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사단의 '지구 오락실 2'는 흥미롭습니다. 네 명의 조합이 잘 갖춰져 다양한 게임을 하는 과정 모두가 흥미를 유발하니 말이죠. 시즌 1과 달라진 부분들도 보입니다. 동일한 출연진들이지만 시즌제로 가면서 스스로 자기 복제까지는 아니지만, 연성화되는 측면도 보이니 말이죠.
희대의 좀비 게임으로 만신창이가 된 용사들의 하루는 끝나지 않았죠. 잠시 쉬자마자 그들에게 주어진 게임은 '지락실'의 시그니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음악 퀴즈'였습니다. 이들을 가장 돋보이게 만드는 핵심 게임이라는 점에서 반가웠습니다.
시대별 음악이 나오면 가수와 제목을 맞추면 되는 흔한 게임이죠. '지락실' 이전에도 이런 게임은 많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락실'의 시그니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 흔한 게임과정에 춤을 더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 차이가 엄청난 변화를 전해줬습니다.
'지락실' 역시 특별할 것 없는 여행 예능이자, 나영석 사단이 그동안 해왔던 예능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특별할 것 없는 반복처럼 다가왔지만, 4명의 새로운 여성 출연자를 선택한 것은 신의 한 수가 되었고, 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자유도를 높이며 새로운 예능의 기준을 세웠습니다.
'음악 퀴즈'가 시그니처가 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특별할 것 없지만, 자발적으로 춤을 추면서 이는 새롭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시즌 2에서도 이들의 춤 솜씨는 퇴보하지 않았습니다. 출발 전에도 멋진 춤사위를 보여준 그들은 대표 게임인 만큼 흥미롭고 재미있게 펼쳐졌습니다.
좀비 게임으로 힘을 다 쓴 영지가 힘겨워 하기는 했지만,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이들에게 이는 물만난 물고기나 다름없는 상태였죠. 다양한 노래 퀴즈를 순식간에 맞추고 자연스럽게 나와 춤을 추는 이들의 모습은 무한반복해서 봐도 재미있을 정도입니다.
다만, 하루에 몰아서 게임들을 진행하다보니 용사들도 제작진도 쉽게 지쳤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시차 적응도 없이 새벽부터 강행군도 문제였지만, 이들에게는 낯선 좀비 게임으로 온 힘을 다 쓴 후에 '음악 퀴즈'라니 고역의 연속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체력적으로 최악인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 이들의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다음날 이들의 일정은 전날보다는 편하게 흘러갔죠. 핀란드에서 가장 맛있는 피자 가게를 찾아 '일상 4자 이어말하기' 게임에서는 유진의 위기 상황이 잔재미를 줬습니다.
4회의 백미는 '인물퀴즈'였습니다. 유명인들의 얼굴을 보고 이름을 맞추는 것이 단순하고 쉬워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죠. 빠르게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얼굴과 이름을 단박에 일치시켜 언급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시즌 1에서는 영지가 유명인들의 이름을 맞추지 못하며 많은 웃음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번 게임에서도 톰 크루즈가 생각나지 않아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하지만 이번 게임의 승자는 미미였습니다. 여전히 변하지 않은 미미의 그 순박함은 철저하게 '지락실'을 위해 특화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이서진의 문제가 나오자마자 호기롭게 웃으며 미미는 "큐티 김서진"이라고 외치며 전설의 '인물 퀴즈' 서막을 알렸습니다. 성을 바꿔버린 실수에 안절부절하는 미미에게 이서진이 지락실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카메라를 보며 "저는 별로 안 좋아하시죠?"라며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가족인데 성도 모르냐는 나 피디의 짓궂은 말에 미미는 순간 기지를 발휘해 가족이라서, 내가 김 씨니까 성을 그렇게 붙였다며 해명했습니다. 가족애로 상황을 정리하며 제작진에게 잘 편집해 써달라는 당부까지 했습니다. 이 한 번의 실수로 끝났다면 전설이 되지는 못했을 겁니다.
박보검 사진을 보자 미미는 김범수라고 말하며 모두를 자지러지게 만들었습니다. 영지는 이건 쉴드도 못 친다고 손사래를 치자, 미미는 "택아 사랑해"라며 사과의 마음을 보내기도 했죠. 이런 상황에서 다시 나 피디는 우리 프로그램이 너무 좋아 박보검이 이우정 작가에게 전화까지 했다는 말로 미미를 궁지로 내몰았습니다.
이 상황에 "저는 안 좋아하시죠?"라는 말로 자신이 실수했으니, 싫어해도 된다는 의미로 이서진 실수에 이은 상황 정리하기에 나섰지만, 미미의 성씨 틀리기는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광수를 김광수로 다시 성씨를 바꿔 부르자, 아예 김 씨 성을 쓰지 말라는 특단의 조처까지 용사들은 제안하기까지 했죠.
문제는 이런 특단의 조처가 의외의 변수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김나영을 이나영이라고 말하며 모두를 자지러지게 만들었으니 말이죠. 김씨 성을 쓰지 말라고 했다고, 김나영을 이나영이라고 외친 미미는 눈물까지 흘릴 정도였습니다.
용사들도 의외의 인물이라고 평한 문상훈을 김홍식이라고 외친 미미는 이후 자신이 구독하고 있는데 이름을 몰랐다며 한탄하기까지 했습니다. 김 씨 가문 종손이 되어버린 미미의 김 씨 족보 연대기는 그렇게 평범할 수 있는 '인물 퀴즈'를 포복절도하게 만들었습니다. 미미 자체가 '지락실'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로 보일 정도로 그의 예능감은 절대적입니다.
시즌 2가 되며 나 피디의 변화도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시즌 1에서 전혀 적응하지 못해 어쩔줄 몰라했던 그가 아니었습니다. 인물 퀴즈를 왜 이렇게 어렵게 냈냐는 말에 이미 한 번 당했기 때문에 준비를 많이 했다고 밝히며, "너네가 싫어하든 말든 난 할 거야"라는 입장으로 준비했다는 말에 MZ 세대 다 되었다는 용사들의 인정까지 받았습니다.
유진을 '안유진'이라고 부르자, 정색하며 성까지 붙이면 안 된다는 말에 당황하는 나 피디도 재미있었죠. 이해되지 않는단 나 피디에게 미미는 아빠가 화나면 성 붙여서 이름 부른다며, 정리해 줬습니다. 보다 친근해지기 바라는 유진의 행동은 촬영 현장이 어떤지 잘 보여줬습니다.
헬싱키를 떠나 오로라를 보기 위해 위쪽으로 12시간의 기차 여행을 떠나는 그들의 모습이 어떨지도 궁금해집니다. 그곳에서 본격적으로 토롱이와 대결을 벌인다는 점에서 다음 이야기는 기대할 수밖에 없죠. 익숙함을 색다르게 풀어내는 '지락실 2'는 이제 긴 기차여행을 통해 새로운 전개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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