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1. 07:50

괜찮아, 사랑이야 4회-노희경 작가의 디오 활용백과사전, 강렬했던 조인성의 마지막 장면

왜 많은 이들이 노희경 작가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지 <괜찮아, 사랑이야>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독한 트라우마 속에서 스스로 헤어 나오는 방법들을 찾아가는 조인성의 모습은 그 자체로 흥분될 정도였습니다. 홀로 거리를 질주하며 환하게 웃는 조인성의 모습은 역설적으로 공포 드라마 <M>을 능가하는 공포스러움을 줄 정도이지만, 짠할 정도로 아픈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노희경과 김규태가 만들어낸 드라마의 힘;

노 작가의 영특한 디오 활용법, 조인성의 자아와 만들어내는 흥미로운 이야기

 

 

 

정신과 의사인 해수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추리 소설 작가 재열을 통해 자신의 그동안 털어내지 못한 트라우마에 맞서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풀고 싶어도 풀어내지 못했던 그 지독한 불안장애를 조금씩 털어내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해수에게 재열은 치유의 메시지이자 진실만 말하게 하는 아미탈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첫 번째 고비를 넘기며 자축하는 술을 마시던 홈메이트들은 싸움을 통해 새로운 전개로 이어졌습니다. 즐거운 질주 끝에 재열의 오피스텔에 도착한 해수. 맥주 두 병만 마시고 간다는 해수에게 사랑에 대한 불안장애를 지적하며 편하고 쉽게 하라는 말을 남기며 기습 키스를 합니다.

 

엉겁결에 당한 키스에 넋을 잃었던 해수는 뺨을 때리는 것으로 대응했습니다. 긴 어둠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그 어둠에 익숙해져버린 해수에게 그 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충격적인 하지만 합리적인 방식으로 해법을 찾아주는 재열은 뇌마저 섹시한 남자였습니다. 키스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며 토하려던 해수를 데리고 밖으로 나온 재열은 복도에서 강우와 마주합니다.

 

복도에서 자신을 찾아온 강우는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고, 신발도 없는 발 역시 피가 가득했습니다. 엉망진창이 된 강우와 공원에서 만난 재열은 그저 혼낼 뿐입니다. 어머니도 지키지 못한 채 도망만 다닌다며 혼을 낼 뿐입니다.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강우는 자신에게 두 형제라는 소설을 자신에게 건넸습니다. 자신의 형인 재범이 아니라 살인범이 바로 자신이라는 소설 내용은 재열을 분노하게 했습니다. 자신의 개인사를 가지고 그런 식의 소설 밖에 쓸 수 없냐는 타박으로 강우를 밀어냈던 재열의 분노, 하지만 그런 분노 뒤에 그를 애틋하게 품는 애정도 가지고 있는 그에게 강우는 중요한 존재였습니다.

 

 

 

재열의 집에서 하루를 보내고 당황해서 병원으로 출근한 해수는 당혹스럽기만 했습니다. 평생 살아오며 이렇게 엉뚱한 상황들이 만들어지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던 해수에게는 휴대폰이 필요했습니다. 정신없이 나오다 그만 재열의 집에 두고 온 휴대폰에는 그날 술을 이기지 못하고 잠든 자신과 남겨진 재열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죽써서 개줄 수 없다'며 휴대폰을 CCTV처럼 활용한 해수는 그 내용이 궁금하기만 했습니다. 퀵으로 보내달라는 자신의 요구도 거절한 채 방송국으로 와서 찾아가라는 재열이 괘씸했지만, 궁한 해수가 움직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오픈 라디오로 진행하는 재열과 그를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팬들 사이에서 자신의 일을 즐겁게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해수가 봐도 행복해 보였습니다.

 

환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도 자꾸 재열과의 일들이 겹쳐 생각날 정도로 그녀에게 그는 너무 깊숙하게 들어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밤 자신의 키스를 했다는 이야기를 이미 해버린 재열은 구제불능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친구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본 휴대폰 속 녹화 영상은 해수를 다시 한 번 흔들었습니다.

