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22. 08:20

육룡이 나르샤 49회-각성한 무휼과 분이의 선택, 잔인한 결말은 시작되었다

세상 사람들이 웃는 정치를 하겠다던 청년 이방원은 이제 없다. 권력을 잡기 위해 형제들까지 내쳤던 이방원에게 남겨진 것은 오직 잔인한 정치판에서 살아남는 것 외에는 없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백성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존재였음을 <육룡이 나르샤>는 잔인한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여섯 번째 용 무휼;

벌레를 토해내라는 분이의 외침, 민본정치는 이제 국민들 스스로 선택에 달렸다

 

 

이방원은 죽은 정도전의 정책을 그대로 따라한다. 그가 원하는 세상 역시 정도전이 꿈꾸던 세상과 같기 때문이다. 그가 비록 권력에 대한 탐욕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누구보다 정도전이 꿈꾸었던 세상에 환호했고, 그와 함께 세상을 바꾸고 싶어 했던 이방원이었다.

 

 

사병을 혁파하고, 척불 정책과 상인에 대한 문제까지 무명과 연결된 모든 것들을 타파하려는 이방원의 행동은 역풍으로 다가오게 된다. 거대한 조직인 무명이 조용하게 물러날 존재가 아니었다. 이방원이 자신의 사람들이라 믿고 있던 그들은 이방지의 한 마디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정도전을 죽이고 연희까지 죽인 이방원을 그대로 둘 수 없었던 이방지는 무명과 함께 그를 제거할 방안을 찾았다. 누구보다 이방원을 잘 알고 있는 방지는 그가 정도전과 다르지 않음을 '척불 정책' 초안을 통해 보여주었다. 이방원의 책사인 하륜을 통해 입안하게 한 '척불 초안 상소문'은 이신적에게 전해졌고, 이는 이방지에게 건네졌다.

 

이방지를 통해 원대한 꿈을 꾸었던 무명은 그가 정도전과 다를 바 없는 자라는 사실을 알고 죽음을 명했다. 그를 더 이상 자신의 패로 사용할 수 없다 생각한 무명은 이방원과 청유 자리를 만들고 그곳에서 그를 제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렇게 이방원의 죽음은 가까운 곳에 도사리기 시작했다.


 


잔인한 권력 쟁투를 눈으로 직접 봤던 무휼은 회의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원했던 세상과 다른 이 잔인한 현실 속에서 그는 자신이 칼을 쥐고 있다는 사실 조차 힘겹기만 했다. 반촌 사람들이 모진 고신을 당하고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무휼의 할머니 묘상은 그 모든 화풀이의 대상이 되었다.

 

묘상의 집 창고가 무기를 숨겨둔 장소였고, 그로 인해 반촌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이 받아내야만 하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런 할머니의 모습까지 보면서 무휼이 더는 버틸 수 없었다. 그렇게 이방원에게 낙향해서 살겠다는 말을 건넨다.

 

호위 무사로서 이방원과 함께 했던 무휼의 존재감은 조영규가 없는 지금 더욱 중요한 존재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방원은 더는 잡을 수 없었다. 그만큼 인간적이기도 했던 이방원에게 무휼이 느끼는 고통의 근원과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무휼이 떠나고 분이마저 그의 곁을 떠났다. 반촌 사람들을 위해 모든 것을 감내했던 분이는 그들이 고초를 겪는 모습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 반촌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이방원이 시키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분이를 위해 이방원은 그녀가 떠나도록 한다.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 떠나버린 현실에서 이방원의 삶은 더욱 허망해질 수밖에 없었다.

 

세상 사람들이 웃는 정치를 하겠다는 청년 이방원에게 반해 함께 했던 무휼.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려는 이방원을 돕고 싶었던 분이. 그들은 그렇게 권력을 움켜쥔 이방원에게 이별을 고했다. 이제는 권력을 누리며 평생 편하게 살 수도 있었지만 그들에게 권력은 무의미함이었다.

 

무기고를 알면서도 아침에 만났던 정도전과 이방지에게 분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만약 분이가 이 사실을 알렸다면 이방원의 '왕자의 난'은 실패했을 것이다. 하지만 분이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가 그런 선택을 한 것은 이방원을 돕기 위함이 아니었다.

