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31. 09:39

청춘시대 4회-한예리 사랑마저 사치인 청춘, 서러운 눈물에 공감하는 이유

우리시대 청춘은 서글프다. 저성장시대 제대로 된 청춘도 보내지 못하고 생존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지 않으면 낙오되어버리는 지독한 현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변할 수 없는 고착화된 부조리 속에서 희망은 그렇게 흐릿해진다. 가장 큰 꿈이 9급 공무원인 세상에서 꿈이란 존재할 수 없는 이상일 뿐이다.

 

빠진 손톱은 다시 자라지만;

사랑마저 사치가 되어버린 지독한 현실 속 진명, 평범하게라도 살고 싶은 소시민의 삶

 

 

진명은 소박하고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다. 누구처럼 대단히 화려한 삶도 원하지 않았다. 최소한 내가 일한 만큼의 여유 정도는 가지고 공부하고, 졸업해서 취직이라도 할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미 나이는 28살이 되었다. 이제 한 학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졸업하고 정상적으로 취직을 할 수 있을지도 알 수가 없다.

 

병원을 찾은 진명은 조심스럽게 환자 앞으로 나아간다. 이제는 낯설어 보이는 환자는 진명의 동생이다. 동생을 간호하는 어머니는 퉁명스럽게 왜 병실까지 올라왔느냐고 질책할 뿐이다. 봉투를 내미는 진명은 그렇게 볼일을 보고 다시 돌아서야 했다.

 

진명은 고정된 3개의 일을 하고 있다. 과외와 주말 레스토랑 알바, 심야 편의점 알바까지 쉬는 틈도 없이 일을 하지만 그녀가 벌 수 있는 최대치는 겨우 140만 원이 전부다. 이 돈을 학교를 다녀야 하고 생활비도 충당해야 한다. 월세도 내야하며 병원에 입원한 동생도 책임져야 한다. 140만 원으로는 턱도 없는 돈이다.

 

언제 샀는지 알 수 없는 낡은 운동화에 화장 한 번 하지 않고 항상 우중충한 옷만 입고 다니는 진명에게는 청춘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오늘을 버텨내는 것이 유일한 희망인 진명에게는 모든 것이 사치였다. 룸메이트들이 평범하게 하는 꿈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고민은 진명에게는 그저 사치일 뿐이다.

그런 진명에게도 사랑은 찾아왔다. 주말에 알바를 하는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하는 재완이 어느 순간 진명에가 다가서기 시작했다. 진명은 두려웠다. 좋아하다 말면 그 아픔과 힘겨움을 그녀는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에게 "계속 좋아하면 되죠?"라며 다가서는 재완을 밀어내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집까지 배웅을 해준 재완으로 인해 진명은 정말 설렜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동생들의 반가운 인사도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창문으로 내달려 우산을 쓴 채 자신을 바라보는 재완을 바라보는 진명은 행복했다. 하지만 잠깐 방심한 순간 진명은 창문 틈에 손가락이 끼이며 시퍼런 멍이 들고 말았다.

 

사랑마저 서툰 진명은 그렇게 상처를 안고 시작했다. 알바로 인해 재완이 상을 받은 것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에도 참석하지 못한 진명은 편의점에서 행복한 커플을 보면서 부럽기만 했다. 그 작은 여유도 존재하지 않는 이 현실이 진명의 삶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던 진명 앞에 환하게 웃는 재완이 있다. 자신을 찾기 위해 편의점들을 찾아다녔다는 재완. 그런 재완이 진명은 좋다. 별것도 아닌 빵 줄로 만든 하트 반지를 받아도 진명은 너무 좋았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껴본 게 언제인지 알 수도 없었던 진명은 이 따뜻함이 주는 행복이 너무 소중했다.

 

재완이 선물한 절대반지를 끼고 이제는 빈 이나의 방 침대에 누운 진명은 만감이 교차한다.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청춘들이 그러하듯 이 지독한 굴레에서 벗어날 수는 있을까? 하는 근원적인 고민은 여전히 진명을 힘들게 하니 말이다. 문제는 의외의 장소와 상황에서 터지고는 한다.

 

돈에 쫓기며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조차 사치로 생각했던 진명은 신발들을 살펴보다 재완을 위한 선물을 샀다. 요리사인 그를 위해 진명이 선택한 '봉 칼갈이'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그녀가 준비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재완도 진명의 선물이 너무나 고마웠다. 그렇게 둘의 사랑은 행복만 기다리는 듯했다.

