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24. 09:41

풍문으로 들었소 1회-밀회 능가하는 이준과 고아성의 밀애, 부유층 입성기

풍문으로 떠돌던 안판석과 정성주 콤비의 드라마가 종편을 벗어나 지상파에서 시청자들과 조우했습니다. 첫 방송부터 고교생의 임신이 등장하는 등 심상찮은 조짐을 보인 <풍문으로 들었소>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우리사회 부유층의 민낯을 보여줄지 기대하게 했습니다. 

 

풍문으로 들리는 부유층들의 삶;

갑질 대한민국의 진정한 고수들인 부유층들의 삶은 어떤 의미일까?

 

 

 

 

갑질이 대세가 되어버린 대한민국에서 그런 갑질을 일상으로 행하고 살아가는 부유층들을 다룬 드라마는 역공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욱 재벌가 이야기들은 워낙 일상적으로 자주 등장했던 만큼 식상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재벌가의 이야기보다는 대한민국 실세라 부를 수 있는 대형로펌을 이끄는 이의 집안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점에서 조금은 다른 측면의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재벌가=돈'이라는 명징함으로 통하지만, '로펌=돈'이라는 등위는 일반화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로펌=권력'이라는 단어가 쉽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단순힌 돈질을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아닌 현대 사회 진정한 권력을 가진 자들의 이면을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할아버지 때부터 유명한 법률가 집안인 한정호는 법무법인 '한송'의 대표입니다. 서울대를 나와 유학까지 갔다 와 아버지의 법률회사를 현재의 '한송'으로 키워낸 그는 논리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존재입니다. 남들의 비밀을 알고 있는 그는 어쩌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이 강한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대한민국 국정을 이끌 인재들을 인선하는 일까지 하는 그는 대통령보다 더한 인사권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법률회사의 특성상 다른 이들의 약점을 알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정호의 힘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갑과 을의 관계가 소송이 끝나면 결과 뒤바뀔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유리한 조건을 가진 그에게는 원대한 꿈이 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을 가지려는 그의 야망은 그 끝없는 욕망과 탐욕에서 시작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현재의 그의 삶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수 있겠지만, 그들에게는 만족이라는 단어는 존재할 수 없는 단어일 뿐이었습니다. 현재도 최고인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영속적인 권력이 유지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영속성에는 자신의 아들 한인상의 역할이 중요했습니다.

 

 

그들이 준비하고 기대한 것처럼 수시로 서울대에 입학한 인상은 곧바로 사시를 준비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자신이 스스로 결정하는 삶이 아닌 집안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진 틀 속에서 빵을 굽듯 만들어진 그의 삶은 자신의 것이지만 자신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철저하게 그들만의 방식대로 교육을 받아온 인상은 원하는 것처럼 가볍게 서울대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는 한 여자를 만났습니다. 영어캠프에서 만난 서봄이 바로 그녀였고, 불같이 타오르는 감정은 그들에게 뜻하지 않은 결과를 불러왔습니다.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은 벌어졌고, 상상도 하지 못한 결과는 이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단 한 번의 잠자리는 봄에게 임신을 선물했고, 그녀는 고3에 올라가자 자퇴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엄마와 함께 낯선 곳에서 출산을 준비하는 그녀에게 인상은 이제는 잊어야 하는 존재였습니다. 학교로 편지를 보내기도 했지만, 답장이 없는 상황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원하지 않은 임신이었지만 버릴 수 없는 생명을 끌어안은 봄이는 출산이 임박한 상황에서 인상의 방문에 당황합니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만나지 말자며 휴대폰 번호까지 바꾸자고 제안했던 봄. 그렇게 막연한 기대감이 가득한 사랑으로 채워가던 그녀에게 닥친 임신이라는 중대한 상황은 인상에게는 죽을병에 걸린 것으로 오해하게 했습니다.

 

임신이라는 발언 없는 그녀의 편지의 문맥은 그녀에게 뭔가 있지 않나 하는 의혹을 만들었고, 그녀가 다니던 학교와 집에서 취합된 정보는 죽을병에 걸린 봄을 상상하게 했습니다. 뭐든 할 수 있는 아버지 회사. 그리고 자신에게는 무한대의 정보를 줄 수 있는 이에게 봄의 집을 알아낸 인상은 그곳에서 상상도 못한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아플 것이라는 막연함이 찾은 봄의 집에서 본 봄은 아픈 게 아니라 배가 불러있었습니다. 분노한 봄이 아버지로 인해 당황하기도 했지만 불같이 쏟아진 책임감은 그녀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인사를 시키겠다는 말을 끄집어내게 합니다. 자신의 집안 분위기 어떤지 누구보다 잘 아는 인성에게 이 모든 것은 지독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선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확신을 가지고 결정을 하기에 너무 어린 그들에게 선택지는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집과 달리, 그 무엇보다 사회의 시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상의 집안을 생각해보면 그는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렇게 자살 코스프레까지 하게 된 그들은 어렵게 거대한 문을 열고 인상의 집으로 들어섭니다.

 

고교생의 혼전임신이라는 설정은 무척이나 자극적입니다. 첫 회부터 너무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보려는 심산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가식적인 삶을 살면서도 그게 가식이라 느끼지 못하고 자연스러운 가풍이라 생각하는 허울 덩어리들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목격자가 필요합니다.

 

때 묻지 않은 상황에서 보이는 그대로 지적할 수 있는 인물은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봄이라는 캐릭터가 제격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불안전한 인상이라는 인물 역시 아버지와는 달리 순수함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드라마에 중요한 열쇠 역하를 할 수밖에 없는 조건들입니다.

 

고등학생이 이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혼전임신이 충격적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우리가 앞으로 목도할 그들의 삶은 첫 회 혼전임신은 충격이라고 부를 수도 없을지도 모릅니다. 스스로는 상류층이라고 부르고 싶지만 그저 부유한 존재일 뿐인 그들의 가식적인 삶은 우리 사회 갑질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다가올 테니 말입니다.

 

시민사회에 상류층이라는 단어는 이질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 왕과 신하와 백성이 존재하던 시절의 단어들이 여전히 활용되고 있는 것은 그들이 스스로를 제왕적 위치에 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서로가 평등한 사회에서 스스로 평등함을 거부하고 특별하다고 자위하는 그들로 인해 격은 생겨나고 그렇게 만들어진 간극은 결국 말도 안 되는 갑질로 표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풍문으로 들었소>의 첫 회는 흥미로웠습니다.

 

가증스럽기까지 한 그들의 삶은 지난 주 종영되었던 <펀치>의 권력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자기합리화에만 능한 그들의 삶은 그저 자신이 가진 권력을 통해 자기애만 극대화시킬 뿐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논리에만 집착하며 스스로가 위대한 존재라고 치부하고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1% 부유층들의 민낯이 과연 어떻게 드러날지 다음 이야기들이 궁금해집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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