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는 고전 중의 고전입니다. 이는 이후 많은 작품들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의 경우는 이 고전의 변주로 흥미를 더했습니다.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성을 살리기 위한 변주는 첫 회부터 효과적으로 작동했습니다.
석씨와 윤씨 일가는 오래전부터 원수지간이었습니다. 윤지원(정유미)의 할아버지 재호(김갑수)와 석지원(주지훈)의 할아버지는 여자 하나를 두고 싸웠습니다. 그리고 승자는 석지원 할아버지의 승리였습니다. 그때부터 이어진 악연은 현재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재호는 자신의 고향에서 학교 재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손녀 지원도 그곳에서 교사로 생활하고 있죠. 그와 달리, 석지원의 아버지 석경태(이병준)는 석반건설을 운영하며 재벌로서 떵떵거리고 살고 있었습니다. 경태는 재호가 운영하는 재단을 빼앗기 위해 모든 것을 다했고,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경태가 굳이 돈벌이가 될 수 없는 고향 고등학교를 인수하고, 골프장을 지으려고 하는 것은 20년 전 사건에 대한 복수라고 했습니다. 물론 그는 부정했지만 큰 사업을 성사시키고 돌아온 지원에 의해 인정하게 됩니다. 스스로 쫌스럽다고 생각되어 부정하고 싶었지만, 재호에게 당한 모욕감을 갚아주고 싶어 했습니다.
이미 그 학교에서 교사로 생활하는 지원과 결국은 그곳으로 가게 될 또 다른 지원의 악연인지 운명인지 알 수 없는 인연은 태어날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원수 집안의 두 아이들은 같은 날 태어났고, 이름도 같았습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이 둘은 티격태격하며 다투기 일쑤였습니다. 언제나 여자 지원의 승리로 끝나고는 했습니다. 18년 전 그들이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이들의 관계에는 분명한 변화가 존재했습니다. 두 지원은 태어날때부터 경쟁하기 시작했고, 고등학생이 되었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회장 선거에서 여자 지원은 남자 지원에게 졌습니다. 불쾌했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공부에서는 전교 1등인 여자 지원이 남자 지원을 앞서 있었죠. 성격도 성향도 다르지만 그들은 어린시절부터 탄탄하게 다져진 관계가 갑작스럽게 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학급 회의 시간에 오지 않는 남자 지원은 열심히 축구 중이었고, 그를 데리러 온 여자 지원은 달아나는 그를 잡으러 가다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죠. 많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철퍼덕 넘어진 여자 지원은 아픈 것보다는 부끄러움이 더 컸습니다.
무릎과 팔에 상처를 입은 여자 지원은 그렇게 양호실로 향했고, 그곳에서 간단하게 치료를 했습니다. 반창고를 붙여주는 것도 일일이 지시를 해야 하는 이들 관계는 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남자 지원이 나가며, 여자 지원이 선풍기를 돌려달라는 요구 이후 급격한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선풍기 바람에 긴 머리가 흩날리는 여자 지원의 모습에 빠져들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이 전까지는 원수처럼 지냈던 상대가 이 순간 이후 마음이 쓰이는 관계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남자 지원에게 여자 지원은 그날부터 그저 친구도, 원수도 아닌 여자로 들어왔습니다.
지원에게 호감을 보이는 후배 동운의 적극적인 모습에 어쩔 줄 몰라하는 남자 지원의 행태는 사랑이란 감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질투였습니다. 여자 지원은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여자 지원이 다른 남자에게 큰 관심이 없음을 알고 모든 것을 바꿀 호기로운 제안을 하게 됩니다.
기말고사에서 남자 지원이 여자 지원을 이기면 뭘 해주겠냐는 고딩들에게서나 나올 법한 호기로움이었습니다. 여자 지원은 자신이 이기면 졸업할 때까지 "누나"라고 부르라고 했고, 여자 지원은 "나랑 사귀자"라고 제안합니다.