 

손님을 접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손가락이 다친 진명은 매니저의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혼난 진명을 기다리는 재완은 레스토랑에도 없는 진명을 찾다 벨 에포크 앞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녀가 내린 것은 매니저의 차였다. 그날 후 진명은 레스토랑에서 계산을 하는 카운터로 직책을 옮겼다. 그리고 많은 이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뒷말을 하기 시작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시작되자마자 갈등이 생긴 둘의 관계. 진명은 매니저가 사주는 술을 마셨다. 직원들 앞에서 자신이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이야기하는 매니저가 고마웠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매니저의 행동은 당황스러웠다. 더 황당했던 것은 진명 스스로 그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죽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간 병원. 동생 병실 앞에서 엄마는 서럽게 울었다. 자식을 보내는 엄마의 이 서글픔은 모두를 아프게 할 정도였다. 하지만 의사가 나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말을 듣는 순간 엄마는 온 몸의 힘이 빠졌다. 자식이 살아서 행복한 게 아니라 다시 지독한 고통의 시작된다는 사실에 대한 두려움이 이미 그녀를 지배하고 있었다.

 

아픈 아이로 인해 진명은 지독한 가난에 허덕여야만 했다. 그렇게 병실에 누워만 있는 아이가 죽기를 바랐다. 대놓고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동생이고 자식인 그가 이제는 죽기를 바랐다. 하지만 다시 되살아난 그를 보면서 엄마도 진명도 반가워할 수가 없었다.

 

현재 고정으로 하는 일이 하나라도 빠지게 되면 모든 것이 뒤틀려버릴 위기에서 진명은 매니저의 못된 손을 저지하지 못했다. 그가 던져준 달콤한 대우에 그녀는 자신의 허벅지를 그대로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이 행동이 매니저도 자신도 어떤 의미인지를 잘 알면서 말이다.

 

동생 병원을 찾았던 진명은 재완을 찾았다. 그리고 그의 가슴에 머리를 묻은 채 자신의 동생이 죽기를 바랐다고 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을 더는 사랑하지 말라고 했다. 이 상황에서 자신이 사랑을 하게 되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악착같이 살지 않으면 한순간에 나락에 빠질 수밖에 없는 진명에게는 사랑도 사치일 뿐이었다.

 

이나는 치과의사가 사용하던 방으로 이사를 했다. 하지만 그녀는 언제나 벨 에포크를 그리워했다. 그리고 남은 옷을 찾으러 간 날도 자기 멋대로 인 양아치 남친에게 폭력을 당하는 상황에 이나는 분노한다. 예은은 왜 하필 다른 사람도 아닌 이나 앞에서 그런 망신을 당했는지가 더 기분이 상했다. 자신이 그토록 저주했던 사람의 걱정을 들어야 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술에 취해 벨 에포크를 찾은 이나는 화장실을 사용한 후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서다 예은에게 속에 있는 이야기를 다한다. 왜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지도 모른 채 그렇게 양아치 같은 남자와 사귀냐며 험한 꼴 당할까 걱정스럽다는 말을 남기고 쓰러지듯 잠이 든 이나. 그런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진명은 마음속으로 사과한다.

 

진명은 이나가 싫었다. 너무 손쉽게 큰돈을 벌고 사는 그녀의 삶 자체를 증오했다. 최소한 자신이 이나보다는 좋은 삶을 살고 있다는 우월감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큰 착각이었다. 뛰어난 외모를 가진 이나를 향한 유혹이 자신보다 더 많았을 뿐이라는 사실을 진명은 자신이 그 상황을 경험하며 깨달았다.

 

당장의 삶에 진명은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허벅지를 허하고 편안한 자리에서 일을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그녀는 만족했다. 그런 타협 속에서 이나의 삶이 진명에게는 이상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자신의 행동이나 이나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 지독한 청춘에게 희망은 있을까? 현재 시점에 청춘들에게 희망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고착화된 부의 대물림은 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일본을 능가할 것으로 보이는 장기 불황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지금도 힘든데 앞으로 더 힘들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청춘은 버림받은 세대가 되었다. 

 

홀로 서럽게 우는 진명은 손톱이 빠진 게 너무 아프다며 한없이 울었다. 사랑이 시작되며 멍들었던 손톱은 그렇게 스스로 사랑을 끝낸 후 빠져버린 손톱을 핑계 삼아 서럽게 울었다. 그 평범한 삶조차도 허락하지 않는 지독한 가난 앞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평범해지기 위해 지독하게 일을 해야만 하는 현실 뿐이다. 과연 진명은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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