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27. 10:24

풍문으로 들었소 28회-이준 한정호 퇴출vs성공작 사이 결말이 존재한다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 자본과 대결을 벌이는 이들은 이상하게 보인다. 그만큼 우린 완벽하게 자본에 종속된 개인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돈이라는 가치가 중요한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모든 가치의 최상위에 돈이 존재하는 순간 모든 것은 일그러질 수밖에 없음을 우린 살아가며 매 순간 체험하고 있다. 

 

인상에게 주어진 500원의 가치;

한정호 집안에서 퇴출된 한인상, 아버지의 성공작이 될 수 있을까?

 

 

 

돈이 권력을 만들고, 그 권력은 다시 수레바퀴 돌듯 또 다른 권력을 만든다. 현대 사회에서 모든 가치는 오직 돈이 전부다. 돈이면 뭐든 가능한 시대에 인간은 그 의미 역시 무의미해지는 것 역시 사실이다. 미국 주도 하의 신자본주의가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망치고 있는 상황에서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는 인간과 돈, 그리고 사회를 이야기했다.

 

 

3포를 지나 4포, 5포에 7포까지 이어지는 현실 속에서 돈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다. 돈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가치다. 과거처럼 그저 뛰어다니는 날짐승을 잡아먹고 살면 그만인 세상(물론 그 시대에도 고민은 존재했겠지만)이 아닌 현대 사회에서 돈은 모든 것을 대체하는 중요한 교환 수단이라는 점에서 부정할 수 없다.

 

문제는 언제나 욕심에 있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 남들과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수준의 돈이라면 충분하지만 인간의 탐욕을 자제력을 상실하게 만들고는 한다. 아흔 아홉 섬의 곡식을 가진 부자가 한 섬 가진 가난한 농부의 벼를 탐한다는 말이 있듯 그 탐욕은 모든 것을 뒤틀리게 만든다. 탐욕은 결국 극단적인 빈부격차를 만드는 이유가 된다. 빈부격차가 크면 클수록 사회적 분노는 커지고 이는 곧 디플레이션으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그런 점에서 현 시점 우리에게 가장 절실함은 내려놓기이기도 할 것이다.

 

종영을 2회 앞둔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거대한 부와 사회적 지위를 상속받을 인상의 결심이다. 그저 부모가 시키는 대로만 살면 수천억의 자산과 아버지의 로펌을 그대로 물려받을 수 있는 상속자 인상은 그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봄에게 자신의 이 거대한 부를 함께 누리자고 부탁했지만, 자신의 이 지독한 탐욕이 결국 그 어떤 문제도 해결 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결코 벗어날 수 없는 한계 속에서 인상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을 했다. 전에 봄이 이야기를 했던 한강에 빠지고 돌아오라는 말을 그대로 실천하는 인상은 특별했다.

 

 

흠뻑 젖은 채 봄이 집을 찾은 인상은 자신을 받아줘야 한다고 한다. 빈손으로 봄이에게 온 인상은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인간다운 삶을 선택했다. 자신의 손으로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가진 한정호. 세상 모든 것을 가진 그의 권력은 자연스럽게 인상의 몫이었다. 그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거대한 성을 나온 인상은 어쩌면 비현실적인 모습일 것이다.

 

봄과 함께 한다고 모든 것이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 인상. 싸우고 다투기도 하겠지만 그래서 함께 살아야 겠다는 인상에게는 그 어떤 부귀영화보다 중요한 가치는 사랑이었다. 인상의 친구인 현수가 연희에게 "사랑을 아느냐"고 외치던 모습과 함께 그들에게 거대한 금수저 보다는 진정한 사랑이었다. 비록 그 사랑이라는 가치가 생각보다 처절하고 힘들 수밖에 없겠지만, 분명 소중한 가치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으니 말이다.