이 말에 발끈하며 남자 지원과 사귈 거라면 차라리 아이들 앞에서 머리 깎고 절에 들어가겠다고 합니다.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도 하죠. 이들은 서로를 밀어내려고 하지만 그만큼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는 의미입니다. 밀어내고 싶다는 것은 항상 함께 했다는 의미니 말이죠.
그렇게 기말고사 결과가 나왔고 여자 지원이 전교 1등, 남자 지원이 2등을 하며 내기는 여자 지원의 승리가 되었습니다. 그런 그날 남자 지원은 하굣길에 여자 지원과 함께 놀이터로 갔습니다. 할 말이 있다며 데려간 그곳에서 그네를 멈춘 남자 지원은 무슨 말을 했을까요?
그리고 첫 장면에서도 등장했지만, 눈이 오던 날 서울 타워에서 만난 두 지원은 무슨 관계로 발전한 것일까요? 그리고 그들은 왜 18년이 지난 시간까지 서로를 확인해보지 않았던 것일까요? 이런 과정들이 앞으로 풀어낼 이야기의 핵심일 겁니다.
아버지의 한심한 복수에 동참하기 싫다던 지원이 학교로 가겠다고 결심한 것은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온 말 때문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반장인 여자 지원이 모임에 나왔고, 그 자리에서 그가 공대를 나와 스타트업을 하다, 현재는 모교에서 교사로 있다는 근황 정보를 듣게 됩니다.
문제는 여자 지원이 남자 지원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행동했다는 말이었습니다. 이는 남자 지원이 독목고 이사장으로 가겠다고 결심하게 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과거나 지금이나 두 지원을 발끈하게 하는 것은 서로일 뿐입니다.
할아버지에서 다른 도시로 가서 살자는 말도 했지만, 고향에 대한 애착이 컸던 재호. 남자 지원의 아버지가 학교의 새로운 재단 이사장이 된다는 말에 학교를 그만두고 싶기도 했지만, 마음을 바꿔 보다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런 다음날 지원은 창문을 열고 자서 감기 기운이 있었고, 콘택트 렌즈까지 물에 씻겨 내려가며 어쩔 수 없이 안경을 써야 했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 체육교사인 지원은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찬 공에 머리를 맞으며 안경까지 깨지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코피까지 흘린 상황에서 홀로 교무실로 향하던 지원은 학교를 방문한 남자 지원과 마주치게 됩니다. 감기에 안경까지 깨져서 흐릿한 상황에서 상대가 누군지 여자 지원은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남자 지원은 한눈에 상대가 누군지 알고 가슴이 뛰었는데, 자신을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치는 모습에 당황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여자 지원은 남자 지원과 서울 타워에서 만났던 그날의 기억들이 꿈으로 자꾸 다가왔습니다. 5교시 수업이 없어 교무실에서 잠을 자던 여자 지원은 다시 한번 그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악몽이라 생각할 정도로 여자 지원에게 그날의 기억은 그리 행복하지는 않았던 듯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려던 남자 지원은 운동장에서 체육 수업이 없음을 알고, 교무실로 향합니다. 여자 지원을 보기 위함이었죠. 감기로 잠이 들었던 여자 지원은 이사장 방문에 깨어났지만, 눈앞에 있는 남자 지원의 볼을 꼬집는 일을 벌입니다.
이건 꿈과 현실이 모호해진 상황에서 나온 행동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늦게 온 남자 지원의 볼을 꼬집었던 여자 지원은 현실에서 18년 만에 등장한 남자 지원의 볼을 꼬집은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두 지원의 운명은 18년이 지나 다시 재현되기 시작했습니다.
주지훈과 정유미라는 조합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던 첫 회였습니다. 아역들의 좋은 연기는 두 지원의 관계성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반가웠습니다. 로코의 정석을 보여준 첫 회는 좋은 완성도로 다가왔습니다. 악연이 운명이 되어 사랑으로 결실을 맺어가는 과정이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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