 

지난 밤 잠든 모습을 보고 조금 흔들렸었다는 재열의 이야기가 무슨 의미인지 그 영상에 전부 들어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닥에 쓰러진 자신을 침대로 옮기고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재열의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해수가 그렇게 풀어보려 해도 풀어낼 수 없었던 불안장애를 단박에 고쳤다는 평가를 받는 재열. 정신과 의사가 되어서도 해결하지 못한 자신의 고질병을 제대로 처방하는 재열은 그녀에게는 그 누구보다 탁월한 의사이기도 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재열의 형인 재범과 상담을 해주던 동민은 조금씩 그에 대해서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의붓아버지 살인죄로 어린 나이에 수감되었던 살인자. 감옥에 와서 6개월 만에 반백이 되고, 그 뒤 2개월 후 올 백이 되어버린 재범은 억울하다고 했습니다.

 

진실을 그대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약물이라는 아미탈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는 자신이 출소하면 어머니와 동생에게 그 약을 주사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합니다. 수감 생활을 모두 마친 상황에서도 자신이 무죄라고 주장하는 재범의 태도는 이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잠들지 못하고 항상 똑같은 꿈만 꾸는 재범을 위해 찾아간 동민은 그에 대한 알 수 없는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어린 시절 의붓아버지를 살해한 동생. 그리고 이를 목격한 어머니. 하지만 법정에서 어머니는 판사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그저 자신만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고 합니다. 자신이 아니라 동생이 살인을 했는데, 자신이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상황 속에서도 어머니는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런 이유로 재범은 어머니와의 면회를 계속 거절해왔었습니다.

 

 

 

지독한 트라우마와 정신병을 가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 그런 그들의 모습을 정신과의사와 추리소설 작가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이야기를 풀어가는 <괜찮아, 사랑이야>는 우리가 품고 있는 아픔을 치료하는 아미탈과 같은 드라마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에게 소설을 건네주고, 항상 걱정만 하게 하는 이 한심한 소년을 내치지도 못하고 품을 수도 없는 재열은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아버지를 때렸다는 강우를 안아줍니다. 아버지를 때린 것이 아니라 어머니에 대한 폭행을 막은 것이라는 재열의 이야기는 곧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어린 시절 의붓아버지의 행포에 의해 힘들었던 가족. 그리고 그 누구보다 힘겨울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어린 재열이 맞서야 했던 현실은 그에게는 강박이라는 증세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우가 좋아한다는 여성의 집을 몰래 따라가 집으로 들어선 그녀의 방문에 작은 돌멩이를 던져 강우를 소개하며 한없이 좋아하는 재열. 그렇게 강우와 함께 신나게 달리며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함을 느끼는 재열의 옆에는 강우가 존재하지는 않았습니다. 강우는 바로 고통스러운 재열이 만들어놓은 또 다른 자아였기 때문입니다.

 

 

 

강우가 이야기하는 모든 것은 재열의 마음속에 있는 또 다른 재열이었을 뿐입니다. 과거의 고통 속에 멈춰있는 재열의 또 다른 자아는 강우라는 이름으로 남아있고, 그런 과거의 자신과 싸우는 재열은 그 지독한 고통과 싸우며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노희경 작가의 힘은 바로 이런 자아 분열적 주인공의 치유 과정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복잡한 듯 단순하고 명쾌한 노 작가의 이 필력은 곧 드라마의 재미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위대하기까지 합니다. 환하게 웃으며 달리며 보이지 않는 자아와 행복해 하는 조인성의 마지막 장면은 <괜찮아, 사랑이야>가 무슨 드라마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엑소 멤버인 디오를 과연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했던 시청자들에게는 오늘 방송으로 그 의문점들은 모두 풀렸을 듯합니다. 조인성의 또 다른 분신인 디오의 모습은 아이돌로 첫 연기를 하는 디오에게 합격점을 줘도 좋을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노희경 작가의 디오 활용백과사전은 이번에도 영특했습니다. 지난 작품에서 걸그룹 멤버인 정은지의 활용법에서도 잘 드러났듯 영특하게 아이돌들을 활용하는 노 작가는 역시 대단했습니다.

 

 

정신과 의사를 전면에 등장시키고 글로 풀어 자신을 이야기하는 작가와 함께 동거하고 사랑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괜찮아, 사랑이야>는 사랑이라는 묘약을 찬미하는 '사랑찬가'였습니다. 미스터리를 남기지 않고 초반에 모든 패를 꺼내버린 노희경 작가. 이미 탈고를 끝낸 이 드라마는 과연 어떤 식으로 이어지게 될지 그게 궁금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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