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진아의 은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자기자랑 대마왕 노민혁은 그녀에게 큰 힘이 되어줍니다. 하지만 이런 관심이 또 다른 문제를 낳았고, 그런 상황에서 노민혁은 자신이 그저 자랑만 하는 존재가 아님을 증명해냈습니다. 새로운 대표가 된 민혁은 은따 나진아를 캐릭터로 개발해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반어법 커플 진아와 혜성의 사랑;
도장 커플 진아와 민혁의 사랑, 본격적인 삼각관계가 시작되었다
김병욱 피디의 시트콤에서 자주 등장하는 젊은 배우들의 삼각관계가 이번에도 열외는 아니었습니다. 이미 시작 전부터 예고되었듯, 여주인공인 하연수를 사이에 두고 고경표와 여진구의 삼각관계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형제 사이의 한 여자라는 지독한 갈등은 이미 예고되었고, 그런 과정을 얼마나 식상하지 않게 잘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고졸이라는 이유로 같은 인턴 사이에서도 은따를 당하고 있는 진아는 회사 생활이 즐거울 수가 없습니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유학까지 다녔던 이들에게 진아는 부끄러운 동료였습니다. 중요 대학을 나오지도 않은 진아가 고졸의 학력으로 자신들과 같은 인턴으로 다닌다는 것이 싫었습니다. 이런 동료들의 얄미운 행동들은 진아를 위기에 몰아넣고 말았습니다.
극단적으로 섬세하고 감수성이 뛰어난 노수동은 후배의 부탁으로 인터뷰 하나를 하고 고민이 커집니다. 떡값과 관련한 시사 프로그램 인터뷰를 하고나서 부인의 한 마디에 밤잠도 자지 못하고 안절부절 하기만 합니다. 소심하고 실없어 보인다는 부인의 말에 다시 모자이크만 집요하게 요구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모자이크를 위해 고발 프로그램의 모자이크 모양들을 검색하고 정리하는 노수동은 극단적인 감수성을 가진 존재임이 분명합니다.
고발 프로그램 피디의 편집실까지 찾아가 자신의 얼굴 모자이크를 요구하는 노수동은 집요하기만 했습니다. 자신의 얼굴만이 아니라 옷도 문제이고 배경도 자신의 집 근처라는 점에서 모자이크를 해달라고 강요하는 노수동의 요구는 목소리 톤이 남자와 같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며, 여성 목소리로 바꿔달라는 요구까지 합니다. 결국 방송에 나온 노수동은 그가 누구인지 알 수도 없는 상황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완구업체 노 사장이라는 자막으로 인해 다시 고민에 들어간 노수동은 우선 완구업체 중 노씨 성을 가진 대표를 찾기에 나서고, 그와 함께 다시보기부터 볼 수 없게 해야겠다고 밝히는 노수동은 완벽한 캐릭터 보여주기에 성공했습니다. 시트콤에서 나올 수 있는 전형적인 비현실적인 캐릭터의 극대화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감자별 2013QR3>의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들이 잡혀가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게 다가옵니다.
은따를 당하고 있는 진아는 다시 궁지에 몰리는 사건에 휩싸입니다. 은따를 당하는 진아를 안쓰럽게 생각한 민혁이 그녀에게 힘을 주기 위해 하버드 시절 자신과 관련된 기사를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방으로 부르면서 문제는 시작되었습니다. 면접부터 시작해 유독 진아만 챙긴다고 생각한 같은 인턴들에게 이런 모습들은 불쾌하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더욱 자신들과 다른 고졸 출신에 사장이 그렇게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귀고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장실에서 민혁이 열지 못하는 도장 뚜껑을 던져주자 아무런 망설임 없이 입으로 받는 진아는 지독한 습관이 큰 상황을 만들 뻔 했습니다. 열리지 않는 도장 뚜껑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진아와 그런 그녀를 보며 아무렇지도 않게 영혼 없는 이야기를 던지는 민혁의 관계와 상관없이, 문 뒤에서 우연히 진아의 신음 소리를 들은 인턴들에게는 이상한 상상력을 만들어냈습니다.
사장이 그렇게 진아를 챙긴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확신한 이들로 인해 진아의 고통스러운 인턴 생활은 더욱 노골적인 문제로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화장실에서 자신과 노 대표와의 사이를 곡해하고 놀리는 그들에게 그저 도장 뚜껑을 열어준 것이 전부라는 진아의 이야기는 '도장 뚜껑 커플'이라는 말도 안 되는 결과로 다가올 뿐이었습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라는 노 대표의 지시로 인해 인턴사원들이 디자인에 나선 시간 진아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이들과 달리, 탁월한 그림 솜씨와 함께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이후 진아의 활약상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학력의 문제를 상쇄시키고 다른 이들과 무한경쟁을 할 수 있는 진아의 능력으로 다가온 그림솜씨와 상상력의 힘은 결국 완구업체에서 당당한 미스김의 탄생을 예고했습니다.
자신이 원했던 콩콩이지만 현실적으로 자신의 발목을 잡는 상황에서 힘겹기만 한 진아는 혜성과 함께 서울 야경을 바라보며 힘겨움을 토로하는 것이 하루의 낙입니다. "뭐든 멀리서 보면 예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그렇지 않다"는 진아의 발언 속에는 함축적인 의미들이 많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서울 야경을 바라보며 서울도 여기서 보니 아름답다는 그의 말은 과거 김병욱 피디의 시트콤에서도 등장했던 찰리 채플린의 명언은 "인생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와 동일했습니다.
삶을 관조하는 발언으로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찰리 채플린의 이 명언은 이번 시트콤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여기에 민혁이 자신과의 관계를 의심하는 많은 인턴사원들 앞에서 드라마를 들먹이며, 드라마에서 사장이 왜 여사원과 사랑하는 사이가 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자는 예쁘기라도 하지 나진아는 예쁘지 않다며 자신과 진아의 관계에 명확한 선을 긋는 민혁의 모습에는 반어법을 다가올 뿐입니다.
진아와 혜성은 이미 반어법이 일상이 되어버린 상황입니다. "아니"를 입에 달고 사는 혜성으로 인해 어느새 같은 반어법이 쉬워진 진아는 그렇게 반어법 커플로 조금씩 서로의 감정을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달동네에서 자신의 고민을 이해하고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진아나 혜성 모두는 행복했기 때문입니다.
진아가 놀림을 당하다 찍힌 사진에서 영감을 얻어 '마요네즈 햄버걸'이라는 캐릭터 상품을 만든 노민혁은 탁월한 능력을 선보였습니다. 앞선 아버지와 달리 혁신을 앞세운 노민혁은 자신의 말처럼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그런 시도가 시장에서도 먹히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그의 존재감은 드러났습니다. 그저 자신이 하버드를 나왔음을 자랑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이번 '마요네즈 햄버걸' 캐릭터로 잘 보여주었으니 말입니다.
120회 중 5회라는 점에서 <감자별 2013QR3>은 아직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모두 보여주기에도 부족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초반 어떻게 캐릭터들을 구축하고 이런 캐릭터들의 관계를 형성하느냐가 이후 이야기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김병욱 피디는 현명하게 잘 해내고 있다는 보입니다. 초반부터 시작된 진아를 사이에 둔 두 남자의 사랑이 이렇게 시작된다면 슬픈 결말이 다시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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