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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가면 8회-주지훈 수애 비밀, 금어초 만년필과 희망분식 사이 합리적 망상

by 자이미 2015.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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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비밀은 존재할 수 없다. 비밀은 감추려고 할수록 그 정체를 드러내기 쉬워진다는 점에서 은하가 된 지숙의 정체는 점점 위기를 자초하기 시작했다. 금어초가 그려진 만년필과 지숙의 가족이 사는 희망분식을 바라보는 민우의 시선은 결국 석훈을 향하게 한다.

 

지숙과 은하 사이;

금어초가 그려진 만년필과 석훈 사무실의 그림, 비밀에 담긴 합리적 망상은 시작되었다

 

 

 

 

짜릿한 키스 뒤 어색함. 그리고 이어지는 고백의 시간 갑작스럽게 뛰어든 석훈은 보모가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며 지숙을 데리고 나선다. 지숙의 어머니가 아니라 민우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려는 지숙을 막기 위함이었다. 지숙이 정체를 밝히는 순간 자신의 계획은 모두 망가질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힘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나라를 9살 어린 나이에 처음 깨달은 석훈은 죽음의 순간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겨난다는 그는 지숙에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석훈의 이런 마음속에는 질투가 존재했다. 자신의 앞에 있는 여자는 은하가 아닌 지숙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석훈은 이미 빠져들고 있었다.

 

지숙이 민우에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려는 상황을 막기 위한 수단을 넘어 둘의 키스를 보며 느끼는 그 감정은 결국 석훈의 몰락을 이끄는 이유가 될 수밖에 없다. 냉철하게 오직 자신의 목표만을 위해 달리던 그의 발목을 잡는 것은 결국 '사랑'이라는 단어라는 사실은 아이러니로 다가올 것이다.

 

지숙의 위기는 가면을 쓰고 타인의 삶을 선택하는 순간부터 이어졌다. 그리고 그런 위기 상황은 시간이 지난다고 달라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여전히 가족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가득한 그녀는 자신의 삶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수가 없다. 완벽한 이중생활을 석훈과 같은 마음으로 했다면 <가면>의 이야기는 완벽하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철저하게 계산된 방식으로 이어지는 지숙의 행동을 그 누구도 눈치 챌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숙을 은하로 만들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그녀가 가지고 있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다. 그 지독한 사랑만 없었다면 지숙은 은하로 그동안 꿈꾸지도 못했던 화려한 삶을 살아갈 수 있었지만, 그녀는 그런 삶을 포기하고 오직 가족에 대한 걱정만 할 뿐이다. 그게 곧 수많은 위기의 이유가 되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흥미롭다.

 

 

반어법으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민우에게 지숙은 특별한 존재다. 자신도 알 수 없지만 어느 순간 가슴 속에 들어온 그녀는 주체할 수 없는 사랑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그저 비즈니스 파트너로 결혼식까지 올린 지숙을 민우가 이렇게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어머니를 만나러 간 날 거친 물살에 휩쓸려가려는 지숙을 구하며 민우는 더욱 큰 의미를 부여했을 것이다. 어린 민우는 자신을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든 어머니를 구할 수 없었다. 자신을 구하느라 죽음을 선택한 어머니. 그 어머니로 인해 지독한 트라우마에 걸린 그는 강박증까지 앓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 민우가 공포심을 이겨내고 지숙을 구했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가 된다.

 

어려서 구할 수 없었던 어머니에 대한 보상을 지숙을 통해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한 지숙. 그런 지숙이 다른 것도 아닌 물에 휩쓸려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를 이겨내고 구했다는 것은 민우 스스로에게도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아슬아슬한 남편 석훈을 바라보기만 하는 미연은 불쌍한 여자다. 오직 하나의 사랑만 바라보고 있지만 그 사랑은 온전히 미연을 향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연을 이용하기만 하는 석훈에게 그녀는 그저 보험용 도구일 뿐이다.

 

 

석훈에게 사랑은 사치다. 오직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는 것만이 전부다. 그는 우연이지만 필연적으로 기회를 잡았다. 자신이 사랑했던 연인 은하가 죽은 후 이를 대체할 지숙을 찾으며 그는 거대한 계획을 만들어 진행하기 시작했다. 모든 패를 쥐고 흔들 수 있는 지숙이라는 존재는 SJ 그룹을 차지할 수 있는 완벽함이었다.

 

SJ 그룹을 차지하기 위한 꽃놀이 패인 지숙을 위해 석훈은 많은 방법들을 동원해야만 했다. 때로는 모든 패를 버리기 위해 살해를 지시하기도 했다. 지숙이 자신의 뜻대로 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죽여 버리는 것이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석훈은 그런 존재였다. 차가웠던 석훈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이었다. 지숙이 은하가 아니라는 것은 석훈이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음에도 민우와 키스를 하는 지숙을 보면서 석훈은 흔들렸다.

