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7. 10:01

펀치 7회-조재현과 도긴개긴 최명길의 실체, 더러운 권력의 민낯

섬망증 증세를 보이는 박정환. 이런 이상 증세는 이태준에게 의혹을 남기고, 결과적으로 박정환이 시한부 인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죽어가는 이에게 그 어떤 위로나 안타까움은 끼어들 틈도 없었습니다. 자신이 스스로 기억도 하지 못하는 섬망증에 시달리는 정환과 그를 둘러싼 지독한 권력 싸움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나쁜 놈과 덜 나쁜 놈의 세상;

이태준과 윤지숙의 파워게임, 모두가 나쁜 세상 덜 나쁜 사람들의 반격이 시작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들 중 하나인 검찰에 대한 <펀치>의 이야기는 점점 흥미롭게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흑과 백이라는 이분법이 아닌 그 층위에 존재하는 수많은 색들이 점점 정체를 드러내며, 드라마의 재미는 이제 시작이라고 화려한 공작의 날개 짓처럼 펼쳐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태준과 김상민 사장의 연결고리를 밝혀내기 위해 필요했던 이태섭.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이태섭은 동생을 위해 스스로 부모님이 묻힌 수몰된 저수지에 몸을 던집니다. 자신이 죽으면 수사 자체가 종결될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던 태섭의 선택은 결국 태준이 독한 결심을 할 수밖에는 없게 만들었습니다. 술래잡기에서 시간이 지나면 술래는 바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선한 편에서 진정한 법을 지키는 존재라고 여겨졌던 법무부 장관 윤지숙의 실체가 드러나며 <펀치>에 등장하는 그 누구도 당당할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만 명확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이나 모두 더러운 존재들일 뿐이었습니다.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악랄하게 취하는 이태준이나 자신의 허물을 법과 정의라는 이름 뒤에 숨기는 윤지숙 모두 철저하게 자신을 위한 세상을 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태준을 잡겠다고 나선 윤지숙이 가장 고민하고 신경 쓰고 있던 것은 바로 자신의 허물일 뿐이었습니다. 7년 전 병역비리에 연루되었던 자신의 아들을 감추기 위해 윤지숙은 박정환을 궁지에 몰아넣었습니다. 브로커와 거래를 통해 숨겨진 병역비리 자들을 찾아낸 박정환을 막아 나선 윤지숙은 그렇게 자신의 허물을 '검찰 개혁'이라는 허울로 덮기에만 급급했습니다.

 

"정환의 관 뚜껑은 내가 닫을 것이다. 관의 대못은 윤지숙이가 박을 것이고..."

 

이태준이 조강재에게 던진 이 한 마디는 결국 모든 희생양은 박정환이 될 수밖에는 없을 것이라는 예고였습니다.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던 그들이 합의점을 찾고 그 희생양을 박정환으로 내세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언제나 자신을 위한 세상을 살아왔었기 때문입니다.

 

 

이 둘의 비리를 모두 알고 있는 박정환은 결국 이들이 막고 싶은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언제나 자신의 곁에 두고 모든 것을 나눌 것처럼 이야기하던 그들 역시 자신의 가족들이 연루되고, 그것으로 인해 모든 것이 뒤틀리고 위기감이 엄습해오면 가장 먼저 내치는 존재가 약점을 쥔 박정환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7년 전 검찰총장으로 있던 윤지숙은 박정환과 신하경의 결혼을 연결해준 은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세 좋게 준비하던 병역비리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윤지숙의 아들이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브로커와 거래를 통해 고위층 인사들의 자식들 명단을 확보한 박정환으로 인해 윤지숙은 악마에게 영혼을 넘기는 거래를 하게 되었습니다.

 

권력에 대한 욕심은 헛된 꿈을 꾸게 만들었고, 정의를 이야기하던 윤지숙은 자신의 아들이 연루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표리부동해지며 박정환을 역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박정환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드러내놓고 악한 이태준과 손을 잡을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지독한 현실 속에서 박정환은 한직으로 밀려나 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성공에 대한 열망 역시 박정환도 높은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지독한 가난을 경험했던 정환은 더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린 딸을 위해서라도 그는 지독할 정도로 이태준의 충견 노릇을 자청했습니다. 권력을 잡지 않으면 이 지독한 현실에서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다는 정환의 선택은 그렇게 악마와 함께 같은 길을 걷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정환과 여전히 순수한 정의감을 가진 하경은 서로가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존재로 전락했습니다. 거짓 정의감으로 포장한 윤지숙은 자신의 과거 비리가 드러날까 두려워 철저하게 법을 이용할 뿐이었습니다. 정의로 포장해 정의감이 투철한 하경을 이용해 정환을 흔들게 만든 윤지숙은 어떤 측면에서는 이태준보다 악한 진정한 악마였습니다.

