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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날카로운 풍자는 여전했고 MBC의 우울한 현실도 여전했다

by 자이미 2012.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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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일이 넘는 기간 동안 파업을 해왔던 MBC 노조. 복귀 후 무한도전에 쏟아지는 팬들의 관심은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보여주는 가치와 재미는 여전했음을 그들은 방송을 통해 잘 보여주었습니다. 김태호 피디 특유의 풍자는 여전했지만 MBC의 앞날 역시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김태호 피디의 풍자는 흥미로웠고, MBC의 앞날은 불투명하기만 하다

 

 

 

 

 

 

하하와 홍철이 장난처럼 던진 말이 하나의 큰 프로젝트가 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방송이 많은 이들에게 관심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면 무한도전의 힘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장난 같은 승부에서 감동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시청자들과 긴밀하게 소통을 하는 이들의 모습은 6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은 없었습니다.

 

동전 줍기, 알까기, 자유투 대결, 닭싸움 등 너무 평범해서 언급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대결 종목들을 가지고 진행된 '하하vs홍철'의 대결은 하하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홍철에게 유리했던 경기들에서 하하의 반격은 시작되었고 이 상황에서 그들을 응원하던 팬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승부 자체에 대한 관심을 더욱 크게 만들었습니다.

당연히 홍철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던 경기에서 하하의 승리로 끝나며 홍철의 편에 섰던 수천 명의 관객은 졸지에 패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하와 홍철의 응원을 통해 자동차 2대가 경품으로 주어진다는 점에서 초반 대량 탈락은 팬이나 홍철 모두에게 대단한 충격이었습니다. 기존에 보여 졌던 상황들만 놓고 보자면 홍철이 골리앗이었고, 하하는 다윗과도 같았기 때문입니다.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 보였던 홍철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타난 하하에게 꼼짝도 할 수 없었고, 한 번 흐름을 놓친 홍철은 제대로 된 반격도 하지 못한 채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자동차의 주인공을 찾는 경기에서 승리를 하며 위안을 찾을 수 있었지만 홍철에게는 끔찍한 경험이었을 듯합니다.

 

하하와 홍철이 경기를 마치고 뜨거운 눈물을 흘린 것은 단순히 자신들만이 행한 게임이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들을 응원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입장해준 수천 명의 팬들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들로 인해 장난 같았던 게임은 의미가 부여되고 아무것도 아닌 '하하vs홍철' 대결은 세기의 대결이 되고 말았습니다.

 

홍철이 자신의 패배로 인해 수천 명이 초반 탈락하며 마음고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중요하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자신을 믿고 지지해준 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는 했지만 예상과 달리, 허무하게 패한 그에게는 자신을 믿고 의지해준 팬들에 대한 그가 가지는 책임감은 시청자들에게도 감동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작은 것도 대단함으로 만드는 능력. 그것이 무도였고, 그런 무도를 기다려왔던 팬들에게는 그 자체가 행복이었을 겁니다. 그저 단순한 예능만이 아니라 여전히 살아 숨 쉬는 풍자도 보여주며 무도의 여전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나영 특집'을 준비하며 준비된 '개그학개론'은 이미 많은 팬들에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건축학개론'을 기본으로 이나영과 관련된 내용들을 만들어낸 그들이, 과연 어떤 웃음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전해줄지 알 수는 없지만 공개된 예고 영상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행복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나영 출연이 사전에 노출되어 김빠진 오프닝이 되어버린 상황에서도 이를 극적으로 살려내던 그들의 호들갑을 보면서 김태호 피디의 자막 센스는 다시 한 번 시청자들에게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이나영 출연에 흥분한 그들이 이나영과 악수라도 한 번 하려 모여드는 상황에서 막는 자와 거칠어진 자들의 상황 속에서 '방송국 국격에 안 맞게'라는 자막으로 현 정부의 국격 놀이와 김재철의 MBC에 대한 풍자를 섞어내는 모습은 여전히 매력적인 풍자의 힘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무한도전은 170일 넘게 결방이 되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예능임을 두 번의 방송으로 충분하게 잘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에 그들의 특징 중 하나인 풍자의 날카로움 역시 여전하다는 점에서 무한도전에 대한 기대와 사랑은 지속될 수박에는 없을 듯합니다.

 

무한도전이 여전한 만큼 MBC의 파행 역시 여전하기만 합니다. 김재철 사장의 퇴진이 중요하게 언급되며 방송정상화를 약속하며 시작된 19대 국회는 시작부터 파행으로 이어지더니 결국에는 방문진 이사장이 연임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언론과 방송에는 문외한이 김재우를 연임시킨 이 정권의 의도는 명확합니다. 대선마저 총선처럼 언론을 장악한 채 치르겠다는 의도가 짙게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국회 문방위원장에 18대 국회에서 도청 논란의 핵심이었던 한선교 의원을 내정하면서 부터 어느 정도 예고된 불행이었습니다.

 

김재철로 인해 파행이 거듭되는 MBC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방관하는 자세로 김재철을 옹호하던 김재우가 이사장에 연임되었다는 사실은 이명박 정권이나 새누리당이 방송 정상화에는 관심이 없음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벌사 출신인 김재우는 스스로도 밝혔듯 방송에 대해 아는 것도 관심도 없는 존재입니다. 그런 존재가 MBC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방문진 이사장에 연임되었다는 사실은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의 언론관이 무엇인지만 명확하게 보여준 셈입니다. 김재우와 함께 김재철을 옹호하던 세 명의 이사가 연임되면서 과연 19대 국회에서 방송 정상화와 함께 김재철의 퇴진은 가능할지는 더욱 의문으로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김재철의 배임 행위와 다양한 논란들이 속속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수수방관하는 권력의 한심한 작태는 국회가 바뀌어도 여전하다는 점에서 한심함을 넘어 무력함을 가지고 합니다. 무한도전이 여전히 매력적인 모습으로 여전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것과 달리, MBC 사측과 그들을 둘러싼 무리들의 여전한 방송 파행은 많은 이들을 당혹스럽게만 합니다. 보수단체에서마저 김재철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에서 과연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집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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