 

지숙의 정체를 아는 인물이 등장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에서 툭 튀어나온 김정태는 석훈의 아킬레스건이었다. 검사시절부터 자신의 약점을 쥐기 시작했던 정태는 귀찮은 존재였다. 과거의 약점을 가지고 현재까지 자신을 위협하는 정태는 눈엣가시였다. 그런 그가 지숙을 알고 있다고 나서는 순간 석훈은 생각했다. 그를 제거할 가장 중요한 순간이 찾아왔다는 것을 그는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지숙과 동창이었던 정태는 그녀를 잘 알고 있었다. 누구보다 그녀에 관심이 많았던 정태는 그녀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을 내치던 민우에게 복수를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지숙이라는 것을 정태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석훈과 정태가 가까운 존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둘 모두 욕망에 사로잡힌 존재들이었고, 그들은 그렇게 서로가 원하는 것들을 주고받아왔다.

 

 

정태가 미처 깨닫기 못한 것은 석훈이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었다. 비록 정태가 나쁜 존재이기는 하지만 석훈처럼 타인의 목숨까지 빼앗아가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석훈의 생각은 달랐다. 자신이 준비한 계획을 모두 알아차린 정태를 살려둘 수는 없었다. 그렇게 그는 다시 잔인한 방법을 택했다.

 

석훈이 정말 악랄한 이유는 지숙의 정체를 알고 있는 두 남자를 모두 한꺼번에 제거하겠다는 생각이다. 정태를 자신이 죽이고 현장에 지숙의 친동생인 지혁을 보내 살인누명을 쓰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지숙을 알고 있는 두 남자를 모두 제거하려는 석훈은 진정한 악마 그 자체였다.

 

"비범한 사람은 세상을 바꾼다. 비범한 사람은 선과 악을 초월한다. 난 비범한 사람이다"

 

소설 '죄와 벌' 속에 등장하는 내용을 언급하는 석훈은 스스로 신이 되었다고 선언한다. 자신의 약점을 쥐고 있는 정태를 죽이면서 스스로 신이 되었다고 선언하는 석훈에게는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자신의 목표를 채워낼 수 있으면 그만이었다.

 

 

미연이 민우에게 석훈과 은하가 평범한 관계는 아니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그런 관계를 풀어낼 수 있는 석훈의 만년필을 건넨 미연. 이 만년필에 새겨진 꽃을 보며 비밀을 풀어내려는 민우는 조금씩 지숙과 은하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은하의 가면을 쓴 지숙의 노트에 적힌 비서인 오창수를 통해 지숙의 가족이 운영하는 '희망분식'을 찾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파티 장에 급습했던 남자인 지혁을 보게 된다.

 

지혁을 그저 과거 좋아했던 남자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는 민우는 지숙의 실체를 알 수 있는 '희망분식'이 아닌 은하의 비밀에 보다 깊게 들어가기 시작한다. 한 번도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지숙이라 생각하지 않은 민우에게는 당연한 이유였다. 만년필에 새겨진 꽃은 은하가 그린 그림 중 하나인 금어초가 있는 정원의 꽃이었다. 그리고 그 그림이 석훈의 사무실에 걸려있는 것을 본 민우는 확신했다.

 

석훈의 과거 기록들을 보던 민우는 그곳에서 은하와 석훈이 함께 한 사진을 확인한다. 그리고 민우는 확신할 수밖에 없었다 석훈과 은하가 과거 연인 사이였음. 합리적 망상은 망상이 아닐까? 아니면 더욱 집요하고 복잡한 망상일까? 그 망상은 결국 망상이라는 가설조차 세울 수 없었던 지숙이라는 존재가 없는 민우에게는 다른 방향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어설픈 상황에서 불안만 가중시키는 지숙. 그 불안은 결과적으로 시청자들도 불안하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가 시청자들을 이끄는 존재로 다가올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은 바로 그녀의 동생인 지혁이 석훈에 의해 위기에 빠진 것을 확인하는 순간부터다. 석훈을 좋아하지도 그의 선택을 반기지도 않았던 지숙은 동생이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을 보고 분노하고 복수를 다짐할 수밖에는 없다.

 

실체를 드러낸 비밀. 그 비밀 속에 담긴 또 다른 비밀을 알아내지 못한 민우가 과연 그 비밀 찾기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될지도 궁금하다. 비밀과 비밀 사이 진정한 비밀을 탐구하고 찾아가는 과정은 곧 <가면>이 품고 있는 가치이자 재미일 것이다. 이미 스스로를 신으로 생각하는 석훈의 몰락은 그렇게 시작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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