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겹게 이어지는 이야기가 순서대로 마지막을 준비했다. 20부작으로 이야기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인 이야기의 한계가 명확한 <가면>은 그래서 아쉽다. 최대 16부작이 적절한 수준이었던 이야기 구조는 그래서 더 늘어나며 지루함이 자리할 수밖에는 없었다. 석훈의 과도한 악행은 이제 최악의 몰락으로 이어질 상황만 남았다.
민우와 지숙 손 잡았다;
석훈의 도발과 눈감은 미연, 이제는 최 회장도 나설 때가 되었다
지숙의 도발은 석훈을 궁지로 몰아넣기 시작했다. 궁지에 몰리기만 했던 지숙은 더는 밀리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며 이야기는 흥미로워졌다. 일방적으로 석훈의 복수극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숙의 존재는 모든 것을 뒤틀리게 만들었다. 지숙과 석훈의 복수극에 민우와 미연 남매가 서로 적이 되어 대결을 펼치게 되며 <가면>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되었다.
행사장에서 석훈의 도발을 막고 민우를 살린 지숙. 하지만 지숙은 민우 대신 죽음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떨어지는 조명에 모두가 숨죽인 상태에서 몸을 날려 지숙을 살린 민우. 그 순간에도 민우를 먼저 생각하는 지숙의 모습에서 이들이 불행해질 것이라 예측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이혼을 결심하고 민우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지숙. 그런 상황에서 지숙은 꿈을 꾼다. 자신을 찾아 나선 민우가 트럭에 치여 죽는 상황에서 등장한 석훈은 이혼을 해도 민우는 나에게 죽는다는 말을 하는 모습은 서늘할 정도였다. 지숙의 이 꿈은 결국 예지몽이 되었다. 지숙의 이혼 결심과 실행에도 석훈의 살인 야욕은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 자신의 가족을 붕괴시킨 인물이 최 회장이라고 어린 석훈은 생각했다. 어머니 조문을 온 최 회장이 웃는 모습을 본 어린 석훈은 그때부터 복수를 다짐했다. 아버지는 말도 못한 채 병원에 누워있고, 어머니는 돌아가신 상황에서 어린 석훈은 무슨 근거로 최 회장에 대한 복수심을 키웠는지가 모호하다. 조문을 하며 씩 웃은 모습이 복수의 근거라고 하기에는 모호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성장해 검사가 되고 자신이 원했던 SJ그룹의 사위가 된 석훈. 그는 그렇게 오랜 시간 준비한 복수극을 시작했다. 이 복수극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최 회장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야만 한다. 서은하를 이용해 그 모든 계획을 완성하려했던 석훈은 의외의 변수였던 미연의 분노를 계산에 넣지 못했다. 의도하지 않았던 미연의 행동은 은하를 죽음으로 내몰았고, 우연이지만 필연적이었던 지숙을 복수 대체자로 내세운다.
집안의 거대한 빚에 눌려 어쩔 수 없이 석훈의 마리오네트가 되어버렸던 지숙은 그의 행동을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잔인한 사채업자나 다름없는 이 한심한 자의 편에 서서 복수극에 동참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가면을 쓴 채 오직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꼭두각시 노릇을 했지만, 민우를 사랑하게 되며 모든 것은 뒤집히기 시작했다.
민우를 살리기 위해 지숙은 스스로 은하가 되어 이 상황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석훈과 은하가 이 음모에 가담하며 무슨 생각을 했을지 고민하며 반격을 시작했다. 철저하게 최 회장 가족을 붕괴시키고 SJ의 모든 것을 가지려는 탐욕에 찌든 석훈에게 지숙은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민우를 죽이려는 장소에서 자신이 가진 SJ 지분 50%를 사회에 환원한다고 한 지숙은 기자 인터뷰를 하는 장소에 등장한 석훈도 기부를 할 수 있게 유도하는 지숙은 이런 방식으로 새로운 사회를 만들자고 제안할 정도다. 하지만 석훈이 원하는 것은 지숙이 행하는 방식의 배려가 아니다. 석훈이 원하는 것은 복수를 통해 자신이 모든 것을 쥔 독재자가 되는 것일 뿐이다.
자신이 피해자이니 상대를 무참히 짓밟고 올라가는 것 역시 당연하다는 논리를 가진 그에게 도덕심이나 사회성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증오하는 대상보다 더 증오스러운 존재가 되는 것이 복수의 목적이 된 석훈에게는 그 무엇도 존재할 수 없다.
사냥을 나선 그들은 예고된 위기의 시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전히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는 민우와 모든 것을 알면서도 어쩔 줄 몰라 하는 미연. 그리고 모든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복수를 막는 지숙을 검찰의 힘으로 막아버린 석훈. 그렇게 민우는 위기 속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민우의 죽음이 눈앞에 다가선 순간 언제나처럼 지숙은 그 자리에 함께 했다. 검찰에 잡혀 있는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해 그곳을 탈출한 지숙은 민우가 있는 산으로 단숨에 달려갔고, 경찰까지 도착한 현실 속에서 사주를 받은 사냥꾼은 도망치고 그 역할을 석훈이 대신한다. 하지만 지숙에 의해 목숨을 구한 민우. 이 모든 상황을 목격한 미연. 알면서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침묵을 선택한 미연의 행동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접어들게 만든다.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난 민우와 지숙은 이혼을 하기 위해 법원으로 향한다. 하지만 숙려기간 동안 자신들이 얼마나 서로를 사랑하고 있는지 알게 된 그들은 서은하가 아닌 변지숙으로 그녀를 사랑한다는 민우의 고백과 키스로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된다.
서은하의 가면을 벗은 변지숙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 민우. 민우의 이런 선택은 결국 지숙과 함께 힘을 합쳐 석훈의 야욕을 막는 일을 하게 된다는 의미다. 드라마의 흐름상 이 키스는 흥미로운 순간이 될 수밖에 없다. 이미 예고된 여정을 힘들게 끌어왔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점이 아쉽다. 사냥터에서의 총격전도 너무나 쉽게 넘기고, 최 회장의 협박 사건 역시 아무렇지도 않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은 어설프다.
최 회장 정도라면 모든 사람들을 감시하는 것이 당연하다. 더욱 누구도 믿지 못하는 캐릭터라면 거대한 자본의 힘으로 감시하는 일은 자연스럽게 나오는 행태이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 회장이 속절없이 석훈에게 당하기만 하는 상황은 황당하기만 하다. 물론 최 회장의 눈빛에서 석훈에 대한 의심이 강하고, 이런 상황은 결국 최 회장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이유로 다가올 수도 있다.
<가면>은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과정에는 흥미로운 요소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며 감칠맛을 내줘야 한다. 이 드라마에는 그런 과정들이 밍밍하다. 드라마에 보다 집중하며 흥미를 잃지 않고 극에 빠져들어야 하는데 작가는 결론을 내고 그 과정을 서둘러 정리하려는 조바심으로 시청자들을 허탈하게만 한다. 과정이 어설픈 상황에서 결론만 이끌려는 모습은 당연하게도 씁쓸하기만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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