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15. 11:06

피리부는 사나이의 몰락, tvN 월화 블랙홀에 빠지나?

3.3%의 시청률로 호기롭게 시작했던 <피리 부는 사나이>가 3회에서는 2.347%로 떨어졌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미 세 번의 이야기가 증명하고 있다. 초반 화려함을 앞세운 이야기는 점점 늘어지고 매력 없는 캐릭터들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야기의 힘;

촘촘하지 못한 헐거운 전개와 식상한 이미지들의 조합, 반등이 안 보인다

 

 

<피리 부는 사나이>는 예고편만 좋았던 듯하다. 1회를 보자마자 그 불안은 현실이 되었고 작가의 힘이 느껴지지 않는 진부한 이야기들은 더는 보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협상가의 이야기를 통해 소통의 힘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이 드라마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알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신하균, 유준상, 조윤희로 이어지는 주인공들의 면면은 충분히 기대할만 했다. 조연들 역시 연기력을 갖춘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아쉬움으로 점철되고 있다. 유준상이 아쉬울 정도로 <피리 부는 사나이>는 모든 것을 집어 삼키는 블랙홀처럼 연기마저 빨아들이고 있다.

 

색다를 것 없는 이야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협상팀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색다르게 다가왔지만 이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식상함을 스스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은 답답함으로 다가온다.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형식을 파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찰 조직에서도 버림받은 집단인 협상팀. 그들은 아웃사이더를 표현하는 기존의 방법처럼 지하실 어느 구석에 잉여인간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하지만 뛰어난 능력을 가진 그들이 자각을 하면서 사건들을 해결해나간다는 설정은 너무 익숙해서 지겨울 정도다. 심지어 캐릭터 설정이나 사건 전개 과정이 일드에서 자주 보던 형식이라는 점도 아쉽다.

원죄를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 소중한 사람의 죽음과 함께 범인을 찾기 위해 경찰에 협력하는 과정도 새롭거나 흥미롭지 않다. 그저 누구나 예상 가능한 이런 설정으로 눈높이가 높아진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가 없다. 정의감을 앞세운 이야기와 재벌은 도둑이라는 설정으로 특별한 의미를 품고 있는 듯한 상황극도 답답하다.

 

너무 익숙한 형태로 일반화된 재벌들의 모습은 역설적으로 그들이 사실은 다를 것이라는 확신까지도 주게 한다. 재벌가들의 병패와 문제를 풀어내는 방식도 이제는 보다 새로워져야 한다는 점이다. 사채업자가 재벌이 되고 탐욕스러운 모습에 분노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그리 매력적이지 못하다.

 

 

매회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고 그들이 '피리 부는 사나이'에 의해 움직인다는 설정 자체도 식상하게 다가온다. 3회 정신 이상인지 뭔지 알 수 없는 남자의 폭주와 이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지루한 이야기는 절망적이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작가의 한계다. 결국 드라마는 작가 놀음이다. 얼마나 뛰어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느냐가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자대가 된다는 점을 이 드라마는 다시 증명하고 있으니 말이다. 신하균 특유의 연기 톤도 문제로 다가오고 있고, 조윤희의 연기력 역시 도마 위에 올려 져 있다. 그나마 유준상이 살아 있는 듯해 보이지만 한계가 분명해 보이는 캐릭터가 과연 어떻게 이어질지 의아할 정도다.

 

tvN 10년을 맞아 공격적인 전략을 통해 '드라마 왕국'을 꿈꾸고 있는 tvN은 의외의 변수에 빠졌다. 월화 드라마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치즈 인더 트랩>은 지우고 싶은 드라마가 되었다. 여기에 <시그널>에 이은 장르 드라마의 활성화를 기대했던 <피리 부는 사나이>는 민망할 정도로 낮은 필력의 작가로 인해 절망을 맛보게 하고 있다.

 

 

금토 드라마는 여전히 강력한 힘으로 다가온다. <시그널>뒤 이어지는 <기억> 역시 탁월한 작가와 배우의 힘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흥겹게 다가오지만, 특별한 대안이 없어 보이는 월화 드라마는 tvN에게는 지독한 절망의 시간대가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결국 얼마나 뛰어난 이야기 힘을 가진 작가를 구하느냐가 관건이 되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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