 

 

조용한 존재로 있는 듯 없는 것 같았던 이호준 검사의 등장은 윤지숙 장관의 비리를 엿보는 기재로 작용합니다. 7년 전 자신을 믿고 따르던 이호준을 시켜 아들 병역비리를 무마시켰던 윤지숙. 그녀는 다시 한 번 이호준에게 지시를 내립니다. 페루에서 오는 비행기 속에 7년 전 병역비리 브로커가 타고 있다는 사실은 윤지숙을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것은 정의를 위한 선택이라고 강조하지만 윤지숙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자신 외에는 없었습니다. 이태준이 검찰의 실세가 되는 것은 막고 싶다는 말을 7년 전이나 현재나 지금이나 동일하게 이야기하는 윤 장관 앞에서 이호준이 내뱉은 발언은 <펀치>의 주제와 같았습니다.

 

"나쁜 사람, 덜 나쁜 사람 내 앞에 선택은 지금도 똑같네"

 

자조 섞인 이호준 검사의 이 말은 <펀치>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그럴 듯한 권력자들의 민낯이 조금씩 드러나며 분명한 것은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아니라 나쁜 사람과 덜 나쁜 사람들의 세상이라는 사실입니다.

 

신하경이 박정환을 취조하면서 "공평한 세상은 지금껏 단 한 번도 없었다"는 말 속에 우리의 적나라한 현실이 그대로 담겨져 있었습니다. 공평과 정의를 외치지만 단 한 번도 그런 세상은 존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런 세상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하경의 말은 답답하지만 정답이었습니다. 

 

 

지독한 현실 속에서 그나마 희망이라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하경이 꿈꾸고 실천하고 있는 몸부림이었습니다. 최소한 자신의 딸에게 잘못된 정의를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하경 역시 가족이라는 틀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페루에서 오는 비행기를 두고 김해 공항과 군산 공항을 차지한 채 대결 구도를 벌이는 과정은 흥미로웠습니다. 브로커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싸움의 승패가 갈릴 수 있는 상황에서 지독한 폭우는 이태준의 몫이었습니다. 이태준이 차지한 브로커와 윤지숙이 얻은 이태준과 김상민 사장과의 연루를 거래의 대상으로 삼은 그녀의 선택은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태준을 무너트리겠다던 윤지숙은 자신의 허물을 덮기 위해 그와 손을 잡았고, 모든 수사를 종결시키려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의감이 남겨져 있는 정국현의 지시로 신하경은 수사를 이어갑니다. 자신이 그렇게 믿었던 윤지숙이 사실은 자신이 증오하는 이태준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 하경의 선택은 자명합니다. 

 

이태준과 윤지숙이 한 배를 타면서 버려진 정환과 하경은 이 거대한 악을 무너트리기 위해 손을 잡을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믿었던 윤 장관에 대한 배신감은 결국 모든 악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펀치>는 이제 제대로 발톱을 내세우기 시작했습니다. 

 

가면을 쓴 윤지숙에게 "화장품 어디 거 씁니까?"라는 이태준의 발언은 "이런 상황에서도 이발을 했네"라는 엉뚱함 속에 박경수 작가의 위트가 숨겨져 있어 반가웠습니다. 진지한 상황 속에 툭 던지는 어뚱한 이태준의 발언 속에 핵심이 녹여들어가 있다는 사실은 흥겹기만 했습니다. 

 

검찰이 들어야 할 하명은 청와대가 아닌 법이라는 정국현 차장검사의 발언은 이 지독한 현실에 하나의 희망과 같은 의미로 다가옵니다. 법이라는 허울로 권력자의 시녀로 전락한 그들에게 정국현이나 신하경 같은 인물을 찾기는 점점 어려워진 세상이니 말입니다. 

 

박정환과 신하경, 그리고 이호성으로 이어지는 검사들과 윤지숙과 이태준이라는 거대한 권력의 싸움은 이제 시작을 알렸습니다. 두 달이라는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정환과 이들이 벌일 정의라는 이름의 싸움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흥미롭기만 합니다. 누가 누구에게 제대로 된 펀치를 날릴지 궁금해집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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