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그룹 지동만 회장의 가석방을 막은 이한신의 활약은 통쾌함을 선사했습니다. 잡아들이기는 어려워도 빠져나오는 것이 쉬운 것이 권력을 가진 자들입니다. 그런 점에서 가석방 심사관이 되어 악질 범죄자에게 가석방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설정 자체는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이 신선함을 담당한 이한신 역할의 고수는 그저 얼굴만 완벽한 것이 아니라, 연기 역시 단단함을 증명해주고 있어 더욱 반가웠습니다. 2회까지 이야기가 이한신이 가석방 심사관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과 절대악인 지동만 회장의 가석방을 막는데 집중했습니다.
3회에 등장한 사건은 사기꾼입니다. 우리 사회를 멍들게 하는 사기꾼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기꾼들은 넘쳐나고 그들은 처벌도 피해 가며, 사기 친 돈으로 평생을 호화롭게 살아갑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이한신은 이들에게 어떤 화끈함을 선사할지 기대됩니다.
한신은 지동만의 가석방을 막은 후 형사 서윤과 자축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지 회장의 가석방을 막는데 혁혁한 공헌을 한 것은 분명 한신입니다. 하지만 현직 경찰이자 지 회장 구속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서윤이 가석방 심사에 참석해 준 것도 결정적이었습니다.
서윤은 지 회장과 싸움이 위함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뜻 나선 것을 "그게 맞으니까. 해야 할 일을 해야 하니까"라는 모범 답안을 냈습니다. 한신 역시 그런 이유라는 점에서 두 사람의 공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임을 알렸습니다.
서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지 회장은 한신에게 연락을 하죠. 왜 자신에게 그랬냐고 하지만 한신이 해줄 수 있는 말은 단순했습니다. 가석방할 수 있는 그 어떤 기준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원칙에 대한 언급은 한신이 이후 가석방 심사관으로서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잘 보여줬습니다.
가석방 심사를 준비하던 한신이 주목한 인물이 있었습니다. 거액의 투자 사기를 치고도, 피해자들에게 배상도 하지 않고 감옥에 간 '준봉홀딩스' 공동 대표인 김봉수였습니다. 공동대표인 박희준과 함께 감옥에서 5년만 버티고 범죄수익금 400억을 나눠 갖기로 한 이들의 범죄 행위는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정도 범죄 수익금을 숨긴 사기꾼이라면 수많은 이들에게 피눈물 나게 만들었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재산을 투자한 수많은 이들이 거리에 나앉게 되었고, 범죄자로 전락하는 신세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아무런 반성도 없습니다.
피해자 중 하나는 김봉수가 있는 교도소에 들어가 죽이려는 시도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체격에서 밀리는 피해자가 악랄한 사기꾼을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오랜 시간 준비했을 것으로 보이는 칫솔을 갈아 만든 칼로 자신의 허벅지를 찌르고, 피해자를 다시 한번 궁지로 내몰았습니다. 악질 중의 악질 범죄자였습니다.
사기 사건의 변수로 만드는 존재가 한신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준봉홀딩스의 피해자 중 하나는 사채업계 레전드로 불리는 최화란(백지원)이었습니다. 악랄한 사채업자까지 속일 정도로 사기꾼들은 무서운 존재들입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사기 칠 준비를 마친 자들을 화란도 답을 찾아내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한신과 화란은 법정에서 상대로 만나 악연이었던 관계였습니다. 무자비한 사채업자는 어깨들을 데리고 다니고, 돈을 받기 위해서는 폭력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법정에서도 한신에게 진후 조심하라고 경고까지 할 정도니 화란의 성격을 알만 하죠.
그런 화란도 사기를 당했습니다. 믿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화려하고 커다란 행사가 열리고, 누구나 알 수 있는 인물들로 인해 투자자들은 착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눈속임에 상대의 약점을 이용해 강력하게 밀어붙이면 속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전재산을 투자할 정도로 그들이 원하는 것이 분명했기에 속이기도 쉽기 때문입니다.
