 준기는 이런 말을 하지요.

"주준영! 부탁인데. 다시 니가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할땐 있잖아. 단 한번만이라도 좀 진지해져봐. 어!!"


그렇게 준영에게 그녀의 아킬레스건에 대해 너무 쉽게 이야기를 해버리고 맙니다. 준영에게 엄마라는 가족사의 아킬레스건이 있었다면. 지오에게는 준영과는 정반대 입장의 엄마라는 아킬레스건이 존재하고 있었지요.

준영과 지오는 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그들만의 아킬레스건에 대해서 구체적인 논쟁을 벌이게 됩니다. 무엇때문에 그들이 그렇게 헤어져야만 했었고 그래야 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랑이 귀찮아질만큼 사는게 버겁다는 나레이션을 내가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대해 묻고 싶었는데 지금 이순간이 딱 그래. 선배 너는 너만 기분 좋음 니 앞에 있는 내가 어떤지 아랑곳이 없어. 옛날에 나랑 헤어질때도 선배는 그랬어. 이제야 다 기억이나. 그땐 넌 너무 잔인했었는데 내가 왜 그걸 잊고 다시 시작하려했나 싶다."
 

준영은 사랑도 꼬이고 새롭게 시작하는 특집극도 우려했던 것이 현실이 되어나타나 힘들 뿐입니다. 오랫만에 만난 엄마는 여전히 그녀에게는 아킬레스건일 수밖에 없음을 다시 느껴야하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그녀는 그렇게 그녀의 아킬레스건들과 마주치며 자신의 아킬레스건을 해결해 나갑니다.

준영과 지오의 과거에 대한 아킬레스건들은 준영의 본격적인 공격으로 논의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그들에게 얽혀져 있었던 아킬레스건들을 건드리며 버리며 사랑을 다시 만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진솔한 사랑을 하기 위한 그들의 이야기들은 누가 공격을 하고 방어를 하는 관계도 아닙니다. 공격을 하다 다시 공격을 당하기도 하고, 그렇게 그들은 알면서도 속아주고 이해하는 그들의 관계는 본격적인 사랑의 시작을 알립니다.

"지금 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는 시점에서 나의 아킬레스건은 인정하기 싫지만 내가 너무 사랑을 정리하는 것도, 사랑을 시작하는 것도 쉬운 애라는 거다. 하지만 이 순간 그것보다 더 중요한건 내가 이 사랑을 쉽게 끝내고 싶지 않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나느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지난날처럼 쉽게 오해하지 않고, 쉽게 포기하지 않고 지루하더라도 그와 다시 긴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이번 사랑은 결코 지난 사랑과 같지 않을 수있을까?"

라는 준영의 나레이션에 오늘 그사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는 연인들에게 던질 수있는 질문이었지요. 그리고 3부의 화두를 일단 마무리하는 나레이션이기도 합니다.




한 편의 소설같은 잘만든 영화처럼


노희경 작가는 그사세를 만들어가며 매 회마다 한 편의 단편 소설을 쓰듯이 이야기들을 전개해 나갑니다. 그렇게 서로의 나레이션들을 통해 서로의 감정들을 쏟아내는 방식은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즐겁습니다.

3부의 주제이기도 한 사랑에 대한 그들의 결론은 없었습니다. 다만 과거에 해왔던 잘못들은 더 이상 하지 말자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들은 싸우지 말자는 준영에게 싸우자고 이야기하는 지오. 소소한 것들로 싸우는 것이 사랑인데 그런것들 말하지 않고 쌓아두면 큰 싸움이 된다는 이야기. 아마도 이런 것들이 우리들 살아가는,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야기일 듯 합니다.

이번 3부에서는 시청률에 목을 메고 서로 싸울 수밖에 없는 방송국의 리얼함이 잔뜩 묻어나는 상황들이 보여졌지요. 우리가 쉽게 보는 드라마이지만 이런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2, 3시간 자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이 어쩌면 새롭게도 다가옵니다. 그리고 그들만의 직업에 대한 애정과 노력들에 대한 그들만의 방식의 표현이기도 하지요.


이번 3부에서도 표민수스러운 장면이 등장했지요. 준영의 머리속 이미지들을 실제처럼 함께 따라가며 싱가포르의 뒷골목을 따라 뛰어다니며 장면 장면들이 현실처럼 드러나다 준영의 컷으로 영상들이 사라지는 장면은 축약의 미약을 보여주는 깔끔하고 멋진 표민수의 연출 솜씨였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사랑과 그들의 치열한 드라마 제작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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