 

작고 낡은 집에서 처형과도 함께 살아야 하는 인상에게 이 모든 것은 도전이다. 한 달에 3천만 원을 쓰던 인상이 아무 것도 없이 맨 바닥에 헤딩을 하는 수준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 먹는 식재료부터 다른 현실 속에서 20년 동안 몸에 베인 습관을 던지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부족하지만 인간답게 살기를 원하는 봄이와 그 가족들. 그리고 노동자 편에 서서 자신의 모든 권리를 내던진 변호사들. 한정호 집안의 모든 것을 관리하는 양 비서와 한 트러스트. 이런 상황 속에서 양 비서를 통해 이득을 보려던 한정호 집안의 일 하는 사람들의 변화 역시 흥미롭다.

 

 

협박이 일상이 되고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의 앞길을 막는 것은 거둬내는 한정호 식 일처리는 단순히 한정호에 국한되는 일은 아니다. 모든 것을 쥔 자들의 행동은 이런 독재적 성향이 나오기 때문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에게 세상 모든 것은 하찮고 의미 없음으로 보일 뿐이다.

 

대한민국의 총리를 마음대로 갈고, 내정자 역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로 채우는 능력은 대단하다. 이는 곧 권력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내릴 수 있는 무소불위의 힘이 한정호에게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만큼 한정호라는 인물은 특별하다.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 끝에 나온 거대 로펌을 움직이는 한정호 대표는 그래서 상징성과 시사성을 겸비하는 인물이다.

 

한정호와 한인상의 대결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 알 수 없다. 한정호는 인상의 일탈을 보며 "퇴출"을 선언했다. 가출이 아닌 퇴출 선언은 한정호가 마지막 칼을 빼들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식 문제라면 누구보다 더 열을 올리는 한 대표가 자신을 이을 아들을 과감하게 가족의 이름에서 빼버렸다는 것은 중요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물려받을 엄청난 재산을 보고 잠시 흔들렸던 인상은 스스로 모든 권리를 내려놓고 봄을 선택했다. 인도인들이 갠지스 강에서 특별한 의식을 하듯, 한강에서 온 몸이 젖은 그는 그렇게 무너져가는 중산층의 상징인 봄의 집으로 향했다. 아침에 바쁘면 집 화장실이 아닌 공원 화장실로 달려가야 할 정도인 그 집에서 인상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알 수는 없다.

 

 

새로운 총리를 내세워 자신에게 반기를 든 변호사들을 제거해버리려는 한정호. 그의 독기는 분명 강력한 힘으로 자리할 것이다. 그리고 그 강렬함에 노동자의 편에 섰던 변호사들이 위기에 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포 정치는 곧 새로운 분노를 꽃 피울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공포 정치를 통해 억압을 하면 할수록 고개를 내밀고 자유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다. 한정호가 내세운 그들만의 정공법은 곧 시민 혁명을 일으켰던 국민들을 다시 자각하게 하는 도화선이 될 수밖에는 없음이 드라마를 통해 드러날 수도 있어 보인다.

 

화수분 자본의 젖은 채 살아왔던 상속자 인상.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끊임없이 나오던 때와 달리, 당장 시급 500원 차이를 두고 고민해야만 하는 인상. 그가 모든 것을 가진 1%에서 나와 99%의 삶 속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변화시키려 노력할지도 궁금해진다. 한정호가 퇴출시킨 한인상이 그 한정호의 성공작이 되는 순간 대한민국의 미래도 의미가 부여될 것이다.

 

현재 고착화된 빈부 격차가 만든 사회적 모순과 대립을 풀어내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결국 부를 독점하는 자들의 각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결코 싸움은 끝날 수 없음을 <풍문으로 들었소>는 이야기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 한인상과 같은 존재는 현실에서 나올 수 없는 특별한 캐릭터다. 하지만 진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한인상이 실존 인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현실을 한정호라는 거대 로펌 대표의 집을 통해 풍자하는 <풍문으로 들었소>는 우리 사회를 관통하고 있다. 어설프게 가진 자들의 외피를 입고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으로 들어가 그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들춰내고 있다. 씨실과 날실처럼 촘촘하게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엮어 현실의 문제를 보여주는 드라마는 매력적이다. 블랙코미디 형식을 통해 우리가 사는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보도록 한 <풍문으로 들었소>가 남은 두 번의 이야기로 무엇을 이야기할지 궁금해진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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