 

분이가 하고 싶었던 것은 반촌 사람들을 구하기 위함이었다. 정치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조차 해서는 안 되는 반촌에 정변을 일으킨 무기가 있었다는 사실은 큰 일일 수밖에 없었다. 반촌 사람들이 위험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침묵했던 분이는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결국 백성들이 고초를 겪게 되었음을 한탄했다.

 

 

어떤 선택을 하던 백성들은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을 안 분이는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없는 그녀가 방원에게 읍소를 하는 것은 당연했다. 고초를 당하는 반촌 사람들과 함께 '무행도'라는 섬으로 향하는 분이. 그런 그녀가 발길을 돌려 이방원을 찾은 것은 충주댁이라고 불리던 척사광 때문이었다.

 

다섯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 척사광은 그렇게 무명이 준비한 청유 장소로 향했다. 그리고 자신을 막는 누구든 거침없이 제거해 나갔다. 대군에게 인사도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던 무휼은 홀로 이방원을 찾아 나섰다. 충주댁을 기다리던 분이는 그녀가 보낸 서찰과 패물 속에 '곡산댁'이라는 말을 확인한 후 이방원에게 향했다.

 

무색 무취 독약을 이용해 이방원을 암살하려했던 무명 조직은 분이의 등장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분이가 "벌레를 토해내라는 전갈입니다"라는 말 한 마디로 모든 것을 뒤집어 놓았다. 젊은 시절 장난처럼 했던 자신을 죽이기 전에 꼭 해달라고 했던 그 말을 건넨 분이로 인해 위험을 피할 수 있었던 이방원.

 

청유 장소에 등장한 척사광으로 인해 이방원은 오히려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간 이들을 죽이겠다고 나선 척사광에게 수많은 적들은 그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왕이 되고 싶지 않았던 정인에게 독까지 먹이며 죽을 수밖에 없는 길로 내몰았던 육산을 죽여야만 했다.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이방지가 나섰고, 최고의 검객이라는 척사광과 이방지는 그렇게 목숨을 걸고 마지막 싸움에 나섰다. 척사광으로 인해 오히려 무명의 틈을 벗어나 도주를 할 수 있었던 방원을 위협하는 인물은 절대 고수인 길선미였다. 하지만 그런 길선미를 잡기 위해 나선 것은 바로 무휼이었다. 극적인 순간 등장해 "무사 무휼"을 외치며 이방원과 분이를 살려낸 그는 그렇게 여섯 번째 용이 되었다.

 

이방지와 척사광, 무휼과 길선미. 당대 최고의 무사들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잔인한 최후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그들과 분노한 이방간의 정변. 마지막 한 회를 남기고도 <육룡이 나르샤>는 여전히 흥미롭다. 이미 알려진 역사를 이렇게 흥미롭게 풀어가는 것도 능력일 것이다.

 

무사들의 흥미로운 대결 구도도 흥미로웠지만 오늘 방송의 핵심은 분이였다. 무휼도 그랬지만 어떤 정치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은 역시 '백성'일 수밖에 없다. 정도전이 꿈꾸었던 세상의 근본 역시 백성이다. '민본주의'가 정치의 근간이 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의미도 가질 수 없음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권력을 가지려는 자들은 언제나 들끓는다. 하지만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그들은 권력을 잡는 순간 돌변해 자신의 권력에 취해 망신창이가 되는 일은 허다하다. 그런 점에서 분이가 외친 백성들이 어떤 선택을 하던 백성들은 언제나 피해자이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한 존재로 전락한다는 말이 강렬함으로 다가온다.

 

 

시대가 변해 국민들이 권력을 가진 자들을 단죄할 수 있는 능력이 주어졌다. 하지만 자신들에게 주어진 그 권리마저 포기한 채 스스로 권력을 가진 자들의 개를 자청하는 현실은 정치꾼들을 악마로 만들어가고 있다. 어차피 그들을 단죄하고 제대로 된 길을 걷게 하는 역할은 국민들의 몫이다.

 

정치꾼들이 제대로 일을 못하며 내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는 자들도 그 자리를 대처하면 된다. 그 단순함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스스로 정치꾼들의 가노 노릇이나 하는 국민들의 각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현실이다. 결국 세상을 바꾸는 것은 국민들의 몫이다. 민본의 정치는 결국 권력을 가진 자의 몫이 아닌 국민들의 몫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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