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11. 09:20

비밀의 문 의궤 살인사건 15회-흥미를 반감시키는 서지담 캐릭터 계륵이 되었다

가장 많이 언급되었던 영조 시대를 다시 끄집어내고도 이렇게 외면을 받는 것도 신기합니다. 여기에 한석규를 시작으로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 상황에서 이런 낮은 관심도는 결과적으로 작가의 능력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작가의 한계는 가상의 존재인 서지담에 집중되게 됩니다. 

 

결말 벗어날 수 없는 역사 이야기;

알려진 진실 속 새로운 재미를 불어넣을 가상의 존재인 서지담, 그녀가 문제였다

 

 

 

 

역사 이야기는 이미 과거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결과가 달라질 수는 없습니다. 이런 과거 역사 이야기에 새로운 재미를 불어넣는 것은 가상의 인물을 통해 변수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역사적 사실을 왜곡할 수는 없지만, 존재하지 않은 인물을 통해 보다 생동감 있는 상황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비밀의 문-의궤 살인사건>에서도 서지담이라는 존재는 중요했습니다.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혀 죽어야 했던 비운의 왕세자인 사도세자의 삶은 많은 사극을 통해 그려졌습니다. 역사에서 이런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인물이 흔치 않았다는 점에서 당연히 많은 이들의 관심을 이끌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기대치만큼 시청률 역시 좋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영조와 정조라는 위대한 임금으로 추앙받는 이들 사이에 중요한 지점인 사도세자는 여전히 매력적인 소재임이 분명합니다.

 

광인에 살인마였다는 사도세자는 정말 그랬을까? 에서 출발하는 이 드라마는 흥미로웠습니다. 맹의에 얽힌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과 이를 통해 왕인 아버지 영조와 아들인 세자 사이의 갈등은 드라마로서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초반 드러난 맹의를 가지고 너무 오랜 시간 지체하며 시청자들과 괴리감을 만들어버린 <비밀의 문-의궤 살인사건>은 그 흐름을 되찾아오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세자의 진정한 벗이었던 신흥복의 죽음과 억울한 죽음을 밝히려는 세자로 인해 조금씩 드러나는 사건의 진실은 어떻게 구성하고 풀어내느냐에 따라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를 가지고 이런 식으로 밖에는 풀어내지 못한 것은 결국 제작진의 한계를 그들 스스로 보여준 셈입니다.

 

3년 동안 동궁전에서만 지내던 세자에게 기회는 다시 찾아왔습니다. 영조는 청과의 마찰을 바로잡기 위해 세자에게 임무를 제안했고, 세자는 당연하게 그 일을 받았습니다. 만약 이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폐세자를 당해야 한다는 영조의 이야기에도 세자는 이런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영조는 청과의 마찰을 어떤 방식으로든 세자가 풀어낼 수 없다고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자에게 제안을 한 것은 그가 그동안 보여 왔던 허망함을 벗어나는 계기를 세자 스스로 만들어내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세자는 이번에도 할 수 없는 일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순간 영조는 세자가 여전히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을 했고, 세자는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려 노력했습니다.

 

김택을 무너트리기 위해 김택을 스승으로 삼은 세자는 지난 3년 동안 침묵 속에서 칼을 갈아오고 있었습니다. 노론의 수장인 김택을 무너트리고 영조의 뒤를 이어 진정 백성을 위한 군주가 되고 싶은 세자의 집념과 고통은 동궁전 지하에 몰래 만들어 놓은 공간에 모두 담겨져 있었습니다.

 

세상 모든 책을 탐독하고 그것도 모자라 병서까지 집필하는 세자는 자신이 솔선수범하는 군주가 되고 싶어 했습니다. 왜란과 호란을 겪으며 느낀 결론은 위대한 군주는 백성 뒤에 숨는 것이 아닌, 자신이 직접 앞에 나서 군대를 지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대전에서 신하들에게 지시만 하는 것이 왕의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세자였습니다.

 

소론을 다시 궁으로 부른 영조는 솔직했습니다. 자신의 등에 칼을 꽂는 노론과 앞에서 들이받는 소론. 하지만 소론을 궁으로 부른 영조는 분명한 이유가 존재했습니다. 일당지배는 결과적으로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난 3년 동안의 모습으로 충분했습니다.

 

자신에게 즐거울리 없지만, 국가를 위해서는 소론이 절실한 현실에서 영조는 노론의 기를 꺾어버리기 위해 청과의 마찰을 세자에게 일임합니다. 어차피 풀어내지 못할 사건이고, 노론의 수장인 김택을 스승을 모시는 세자를 통해 노론을 막겠다는 영조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세자에게는 위기로 다가왔습니다.

 

 

세자를 노리는 이는 단순히 영조와 노론만은 아니었습니다. 박문수의 죽음 후 서지담과 나철주는 역전으로 몰리며 숨어서 살아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나철주는 강력한 존재로 부상했고, 서지담은 여전히 숨어서 사는 존재로 시기만을 엿보게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서지담을 궁으로 들여보내기 위한 방법을 선택했고, 세자는 지담을 구하기 위해 궁으로 몰래 숨어듭니다.

 

거사를 준비하는 나철주를 위해 세자의 동태를 살피는 지담의 역할은 하지만 한심함으로 다가옵니다. 초반 극적인 상황을 위해 중요한 존재로 등장했던 서지담은 기대와 달리, 모두에게 부담이 되는 존재로 전락했습니다. 역동적인 상황과 극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존재가 되어야 했던 서지담은 그 어떤 역할도 수행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오늘 방송에서도 궁으로 들어가는 과정과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에서 긴박감이나 기대보다는 아쉬움으로 점철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 역할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독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결의를 하는 나철주나 그런 그를 위해 궁으로 잠입한 서지담 모두에게 큰 기대를 할 수 없게 된 것은 이야기의 흐름 속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청과의 관계를 풀어야 할 상황에서 김택에 의해 위기에 처한 세자. 그런 세자가 과연 어떤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할지 알 수가 없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역전은 충분히 가능했고, 모든 패를 잡은 영조의 행동은 결과적으로 세자의 죽음과 함께 영조의 긴 한숨만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동력을 잃은 서지담이라는 역할은 3년이 흐른 후 달라진 배우의 낯설음만큼이나 한심함으로 다가옵니다. 극적인 상황마저도 극적이지 않게 다가오는 현실 속에서 <비밀의 문-의궤 살인사건>이 극적인 변화를 만들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가장 중요했던 서지담은 무기력함은 결과적으로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던 서지담. 동력을 잃고 매력도 존재하지 않는 서지담은 결과적으로 이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존재임에도 무기력함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계륵이 되어버린 서지담은 곧 작가의 한계를 보여주는 이유가 되었고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이유로 다가옵니다. 이제 몇 회 남지 않은 이 드라마에서 서지담은 어떤 가치로 다가올지 모르겠습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보는 것도 반복은 무기력을 낳았고, 이 과정에서 마지막 희망으로 무슨 카드를 내놓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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