덩치 큰 사무장도 화란을 두려워하는 상황에서 한신은 아무렇지도 않게 찾아갑니다. 한신이 찾아간 그날도 돈을 갚지 않은 자에게 협박을 하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 화란에게 자신의 명함을 내밀며 법정에서 만났던 인연을 언급하기도 합니다.
화란으로서는 상대 변호사가 자신을 찾아온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무서워도 피하기 일쑤인 상황에서 오히려 찾아와 사기당한 돈을 찾아주겠다고 나선 한신이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뒷조사를 하고는 그를 믿을 수 있었습니다.
한신이 이야기한 모든 것이 사실이었으니 말이죠. 직접 한신의 사무실을 찾은 화란에게 돈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사기꾼들은 죽어도 입을 열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지독한 자들에게 자중지란을 일으키는 방법을 언급합니다. 바로 '틈'을 만들어 그들이 서로를 의심하게 만들자는 것이죠.
한신은 가석방 심사를 받으려는 봉수에게 가석방이 되기 위해서는 피해 금액 변제가 최우선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당장이라도 나가고 싶은 봉수는 서둘러 외제차부터 돈이 될 수 있는 것들을 팔아, 피해 변제에 사용하라고 연락을 취하기 시작하죠.
봉수가 가석방을 요청한 사실도 모르고 있던 동업자인 박희준을 찾아가서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김봉수가 출소하면 혼자 수익금을 찾으러 갈 것이라고 이간질을 합니다. 처음 듣는 소리에 잠깐 동안 표정이 바뀌기는 했지만, 사기꾼은 이내 범죄수익금 같은 것은 없다며 발뺌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신 앞에서는 그렇게 이야기했지만, 바로 연락을 취해 봉수가 딴짓하는 것 아닌지 자금 관리책인 이동명에게 전화를 합니다. 이미 자금 관리책으로 의심하고 있던 동명을 미행하던 사무장은 자신의 엄마가 운영하는 식당을 확인하고 한신과 그곳을 찾게 됩니다.
음식맛이 너무 없는 그 식당에서 범죄수익금을 숨길만한 장소를 찾기 위해 틈을 노리고 있던 한신은 화장실 핑계를 대고 주방 뒤쪽에 있는 창고 하나를 발견합니다. '외부인 출입금지'라고 써붙인 이곳이 수상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무턱대고 그곳을 열고 확인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변호사이자 가석방 심사관이 마음대로 수사할 수는 없으니 말이죠. 그래서 찾은 것이 서윤이었습니다. 장주식당을 찾아 '원산지 표기 위반' 신고가 들어왔다며 확인을 부탁합니다.
동명의 어머니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아들이 무슨 짓을 하고 다니고, 창고에 뭘 숨겼는지도 알지 못하고 있었죠. 그렇기 때문에 서윤의 확인 부탁에 아무렇지도 않게 허락한 것이었습니다. 그곳에 뭐가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한신이 놀라는 장면에 400억과 관련된 물건이 있음을 추측하게 했습니다.
범죄 수익금을 찾아 피해자들에게 돌려주겠다는 한신의 생각은 현실이 될까요? 돈 많은 사채업자 화란이 가세하게 된다면, 지 회장과 대결 구도에서도 어느정도 힘의 균형을 찾을 수는 있을 듯합니다. 한신은 지 회장이 가석방되지 않는 동안 더 큰 범죄를 찾아낼 수도 있다고 서윤에게 말하죠. 서윤 동생 죽음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작동할 수 있을 듯합니다.
여기에 지 회장의 전처이자 배우인 최원미가 한신을 만나 '정의로운 배우'가 되어 한껏 고무된 상황도 재미있게 다가왔습니다. 누구보다 지 회장을 잘 아는 원미가 중요한 열쇠가 될 수밖에 없는 것도 당연합니다. 과연 이들은 사기꾼들이 숨겨놓은 400억을 찾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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