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8. 10:19

착하지 않은 여자들 22회-채시라 미운오리새끼의 비상, 불신의 사회 사랑으로 품다

미운오리 새끼인 현숙의 비상이 시작되었습니다. 안국동 강 선생인 어머니 순옥의 음식을 평생 먹고 자란 현숙은 타고난 요리사였습니다. 현숙의 탁월한 능력에 살리에르 증후군을 느끼며 열등감이 폭발한 은실의 도발은 결국 가장 합리적이며 극적인 방식으로 귀결되게 되었습니다. 

 

현숙과 은실의 요리대결;

불신이 팽배한 사회 착하지 않은 여자들 사랑으로 품다

 

 

 

 

마지막 2회가 남은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음식 대결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넓게 퍼져있던 이들이 이두진이 준비하는 요리 프로그램에 모두 모이게 됩니다. 단순한 요리 대결이 아니라 사연을 담은 요리는 결국 소통을 위한 요리 대결이라는 점에서 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게 만들 장치가 될 것입니다. 

 

 

모란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낯선 남자를 향해 달려가는 순옥. 강력한 발차기 한 방을 위해 달려가던 순옥은 허무하게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 말도 안 되게 허무하고 허탈한 상황에 모두는 만족했습니다. 발차기를 통해 모란을 버린 과거의 남자를 혼낸다고 돌아올 수 있는 것은 없는 상황에서 순옥의 그 결행 의지만으로도 모란은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패했기 때문에 더 멋진 복수가 된 모란과 순옥은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남에게 심한 말도 하지 못하는 이 착한 여자들은 그렇게 착하지 않은 여자들과 남자들을 향해 작지만 강렬한 복수를 하며 살아왔습니다. 서로를 위로하고 건강하게 함께 살기를 원하는 순옥과 모란은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모란 과거 약혼남 부인이 순옥의 요리교실 수강생이었다는 사실은 흥미로웠습니다. 부잣집 부인들이 많이 다녔던 안국동 강 선생 요리교실이라는 점에서 평균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순옥의 표정 속에서도 그 모든 것이 읽힐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순옥은 모란을 위해 둔하고 답답하고 요리도 못했다는 말로 응원하고 위로하는 모습에서 따뜻함이 진하게 다가왔습니다. 타인의 마음을 읽고 헤아릴 줄 아는 순옥의 하얀 거짓말은 모란의 답답함을 후련하게 해주었습니다. 

 

항상 스스로를 자책하며 살아왔던 현숙은 요리를 통해 자신이 상상하지도 못한 삶을 경험하게 됩니다. 청소년 센터에 있던 아이들과 함께 했던 요리교실은 대성공으로 이어졌고, 평생 피해의식을 가지고 살아야 했던 현숙은 어느새 그들의 선생님이 되어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자신이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것에 감동한 현숙은 평생 느껴보지 못한 감동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진심으로 다가선 그녀에게 아이들은 마음을 열었고, 그녀에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선사했습니다. 누가 강요하지 않았지만 그들에게 현숙은 가장 소중하고 고마운 선생님이었습니다. 아픈 상처만 안고 살아왔던 아이들은 현숙과 함께 한 요리 교실을 통해 행복을 경험했습니다.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의 가치를 다시 깨닫게 된 아이들로 인해 현숙은 요리 강좌를 하게 되는 기회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5월의 신부와 신랑이 되는 현정과 문학이 서로 예복을 입어보며 행복해 하는 사이 전화 한 통을 받습니다. 아버지 번호를 통해 전해지는 낯선 남자의 다급한 목소리에 공원으로 달려간 그들은 벤치에 누워 잠든 철희를 보게 됩니다. 술에 취해 잠든 것이라 속상해하는 현정. 철희의 옷에서 전표를 찾은 문학은 현정의 아버지가 지하철 택배를 하고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날도 화분을 날랐던 철희는 체력적 한계를 이겨내지 못하고 그렇게 쓰러져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철희의 옷 속에서 발견한 낡은 봉투에는 '현정 결혼식'이라는 글씨와 함께 구겨진 지폐들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30년 동안 아버지 노릇을 하지 못했던 철희는 비록 큰돈은 아니지만 자신이 직접 번 돈을 딸에게 주고 싶었습니다. 못난 아비지만 딸을 사랑하는 마음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았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많이 사랑했지만 어머니를 힘들게 했다는 이유로 증오해왔던 현정은 눈물로 아버지를 받아들였습니다. 아버지의 진정성은 그 낡은 편지봉투에 쓰인 글과 구겨진 지폐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그 지독한 30년이라는 세월은 치유되기 시작했습니다. 순옥의 실패한 모란 복수와 현정의 눈물은 모두 사랑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 현숙은 은실에게 공개적으로 요리대결을 요구합니다. 글로 배운 은실과 몸으로 배운 현숙이 진검승부를 벌이자는 제안은 도발적이었지만 충분한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고소고발이 아닌 요리를 통해 모든 묵은 것들을 풀어버리자는 현숙의 제안은 가장 현명한 방식이었습니다.

 

은실의 흔적을 찾던 모란은 아침 시장에 그녀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녀가 새롭게 일을 시작한 레스토랑을 찾은 모란은 현숙의 제안을 받아들이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쇠고랑을 차게 될 것이라는 협박 아닌 협박까지 하는 모란의 뒷모습은 위태롭기만 합니다. 암이 재발했는지 알 수 없지만 분명 힘겨운 징조가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욕심을 버려야 좋은 음식이 나온다"

 

과도한 욕심으로 있는 재료를 모두 넣고도 만족스러운 맛을 내지 못한 은실에게 했던 순옥의 조언은 단순히 음식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었습니다. 무슨 일이든 과도한 욕심은 모든 것을 망치는 이유가 된다는 점에서 순옥의 조언은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따뜻함이기도 했습니다.

 

 

박총과의 요리 대결에서 누가 이길 것 같냐는 현숙의 물음에 순옥은 단박에 은실이 이길 것 같다고 합니다. 그녀가 이길 수밖에 없는 것은 간절함이 더 하기 때문이라 합니다. 그리고 현숙이 은실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부모도 없고 이모 밑에서 자랐던 아이. 그렇게 세상과 대결을 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었던 아이는 커서도 모든 것이 불안하기만 했습니다. 모란에게 "토사구팽 당하기 전에 나온 거죠"라는 말에 측은하게 모란이 건넸던 "토끼를 잡기는 했나?"라는 말은 측은함이 만든 말이었습니다. 자격지심은 자존심만 키웠고, 세상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은실은 어떻게든 살아남는 방법만 찾아다녔습니다.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철저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은실의 간절함은 분명 현숙보다 강렬할 수밖에 없습니다. 말년과 은실은 같은 아픔을 품고 살아왔던 인물들입니다. 세상과 타협하거나 사랑하는 방법도 배우지 못한 채 오직 자신의 벽을 세운 채 자신을 위한 삶만 살아왔던 그들은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 되었습니다. 그 방법이 자신들이 세상에 버려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착한 여자들이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게 손을 건네기 시작했습니다. 몰락을 통해 파멸을 요구하지 않고 그들은 조용하게 그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손을 잡고 함께 걷기를 청하는 착한 여자들이 과연 착하지 않은 여자들과 함께 행복하게 웃을 수 있을지 마지막 2회가 기대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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